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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하경 Feb 12. 2022

가을을 드립니다

28살 가을, 가을을 탄다는 이에게

당신은 어찌하여 

낙엽이 떨어지는지 아십니까


이맘때면 퍽이나 가슴을 아리고

유독이 눈망울을 찰랑이던 이가 있더랍디다


아릿한 눈시울로 눈물을 떨굴까

조마조마 신경이 쓰이던 가을


눈물을 닦아주진 못하지만서도

대신하여 낙엽을 흩뿌리더랍디다

가을이 그이를 대신하여 울더랍디다


울지 마오 우지 마오

낙엽을 떨굴 터이니 우지 마오


길가에, 강가에, 산에, 들에

우리 집 뒷마당에 이름 모를 나무도

낙엽 한 줌까지 털어내니 그 이는 울지 마시오


대신하여 백 배, 천 배를 흘릴 터이니

그이는 울지 마라 하더랍디다


이제야 시큰-히 부는 듯한 초가을

낙엽이 떨어지기에는 아직은 이른 가을


내 뒷마당으로 나가

있는 나무에 멀찍이 떨어졌다

발을 굴러 냅다 내지를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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