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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통이 Aug 09. 2022

임신일기 #9_작고 귀여웠던 태동이 육중해졌다

빠르면 16주에도 태동을 느낀다는데… 나는 언제쯤 달이의 움직임을 직접 느낄 수 있을까 슬슬 조급해지던 17주 6일차. 잠자리에 들었다가 아이스크림이 먹고 싶어서 과하게 먹었더니 당이 폭발했는지 말똥말똥 다시 잠을 청했지만 잠들기 힘들었다.


새벽 두시 반, 어차피 잠도 안 오는데 책이나 읽자 싶어서 쇼파에 눕듯이 미끄러져 앉아 책을 보는데 아랫배 가운데에서 생전 처음 느껴보는 움직임이 느껴졌다. 그동안 배가 꾸룩꾸룩 하는 것과는 다른 종류의 움직임이었다.


“4월 20일 17주 6일차 새벽 3시, 첫 태동을 느끼다.”


라고 일기장에 적어 두었다.


아가가 자랄수록 태동이 나중에는 아프다고 까지 하는데 처음엔 신기하기만 했다. 이틀 전 저녁을 먹고 앉았는데 갑자기 배가 쥐어짜듯 잠시동안 아팠다. 이것도 태동이었던 걸까, 아니면 (어디선가 들어본) 자궁수축 배뭉침의 일종이었을까. 맘카페와 임신관련 글들을 읽으며 어렴풋이 주워들은 용어들을 이건가 저건가 끼워 맞추고 있다. 몸에서 느껴지는 통증, 움직임을 세세하게 묘사해도 사람마다 또 실제 느끼는 게 달라서 읽어도 잘 모르겠다.


33주 5일차인 지금은 달이가 많이 커서 잠을 자다가도 태동에 깨곤 한다. 어떨때는 배 전체가 밖에서 봐도 꿀렁하며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육중한 움직임을 선보일 때도 있다!


한 달 전 만났던 네살 아이를 키우고 있는 동생이 둘째가 생긴다면 임신기간 중 생명을 품고있던 그 느낌이 가장 그리울 것 같다고 했다. 새 생명을 품는 느낌, 그 생명이 살아 움직이는 느낌이 바로 이런것일까 싶다.


 많은 그림은 인스타그램 통이토리 @tongitori​​ 에서   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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