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의 난 스스로 변화에 민감하고 신기술에 열광하는 그런 사람이라 생각했다. 그렇게 사는 것이 일종의 공대생의 의무라 생각했고 자부심이었다. 하지만 새로운 세상은 생각보다 더 빠르게 우리한테 다가온다. 어느새 지금의 10대들의 생각보단 우리 부모님 세대의 생각과 생활방식이 더 편하고 익숙한 30대가 되어버렸다.
며칠전에 처음 그 실체를 알게 된 “틱톡”이란 매체는 개인적으로 엄청난 문화충격이었다. 예전에도 이름은 들어 알고 있었다. 다만 중국에서 만든 어플이라는 것, 가수들이 본인들 신곡의 특징적인 동작을 영상으로 찍어 올리고, 사람들이 이를 따라하는 영상을 찍어 올리는 일종의 “댄스챌린지” 를 위해 이용된다는 것 정도만 알았다.
앱을 깔고 보니 이건 단순히 동영상을 찍는 앱이 아니었다. 처음 받은 느낌은 여긴 “놀이터” 구나 하는 것이었다. 전세계적으로 10억 여명의 사람들이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진 이 서비스는 사람들이 최장 3분의 동영상을 올린다. 보통 말은 하지 않고 다소 오글거리는 댄스나 밈 영상 등을 올리는데 유튜브 동영상보다도 시선을 사로잡고 계속 보고 싶게 하는 매력이 분명 있다. 특정 챌린지가 해시태그로 달리면 이에 다 같이 참여하는것도 인상적이었다.
이용자들은 10대들이 압도적으로 많다. 무엇이 10대들을 이 서비스의 열광하게 만들었을까. 그 어느때보다도 본인을 표현하고자 하는 욕구 또는 관종력의 발로일까. 또는 그냥 재밌어서 일까. (10대가 아니어도 분명한건 재미요소가 많다. #마이야히 #아리가또냥 등의 해시태그가 달린 영상을 추천한다. 웃음이 지어지는 것을 피하기 어렵다.) 아마 이곳은 10대들이 본인만의 방식으로 표현하고 소통하는 창구일 것이라 생각한다. 방식과, 주로 참여하는 사람들의 나이대가 다소 다르지만 최근에 나온 클럽하우스도 비슷하다. 이 또한 사람들이 “대화”로서 소통하고, 얼굴을 보지 않은 상태에서 보다 쉽게 대중 앞에서 본인을 나타내고자 하는 욕구를 자극했다고 본다.
신문물의 파도 앞에 서 있다 보면 나보다 이 흐름을 어떻게든 따라가고 이해하고자 했던 윗대에 대한 존경심이 자란다. 몇 십년동안 이러한 변화를 겪으며, “구시대적”, “올드하다” 또는 “꼰대”라는 타이틀이 달린채 꿋꿋이 살아가는 모습이 낯설지 않다. 머잖은 나의 미래일 것이다. 하지만 신문물들이 꼭 세대간의 격차를 만들지만은 않는다. 많은 어른들이 영상통화로 사랑하는 가족들의 얼굴을 맘껏 보게 되었다. 유튜브에서도 연배 있는 분들을 심심찮게 볼수 있다. 유튜브 라방을 킨 태극기부대를 상상이나 할수 있었는가. 서울구치소에서 출퇴근하며 이분들 방송하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재밌다.
이렇듯 우리는 세대간 갈등을 말하지만, 세대간 교류도 생각보다 멀지 않은 곳에 있는 것 아닐까. 틱톡을 보며 느꼈던 감정은 앞으로도 계속 찾아올 것이다. 열린 마음을 장착해본다. 적응하기 어려울수도 적응 못할수도 있다. 자라나는 세대여 조금만 너그럽게 봐주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