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도니야가 죽고, 요압이 죽었다.
왕궁에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누가 다음인지 모두가 알고 있었다. 아비아달과 시므이.
솔로몬은 먼저 아비아달을 처리하기로 했다.
* * *
아비아달은 예루살렘 성소에서 제사를 준비하고 있었다.
그의 손이 떨렸다. 아도니야가 죽고, 요압이 죽었다는 소식을 들은 후로 그는 밤마다 잠을 이루지 못했다. 자신의 차례가 올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왕궁에서 전령이 왔다.
"대제사장님, 왕께서 부르십니다."
아비아달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그러나 거부할 수 없었다. 그는 제사복을 벗고 왕궁으로 향했다.
* * *
솔로몬은 왕좌에 앉아 있었다.
아비아달이 들어오자, 그는 차갑게 바라보았다. 아비아달은 고개를 숙이고 절했다.
"왕이시여, 부르셨습니까."
"아비아달이여."
솔로몬이 입을 열었다.
"너는 내 아버지 다윗 왕을 오랫동안 섬겼다. 아버지께서 사울을 피해 도망 다니실 때, 너의 아버지 아히멜렉이 아버지를 도왔다. 그 때문에 사울에게 죽임을 당했지."
아비아달은 고개를 숙인 채 대답했다.
"그렇습니다, 왕이시여."
"그 후 너는 아버지를 따라 광야를 떠돌았다. 아버지의 모든 고난을 함께 당했다. 그 공을 내가 모르는 바 아니다."
솔로몬은 잠시 말을 멈추었다. 아비아달은 희망을 품었다. 혹시 용서받을 수 있는 것일까?
그러나 솔로몬의 다음 말이 그 희망을 산산이 부수었다.
* * *
"그러나 너는 아도니야의 편에 섰다."
솔로몬의 목소리가 차가워졌다.
"아버지께서 나를 후계자로 정하셨을 때, 너는 아도니야와 함께 반역을 도모했다. 야훼의 제사장이, 대제사장이, 반역자의 편에 선 것이다."
"왕이시여, 저는..."
"변명하지 마라."
솔로몬이 손을 들어 말을 끊었다.
"너는 죽어 마땅하다. 그러나 오늘은 죽이지 않겠다."
아비아달은 고개를 들었다. 그의 눈에 눈물이 고여 있었다.
"네가 내 아버지 다윗 앞에서 야훼의 궤를 메었고, 내 아버지의 모든 고난을 함께 당했기 때문이다. 그 공만은 인정한다."
솔로몬은 선고를 내렸다.
"너는 아나돗에 있는 네 밭으로 가라. 그곳에서 살아라. 다시는 예루살렘에 발을 들이지 마라. 그리고..."
솔로몬의 눈이 날카롭게 빛났다.
"너는 이 날부터 야훼의 제사장 직분에서 쫓겨났다."
* * *
아비아달은 무릎을 꿇었다.
제사장 직분. 그것은 그의 전부였다. 그의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것. 평생을 바쳐온 것. 그것을 잃는다는 것은 그에게 죽음과 다름없었다.
"왕이시여... 제발..."
"결정은 이미 내려졌다."
솔로몬이 단호하게 말했다.
"사독이 너를 대신하여 대제사장이 될 것이다. 가라. 더 이상 내 앞에 나타나지 마라."
아비아달은 비틀거리며 일어섰다. 그의 다리가 풀렸다. 경비병들이 그를 부축하여 밖으로 데려갔다.
그렇게 아비아달은 예루살렘을 떠났다. 평생 섬긴 성소를 뒤로하고, 고향 아나돗으로 낙향했다.
솔로몬은 즉시 사독을 대제사장으로 임명했다. 종교 권력도 완전히 손에 넣은 것이다.
* * *
이제 시므이만 남았다.
시므이. 베냐민 지파의 유력자. 사울 왕의 친척. 압살롬의 난 때 다윗을 저주하며 돌을 던진 자.
다윗은 그를 용서하겠다고 맹세했다. 그러나 그 맹세는 다윗의 것이었고, 솔로몬의 것이 아니었다.
솔로몬은 나단과 다시 만났다.
"시므이를 어떻게 처리해야 하겠소?"
솔로몬이 물었다.
"시므이는 베냐민 지파에서 영향력이 있습니다. 그냥 죽이면 베냐민 지파가 반발할 수 있습니다."
나단이 대답했다.
"그래서 덫을 놓자고 했소."
"예, 왕이시여. 시므이에게 예루살렘을 떠나지 말라고 명령하십시오. 떠나면 죽인다고. 그리고 기다리십시오."
"시므이가 떠나지 않으면?"
"떠나게 만들면 됩니다."
나단의 눈이 차갑게 빛났다.
* * *
솔로몬은 시므이를 불렀다.
시므이는 두려움에 떨며 왕 앞에 섰다. 아도니야가 죽고, 요압이 죽고, 아비아달이 쫓겨난 후였다. 자신의 차례가 온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솔로몬의 말은 예상과 달랐다.
"시므이여."
솔로몬이 말했다.
"너는 내 아버지 다윗 왕을 저주한 죄가 있다. 그러나 아버지께서 너를 용서하셨으니, 나도 그 뜻을 따르겠다."
시므이의 얼굴에 안도감이 스쳤다. 그러나 솔로몬의 다음 말에 그 안도감은 사라졌다.
"다만 조건이 있다."
솔로몬의 눈이 날카로워졌다.
"너는 예루살렘에 집을 짓고 거기서 살아라. 다른 곳으로 나가지 마라."
시므이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 정도라면 할 수 있었다.
"네가 나가는 날, 기드론 시내를 건너는 날에는 반드시 죽을 줄 알라."
솔로몬의 목소리가 낮아졌다.
"네 피가 네 머리로 돌아갈 것이다. 알겠느냐?"
"알겠습니다, 왕이시여."
시므이가 대답했다.
"종이 왕의 말씀대로 하겠습니다."
그는 절하고 물러났다. 목숨을 건진 것에 안도했다. 예루살렘에만 있으면 되는 것이다. 그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그는 몰랐다. 덫이 놓인 것이라는 것을.
* * *
시므이는 예루살렘에 집을 짓고 살았다.
일 년이 지났다. 이 년이 지났다. 삼 년이 지났다.
시므이는 조심했다. 왕의 경고를 잊지 않았다. 예루살렘 밖으로 한 발자국도 나가지 않았다.
그러나 세월이 지나자 긴장이 풀리기 시작했다. 왕이 자신을 잊은 것 같았다. 더 이상 감시하는 눈도 느껴지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시므이의 종 두 명이 도망쳤다.
그들은 블레셋 땅 가드로 갔다. 가드의 왕 아기스에게 몸을 의탁했다고 했다.
* * *
시므이는 고민에 빠졌다.
종은 재산이었다. 그것도 건장한 남자 종 두 명. 그냥 포기하기에는 아까웠다.
그러나 왕의 명령이 있었다. 예루살렘을 떠나면 죽는다고.
시므이는 며칠을 고민했다. 그리고 결론을 내렸다.
'삼 년이 지났다. 왕도 이제 잊었을 것이다. 조용히 다녀오면 아무도 모를 것이다.'
그는 나귀에 안장을 지우고 가드로 떠났다. 종을 찾으러.
그것이 그의 마지막 여행이 될 줄은 몰랐다.
* * *
사실, 시므이의 종들이 도망친 것은 우연이 아니었다.
나단이 손을 쓴 것이다.
"삼 년이면 충분히 기다렸습니다."
나단이 솔로몬에게 말했다.
"시므이가 스스로 덫에 걸려들지 않으니, 유인해야 합니다."
"어떻게?"
"종을 이용하는 것입니다. 시므이의 종들에게 접근하여 도망치도록 꾀십시오. 멀리, 블레셋 땅으로. 시므이는 종을 찾으러 갈 것입니다. 종은 재산이니까요."
솔로몬은 그 계획을 승인했다.
나단의 사람들이 시므이의 종들에게 접근했다. 자유를 약속하고, 가드로 도망치면 아기스 왕이 보호해 줄 것이라고 꾀었다. 종들은 유혹에 넘어갔다.
그리고 시므이는 예상대로 종을 찾으러 예루살렘을 떠났다.
덫이 작동한 것이다.
* * *
시므이는 가드에서 종을 찾아 데리고 돌아왔다.
여행은 순조로웠다. 아무 일도 없었다. 시므이는 안도했다. 조용히 다녀온 것이다. 아무도 모를 것이다.
그러나 그가 예루살렘에 도착하자마자, 왕궁에서 전령이 왔다.
"시므이, 왕께서 부르십니다."
시므이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알고 있었던 것이다. 처음부터.
* * *
솔로몬 앞에 선 시므이는 벌벌 떨고 있었다.
"시므이여."
솔로몬이 말했다.
"내가 야훼의 이름으로 너에게 경고하지 않았느냐? 예루살렘을 떠나는 날에는 반드시 죽을 것이라고 말하지 않았느냐?"
시므이는 대답하지 못했다. 그저 땅에 엎드려 떨 뿐이었다.
"그때 네가 나에게 말하기를 '좋습니다. 왕의 말씀대로 하겠습니다'라고 하지 않았느냐?"
"왕이시여... 저는 다만 종을... 종을 찾으러..."
"그것이 이유가 되느냐!"
솔로몬이 목소리를 높였다.
"종이 중요하냐, 목숨이 중요하냐? 내 명령을 어긴 것이다!"
시므이는 바닥에 이마를 찧었다.
"왕이시여, 용서해 주십시오! 한 번만 더 기회를..."
"기회는 이미 주었다."
솔로몬이 차갑게 말했다.
* * *
솔로몬은 자리에서 일어섰다.
"너는 내 아버지 다윗에게 행한 모든 악을 마음으로 알고 있다."
그의 목소리는 낮지만 분명했다.
"아버지께서 압살롬을 피해 도망칠 때, 네가 길가에서 저주하며 돌을 던졌다. '피를 흘린 자여, 비열한 자여!' 네가 외쳤던 그 말, 기억하느냐?"
시므이는 고개를 들지 못했다.
"아버지께서는 관용을 베푸셨다. 너를 용서하셨다. 그러나..."
솔로몬은 시므이를 내려다보았다.
"아버지께서는 유언으로 나에게 말씀하셨다. 시므이를 처리하라고. 그가 알고 있는 것이 너무 많다고. 비밀을 아는 자는 살려두면 안 된다고."
시므이의 몸이 얼어붙었다. 다윗이 유언을 남겼다는 것. 그것은 예상하지 못한 것이었다.
"이제 야훼께서 네 악을 네 머리에 돌려주실 것이다."
솔로몬이 선고했다.
"브나야."
"예, 왕이시여."
"이 자를 데려가서 죽여라."
* * *
시므이가 끌려나갔다.
그는 마지막까지 살려달라고 애원했다. 그러나 소용없었다. 브나야의 칼이 그의 목숨을 거두었다.
베냐민 지파의 유력자, 사울 왕의 친척, 시므이는 그렇게 생을 마쳤다.
그의 죽음으로 다윗의 유언은 완전히 이행되었다. 아도니야, 요압, 아비아달, 시므이. 네 사람 모두 처리된 것이다.
솔로몬의 왕권은 이제 완전히 확립되었다. 그 누구도 그의 자리를 위협할 수 없었다.
* * *
나단은 이 모든 것을 지켜보았다.
숙청이 끝났다. 아도니야, 요압, 아비아달, 시므이. 솔로몬의 왕권을 위협할 수 있는 자들이 모두 제거되었다.
나단의 입가에 미소가 떠올랐다. 그의 계획은 성공했다. 밧세바와 손잡고 솔로몬을 왕으로 만든 후, 솔로몬의 참모가 되어 숙청을 도왔다. 이제 그는 왕의 가장 신뢰받는 조언자였다.
변방의 선지자에서 왕의 조언자로. 그의 여정은 길었지만, 결국 목표에 도달했다.
그러나 나단은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솔로몬은 냉정하고 계산적이었다. 자신이 필요할 때는 중용하겠지만, 필요 없어지면 버릴 수도 있었다. 다윗이 요압을 버린 것처럼.
'계속 필요한 존재로 남아야 한다.'
나단은 생각했다.
'그것이 살아남는 길이다. 지금까지 그래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는 창밖을 바라보았다. 예루살렘의 밤하늘에 별들이 빛나고 있었다.
숙청의 피바람은 지나갔다. 그러나 권력의 게임은 끝나지 않았다. 언제나 그랬듯이.
* * *
밧세바는 홀로 방에 앉아 있었다.
아도니야가 죽고, 요압이 죽고, 아비아달이 쫓겨나고, 시므이가 죽었다. 그녀의 아들 솔로몬이 한 일이었다.
그녀는 알았다. 이 모든 것이 계획된 것이라는 것을. 아도니야가 아비삭을 요구한 것도, 시므이의 종들이 도망친 것도, 모두 함정이었다는 것을.
그녀의 아들은 냉혹했다. 다윗처럼. 아니, 어쩌면 다윗보다 더.
밧세바는 한숨을 쉬었다. 이것이 권력이라는 것인가. 이것이 왕이 된다는 것인가.
그녀는 창밖을 바라보았다. 같은 밤하늘. 같은 별들. 그러나 그녀의 마음은 어두웠다.
그녀는 기도했다. 야훼께. 아들이 올바른 길을 가도록. 권력에 눈이 멀지 않도록.
그러나 그녀는 알았다. 기도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을. 권력의 길을 걷는 자는, 결국 그 길이 이끄는 대로 갈 수밖에 없다는 것을.
다윗이 그랬던 것처럼. 그리고 이제 솔로몬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