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각양각색의 다양한 직종과 직무, 뚜렷한 취향을 가진 사람들을 만난다.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나 역시 나만의 취향이 무엇인지 고민하는 시간을 갖게 되었다.
오랫동안 나는 "무취향"이라는 방식을 선택해 살아왔다.
‘무취향’이라고 해서 취향이 없는 것은 아니다. 나에게도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이 있지만, 그 취향을 고집하거나 집착하지 않을 뿐이다. 관계에서 나는 내 취향을 주장하기보다는 상대의 취향을 존중하며 배려하려 한다.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는 수많은 취향과 생각이 모인 공동체이기 때문이다. 지나친 자기 주장보다는 유연함 속에서 진정한 연결이 생긴다고 믿는다.
나는 어떤 모임에서도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며 쉽게 스며든다. 고유한 색을 강하게 내세우지 않기 때문에 여러 색깔의 대화나 상황에서도 조화롭게 적응할 수 있다. 고집하지 않으면서 생기는 여유로 인해 다른 사람을 깊이 이해할 기회도 얻는다. 이는 다양한 사람들의 취향을 존중하면서 나만의 관점을 확장해 나가는 데 큰 도움이 된다.
타인의 의견을 존중하고 그에 맞추는 태도는 나 자신보다 다른 사람에게 더욱 주목하게 만든다. 나의 취향을 내세우지 않으면서 상대방의 선호도와 의도를 존중하는 자세가 자연스럽게 드러난다. 관계에서 중요한 것은 누구의 취향이 더 옳은가를 겨루는 것이 아니기에, 무취향의 자세는 나와 상대방 모두에게 부담을 덜어주고 서로의 다름을 그대로 받아들이며 이어가는 ‘유연한 다리’ 역할을 해준다.
무취향은 사회 속에서 나 자신을 지키면서도 조화롭게 살아가기 위한 나만의 방식이다. 현대 사회에서는 자기주장이 강한 사람이 주목받기 쉽지만, 모든 사람의 의견이 존중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는 결국 나와 같은 무취향의 사람들이 필요하다.
취향은 중요하지만, 그 취향을 고집하지 않음으로써 오히려 더 넓고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다. 무취향의 삶은 단순히 무색무취의 태도를 넘어, 타인과 함께 살아가는 방식이자 마음의 여유를 나타낸다. 내 안의 취향을 숨기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바탕으로 더 넓은 관계와 다양한 경험을 쌓아가는 삶을 선택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