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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부대는 지역 사회와 원만한 관계를 유지해야 합니다.
관계가 좋지 않아 군을 향한 시민의 신뢰도가 낮다면
지역 방위라는 군(軍)의 목표를 위한
작전 수행에도 어려움이 따르며,
평소에도 다양한 민원을 빈번하게 마주하게 되어
업무 추진에 추가적인 부담이 생기게 됩니다.
지역 사회와 원만한 관계를 조성하기 위해
군(軍)에서도 호국정신과 관련된 공모전을 개최합니다.
제가 담당했던 호국문예행사는
안보 의식 함양과 지역 사회와의 상생을 목적으로
지역 초등학생에게 군(軍) 관련 포스터나 산문을 받는
공모전 형식의 사업이었습니다.
예전에는 마치 백일장처럼 참가 인원들을 초청,
부대의 모습이나 장비를 보여주는 행사와 연계하여
큰 규모의 행사로 진행하기도 했습니다만,
최근에는 코로나 19로 인한 상황을 고려하여
대부분 비대면 공모전으로 진행하는 추세입니다.
그렇다면 공모전 기획을 준비하는 사람으로서
고민해야 할 사항에는 무엇이 있었을까요?
공모전을 기획할 때 가장 먼저 생각했던 건
참가대상이었습니다.
지역 학생을 대상으로 한 공모전이라면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할 것인지, 중학생도 포함할 것인지,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다면
저학년과 고학년의 구분을 둘 것인지,
양양군 학생만 대상으로 할 것인지,
인접한 속초시 학생들도 포함할 것인지 등
참가대상을 설정하는 과정에서도
많은 고민이 나올 수 있습니다.
참가대상을 고민하다 보면
당연히 공모분야를 같이 고민하게 됩니다.
포스터와 산문으로 구분하여 받을지,
산문 대신 운문(시)을 받을지,
포스터 이외에도 웹툰, 카드뉴스 등
다양한 분야를 전부 포함할지,
참가대상에게 적합한 공모분야가
무엇인지 고민하게 됩니다.
실제로 참가 대상은 양양 지역 초등학생으로 한정하였고,
20년에는 포스터와 운문(시)으로 공모분야를 정했습니다.
21년에는 포스터와 산문(시 포함) 뿐만 아니라
그리고 웹툰, 카드뉴스 등의 분야도
공모범위를 넓혀 포함하였습니다.
공모범위, 함께 고민해보셨나요?
어떤 공모범위가 더 적합하다고 생각하셨나요?
호국문예행사 공모분야 분류 (20년-21년)
실제 공모작 현황을 살펴보면
어렴풋이 해답을 알 수 있습니다.
20년 공모작 수 중 운문(시)은 12작품 정도 제출되었으나,
21년에는 운문(시)은 10작품 정도,
산문이나 카드뉴스 등에는 공모작이 없었습니다.
21년 전체 공모작 수가 20년의 2배임을 감안했을 때
현저히 낮은 산문, 카드뉴스 공모작 수치는
충분히 유의미한 수치입니다.
초등학생이라는 참가 대상을 고려했을 때
가장 쉽게 참여할 수 있는 포스터를 제외한
나머지 공모작은 실질적으로 공모되는 수도 적고
제출되는 작품들의 수준도 평가하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이처럼 참가대상에 맞는 공모분야의 선정은
공모전의 성패를 좌우할 만큼 중요합니다.
공모전하면 당연히 포상도 준비해야 하는데요,
상금의 총량은 이미 예산으로 결정되어 있으니
추가적으로 마련할 수 있는 건 상장입니다.
부대 자체적으로 줄 수 있는 상장도 좋지만
외부 유관기관 상장의 포함은
지역 기관과 함께 한다는 공모전의
목적에 더욱 부합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두 차례의 행사 모두
지역 교육지원청과의 협업을 추진했습니다.
덕분에 2020년에는 교육지원청장 상장도 수여할 수 있었고
공모전 심사 장소도 교육지원청 협조를 받아 진행했습니다.
유관기관과 소통하며 연결고리를 형성한다는 점에서
군(軍)에서 진행하는 문예행사의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납니다.
교육지원청같은 공공기관 및 정부기관과 협조할 때에는
생각보다 더 세심하게 확인해야 할 사항이 많은데요,
2021년도의 경우 선거기간과 공모전 기간이 맞물려
사전에 협조하였던 상장 제공이 어렵게 된 바 있습니다.
단순 상장 제공은 가능하나, 상금과 함께 수여된다는 점이
선거관리위원회측에서 문제의 소지가 될 수 있다 하여
21년도 행사에서는 교육지원청장 상장을 제외했습니다.
관련 내용은 사전에 인지하기 어려운 부분일 수 있기에
선거 기간뿐만 아니라 다양한 외부적 요인들을
사전에 체크하는 게 중요하겠습니다.
20년 지급 기념품 (마스크목걸이)
이번 행사의 목적은 지역 사회와의 상생이기에
참여한 모든 사람들에게 좋은 추억이 될 수 있도록
소정의 기념품을 제공하기도 합니다.
기념품 선정은 사전에 판단하는데요,
텀블러나 수건부터, (단가 약 5,000원)
마스크 목걸이나 핸드크림을 선정합니다.
(단가 약 2,000원)
모든 참가자에게 기념품이 지급되는 만큼 기념품이
부족하지 않도록 인원수를 정확하게 예상하여야 하며
돌발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충분한 개수를 확보해야 합니다.
기념품이 분배되지 않도록 배부 기준을 설정하고
사전에 서면 안내하여 소통의 오류가 없도록 해야 합니다.
실제로 일부 초등학교에서는
일부 작품을 제출하지 않았음에도
제출작을 추리면서 누락된 작품에 대한
기념품을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제출작을 추리는 과정을 별도로 요청하지 않았는데도
학교 임의로 기념품을 멋대로 요구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사전에 기준을 정해두지 않는다면
기념품 배부 과정에서 곤란해질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원활하고 투명한 배부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추후 회계감사에서도 지적사항이 될 수 있습니다.
많은 초등학교가 공모전에 참여하는 만큼
모든 기관 담당자와의 원활한 소통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따라서 오해의 소지를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서
문제가 될 수 있는 부분은 꼼꼼하게 적어 안내해두어야
미래의 돌발상황을 최대한 방지할 수 있습니다.
공정한 심사를 위해 외부 심사위원을 초빙하여
전문성과 신뢰성 있는 수상작 선정을 추진하기도 합니다.
글 서두에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지역 사회와의 상생을 위해
심사위원 선정 과정도 지역 사회와 함께합니다.
2020년에는 지역 초등학교 교감 선생님들을,
2021년에는 지역 문화원 소속 예술인들을
심사위원으로 모셨습니다.
심사 경험이 풍부한 지역 예술인이
지역 학생들의 공모작을 평가하는 방식은
전문성과 신뢰성 모두를 확실하게 보장할 수 있기에
더 적합한 심사위원으로 생각이 됩니다.
(좌) 20년 공모전 심사 현장 / (우) 21년 공모전 심사 현장
지역 교감선생님을 심사위원으로 모시는 방안은
사업의 홍보 효과, 다음 사업까지도 고려한 선택입니다.
지역 교감선생님들이 직접 심사에 참여하기 때문에
각 초등학교는 해당 공모전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됩니다.
실무자 선에서 개인의 방만이나 나태 등으로
홍보가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교감 선생님들이 심사위원으로 참여한다면
자연스럽게 실무자 선에서의 패싱 현상을 막을 수 있습니다.
향후 해당 공모전을 향한 초등학교의 참여를
더욱 독려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실제로 20년 이후 21년 참여자 수가
2.5배로 증가하게 된 이유에는
20년에 지역 교감선생님을 심사위원으로 모셨던 요인이
효과적으로 작용했다고 보입니다.
심사위원을 모실 때 전문성과 신뢰성도 중요하지만,
공모전의 홍보효과의 관점에서도 함께 고려할 수 있습니다.
지역 교감 선생님과 지역 문화원 예술인 모두 모시는 방법도
두 가지 효과를 모두 누릴 수 있기에
좋은 방법일 수 있습니다.
이 경우엔 심사위원 사이 유대감이 적기에
심사과정이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진행 과정에서 더욱 세세한 준비가 필요합니다.
여기까지 공모 대상부터 분야, 협조 방식까지
공모전 기획 간 고려할 수 있는 요소들을
다양한 측면에서 살펴보았습니다.
지역민과 함께 하는 행사이기 때문일까요?
문예행사는 실무자인 제가 일의 보람을
가장 크게 느낄 수 있는 행사입니다.
비록 비대면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학생들과 만날 순 없지만
아이들이 부모님에게 자신들의 작품과 수상을 자랑하고
기뻐하는 가족들의 모습이 건너 건너 소식이 들려올 때
그래도 잘 해냈구나, 하는 따뜻함이 밀려옵니다.
행복을 주는 문화행사의 매력 때문에
이 일을 놓지 못하는 게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