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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카모마일 Oct 15. 2020

<책의 숲> 'The Having'/이서윤

부(wealth), 세상의 에너지를 내게로

이 책에 나오는 기계론적 세계관으로 이 책을 정의한다면, '시크릿'류의 초현실적인 프레임을 빌어 'having'이라는 감정-안분지족 + 소확행 + 자신의 재운에 대한 초긍정적 자기최면 - 으로 사람의 운(행운)이 이 감정의 강도와 비례하게 만들 수 있다는 내용의 책이라 할 것이다. 서윤이라는 '행운의 여신'에 신화적인 스토리를 입혀 책의 격을 높이고자 했다고 얘기할 수도 있겠다.  대부분 사람들이 이같은 해석으로 이 책을 정리하고 서가의 다음 칸으로 넘어갈 것이다. 시간에 정해진 매뉴얼에 따라 정해진 의사결정 과정으로 일하고 생활하는 것에 익숙해진 21세기 서울의 직장인이 가지는 사고의 한계이다.  

그러나, 유기체적 세계관으로 이 책을 본다면 전혀 다른 얘기가 가능하다. 숫자와 눈에 보이는 현상만으로 들썩들썩하는 우리는 세상에서 벌어지는 역학관계에 직접 참여하는 사람이 아닌 그 안에서 영향력이 거의 없는 사소한 소모품/부품에 불과하다. 하지만, 세상의 모든 존재가 서로 힘과 영향력을주고받는 관계로 엮여 있다는 유기체적 세계관에 따르면,  우리의 마음가짐에 따라 세상의 에너지를 끌어올 수 있고 이에 따라 부와 행운, 명예 등 자신의 운명을 만들어 갈 수 있다. 이를 위한 몇 가지 방법론적 힌트가 있는데, 그 핵심이 바로 ''더 해빙'이라는 감정이다.

모든 일이 그렇듯이, 우리는 단순한 방법만을 익혀 빨리 결과를 보고 싶어한다. 하지만, 책 속에서 말하는 having이라는 감정은 그 뿌리가 만만치 않게 깊다. 이 책의 주인공이자 저자인 이서윤의 경력을 보면 그 복잡한 동양철학과 운명학을 모든 사람이 이해할 수 있는 단순한 having이라는 방법으로 정리한 점이 놀라우면서도, 이 사람이기 때문에 가능했겠다는 생각이 든다. having을 통해 자신의 운을 최대한 발휘하고 '부자'가 될 수 있다는 책의 메시지에서 '부자'는 단순한 금전적 의미가 아니라 모든 면에서 ''풍요로운 삶'을 뜻한다.

대학에 입학한 후 잠시 사주학에 심취한 적이 있다. 서울에 와서 어찌 살아야 할 지 막막하고, 내 자신의 운명이 궁금하고, 이 세상이 돌아가는 원리가 궁금했다. 나는 아주 기초적인 수준만 공부한 상태였고 곧 중단했다. 마치 바닷가에서 물에 발목만 적시고 검고 깊은 바닷물이 두려워 뒤로 물러난 아이와 같았다. 이후 주변에서 사주학의 체계적인 분석과 깊은 의미, 세상을 해석하는 방식에 매력을 느껴 공부하던 사람들을 심심치 않게 보았고 (우연찮게 모두다 금융인), 그들 역시 나와 같은 이유로 중간에 그만두었다. 어린 나이에 이 분야의 공부를 모두 섭렵하고 현대의 통계학 등을 접목하여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꾸준히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는 저자에게 존경을 표한다. (정말 만나보고 싶다 *^^*)

 신앙이 사라진 종교, 삶의 성찰이 사라진 인문학, 돈은 많아지지만 점점 가난해지는 이 세상에서 우리는 숫자의 노예가 되어 자신의 운이 무엇인지도 모른 채 쳇바퀴 도는 삶을  산다. '자기 주인' 으로서 삶을 살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일독을 권한다. 앉은 자리에서 다 읽었고, 술술 읽히는 쉬운 책이지만, 여러 번 들춰볼수록 새로운 구절이 눈에 들어오는 신기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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