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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밤새 Mar 17. 2024

놀송 - 놀러 가고 싶다 곡 작업 후기

언젠가 귀촌을 꿈꾸고 있고, 음악적인 성공도 포기를 못하고 있다. 그런데 현실은 입에 풀칠할 정도의 월급과 도시 생활. 아내와 여행을 다니다 보면 허파에 바람이 더 들어가 마음이 심란해진다. 60살까지 얼마 남지도 않아서, 평생 남 눈치에 쥐꼬리 월급에 얽매여 살까 싶어 마음이 초조하고 불안해진다.


봄이라 열심히 휴양림과 놀러 갈 곳을 검색하고 있으니 아내가 "놀러 갈 생각 밖에 안 하냐"라고 해서 만든 곡이다. 언제나 생활 속의 영감은 아내가 많이 준다. 1분 9초짜리 노래이지만 이 정도 곡도 만들려면 꽤 공이 많이 든다. 드럼 소리의 질감도 곡의 장르에 따라 다 달라서 잘 골라야 하고, 노래를 잘 하진 못하지만 내가 생각했던 그 느낌을 내기 위해서 보컬 녹음도 수차례 해야 한다. 가상악기와 샘플을 쓰더라도 모든 부분을 자동으로 할 순 없기 때문에 또 건반으로 연주도 해야 한다. 이런 연주를 해 보면 작곡가는 역시 악기와 친해야 한다.


얼마 전 출간한 전자책과 브런치에 발행하는 글도 마찬가지지만 콘텐츠를 완성해서 세상에 내놓고 나면 항상 약간의 무기력과 우울과 공허함에 시달린다. 고생한 과정에 비해서 세상의 반응은 대체로 너무나 조용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이 짓을 안 하자니 딱히 하고 싶은 것도 없고, 돈을 많이 벌고 싶은 그런 욕심도 없기 때문에 누구를 탓할 수도 없다. 그저 천운이 따라서 언제고 한 번 뜨기를 바랄 뿐이다. 


라이더를 할 때, 정신없이 뛰어 다녀 하루에 제법 많은 돈을 번 날이 여러 번 있었지만, 기쁘거나 그런 감정이 별로 없었다. 어머님과 아내가 없다면 지금이라도 당장 산속에서 자연인 생활을 해도 이상하지 않을 나란 사람이다. 나에겐 느낌과 체험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작년과 달라진 점은 만드는 곡이 허접하든 짧든 계속 완성해서 유튜브 등에 공개하겠다는 계획을 세운 것이고, 작업이 끝나면 곡 작업하면서 알게 된 새로운 정보와 스킬 등을 반드시 비공개 블로그에 기록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렇게 기록하지 않으면 체감적으로 실력이 늘지 않더라. 이 기록들도 어느 정도 자신감이 붙고, 체계가 잡히면 공개해도 될 것 같다.


이번 작업에서는 메인 반주로 사용할 수 있는(리듬 패턴이 있는) 가상악기를 많이 확보하고 사용법을 익혀야겠다, 드럼 필인 패턴을 많이 알수록 유리하다, 디스코와 빠른 템포의 트롯에서 오픈 하이햇을 즐겨 사용한다, 곡의 장르에 따라 드럼 소리의 질감은 매우 다르며 중요하다, 근음과 5음을 주로 찍는 단순한 베이스 연주에서 벗어나 샘플과 직접 연주를 통해 그루브 있는 베이스 연주가 얼마든지 가능하다... 등등을 알고 느꼈다.


포트폴리오가 거의 없지만 '크몽'에 프리랜서로 등록해서 곡 작업 의뢰를 받아보는 계획도 조만간 실천해 볼 것이다. 포트폴리오가 없는 나에게 누가 의뢰를 할까마는 장사도 해 보면 인지도 없는 식당에도 꼭 들어가는 사람들이 있다. 인적이 뜸한 노상에 앉아 나물을 팔아도 사 가는 사람이 있다. 경험은 모두 소중하고, 피와 살이 된다니 또 경험해 보는 거지 뭐.


전체는 아직 버겁고 부분적으로나마 가요 명곡들도 앞으로 조금씩 카피해 봐야겠다. 영화 <미션 임파서블> 메인 테마에 아리랑 같은 국악을 접목해 봐도 재밌을 것 같다. 돈 안 되는 것만 열심히 해서 죄송합니다. 아내여, 해뜰날이 있겠죠. 기다려 봅시다!


ps: 뮤직비디오를 AI와 CANVA를 이용해 다시 만들어 보았다.


https://youtu.be/-A418HA0rLE?si=yR_x8emFHyBFWY6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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