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살 여름, 여름밤에 잠이 들지 않아
나 모르는 양 티끌을 묻히면
너는 아는 듯 모르는 듯
천연스레 입술을 훔쳤다
가까운 듯 먼 듯한 거리에서
어여쁜 미소를 띄웠다
알 길 없는 미소가 어찌나 어여쁜지
혹여나 그칠세라 함박웃음을 지어 보였다
그러면 너는, 몇 초간을 더 웃어 주었다
그 찰나 뾰족 솟은 입꼬리에 눈길이 꿰여
자두맛 사탕 도톰한 입술로 치닫다가
반대쪽 꼬리에서 튀어 올라 야무진 코를 따라
눈동자에 잠시 멈추었다 허공에서 흩어졌다
그리고 또 웃었다
쉼 없이 하염없이 계속 웃었다
팔푼이 짓을 서너 시간 네닷 시간
집에 돌아가는 길에도 잠들기 전까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