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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성운 Sep 15. 2021

돈 버는 가게 사장은 입구부터 신경 쓴다

손님을 끌어당기는 가게와 밀어내는 가게의 결정적 차이


지난 주말 아내와 삼청동에서 데이트를 했다. 홍합밥 정식을 맛있게 먹고 근처 옷 가게를 몇 번 들락거렸더니 고소한 커피가 한잔 땡겼다. 마침 눈앞에 새로 오픈한듯한 카페가 보여 발길을 옮겼다.


삼청동에 어울리게 건물 분위기도 고즈넉하고 입구에는 화초들도 가지런히 놓여있어 잘 왔다 싶었다. 하지만 우리 부부는 신발 밑창이 채 매장 바닥에 닿기도 전에 그곳을 빠져나왔다. 왜 그랬을까?


문제는 실내에 들어서자마자 보인 테이블이었다. 오픈을 자축이라도 하는 듯 테이블 위에는 갈색 페트병의 카스 맥주가 두어 병 놓여있었고 오징어, 땅콩 따위의 안주가 널브러져 있었다.


사장으로 보이는 분은 들어서자마자 발길을 돌리는 우리를 보며 이렇게 외쳤다.


"손님~ 2층에도 자리 있어요."


비어있는 테이블을 못 찾아 매장을 나가는 줄 알았나 보다.


프린스턴 대학교의 심리학과 제닌 윌리스(Janine Willis)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인간은 0.1만에 첫인상에 관한 판단을 내린다고 한다. 첫인상은 찰나의 순간에 뇌리에 박히며 현재를 넘어 미래의 말과 행동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0.1초 만에 이미 상대방 혹은 장소 등에 대한 매력과 신뢰도가 결정된다니 가혹하긴 하지만, 반대로 따져보면 첫인상만 잘 심어놔도 일이 훨씬 수월하게 풀릴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성공적인 매장을 운영하려면 입구에서부터 고객에게 신뢰를 줘야 할 것이다. 사장이 맥주를 마신 것 자체가 잘못이 아니라 입구 근처의 눈에 띄는 곳에서 술판을 벌인 것이 판단 미스였다는 것이다. (호가든 병과 나초가 있었으면 달랐을까?)


어떻게 첫 순간에 고객을 사로잡을 것인가? 글이든 영상이든, 사람이든 장소든 고객과 처음 만나는 진실의 순간(Moment of Truth)에 어떤 기억을 남길 것인지가 이후의 승패를 판가름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박성운


뭐하는 분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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