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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워터릴리 Jun 21. 2024

교사들이 입을 모아 칭찬하는 아이들의 공통점

교심덕 | 교육심리덕후 교사


괜찮은 학생은 모두 비슷한 이유로 칭찬받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저마다의 이유로 학교 생활에 어려움을 겪는다.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리나 속 첫 문장 "행복한 가정은 모두 비슷한 이유로 행복하지만 불행한 가정은 저마다의 이유로 불행하다."를 교육 버전으로 살짝 바꿔봤다. 10년 차 교사로 일하다 보니 이렇게 뜬금없는 부분이 교실 상황과 연결되는 경험을 자주 하곤 한다. 학부모가 모여서 학생, 교사 이야기를 하고, 학생이 모여서 교사 이야기를 하듯, 교사도 모이면 학생 이야기를 주로 하게 된다. 고마운 아이들 칭찬하기도 하고 어떤 아이는 대하기가 너무 힘든데 다른 선생님들은 어떻게 교육하고 있나 선배, 동료 할 것 없이 물어본다. 그 와중에 담임교사, 전담교사, 전담임교사 할 것 없이 입을 모아 칭찬하는 아이들이 몇몇 있는데, 공통적인 특징이 있다. 





  첫째, 긍정적이다. 모든 사람은 부정적인 말과 행동을 계속하는 사람보다는 긍정적인 에너지를 내뿜는 사람과 본능적으로 가까워지고 싶어 한다. 교실 안에는 약 20여 명의 학생들이 모여 있고, 크고 작은 트러블들이 생긴다. 모둠별 게임을 할 때 모둠 친구가 손이 느려서 점수를 낮게 얻을 수도 있고, 모둠별 의사결정할 때 뜻이 안 맞아 한참을 이러쿵저러쿵 시끄러워지기도 한다. 내 의견대로 되는 게 없다고 느끼기도 한다. 짜증을 내거나 대충 해버릴 수 있다. 하지만 긍정적인 아이들은 긍정적인 면을 찾아내고 심지어 해결방법을 생각해 내는 선택을 한다. "이번에는 공을 살짝 쳐볼까?" 혹은 "오 이번에 너 잘했다." 이런 아이들이 많을수록 학급 분위기는 긍정적으로 변하고, 더 다양하고 재밌는 짝, 모둠 활동을 제대로 할 수 있다. 



  둘째, 핑계 대지 않고 설명한다. 이 아이들은 자신의 행동에 대해 책임을 지고, 실수도 인정하는 용기가 있다. 숙제를 깜빡했을 때 "다른 숙제가 너무 많았어요"라고 말하지 않고 "숙제 못했어요. 쉬는 시간에 해 올게요"라고 솔직하게 말하고 묻지 않아도 대안까지 제시한다. 친구와의 갈등으로 개별 상담을 하게 되는 경우 "얘가 먼저~"라고 말하지 않고 사건의 전후 사정을 분명하게 설명한다. 이런 아이들의 책임감 있는 태도는 교사에게 신뢰감을 주고, 학생 스스로도 부족한 점을 고치며 성장하는 데 결정적이다. 



  마지막, 모든 일에 적극적이다. 모든 일 혹은 새로운 일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강의식 수업에서는 적극적으로 질문하고 발표하는 방식으로 참여한다. 아이들이 하는 질문은 다른 친구들에게도 "오 저런 질문도 할 수 있네"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군"하며 새로운 깨달음을 주고 전체적인 학습 분위기에 활력을 준다. 처음 하는 활동에도 실수할까 봐 두려워하기보다는 먼저 시도하고 도전하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친구들에게 긍정적인 영향력을 미친다. 그 과정에서 자신의 부족한 점을 빠르게 알아챌 수 있고, 이를 먼저 교정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 많은 아이들은 실수를 들키고 싶지 않아, 실력이 드러나는 순간을 회피하려고들 한다. 그렇게 되면 교사와의 상호작용도 적어지고 무엇보다 스스로의 개선 기회를 놓치게 된다. 




  


  매년 기억에 남는, 고마웠던 아이들은 모두 이런 특징을 가지고 있었다. 이러한 특성을 가진 아이들은 교사들 사이에서 칭찬을 들을 뿐 아니라, 친구들 사이에서도 좋은 평판을 얻게 된다. 나의 자녀도 이런 모습으로 자라면 정말 좋겠다는 생각을 절로 하게 된다. 당장의 학업 성취도나 교우 관계가 엄청 훌륭하지 않더라도 언젠가는 빛을 발하리라는 묘한 믿음을 갖게 하는 이 아이들의 매력이 있다. 물론 이 정도면 너무 우수해서... 모든 학생들이 이럴 거라고 기대하면 안 되기에 이 아이들을 기준 삼아 다른 아이들을 대하면 또 안된다.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더더 많은 아이들이 이런 모습으로 나아가기를 기대하며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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