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장 솔로몬의 숙청

by 차성수

다윗이 죽고 며칠이 지났다.

왕국은 애도 기간에 들어갔다. 백성들은 위대한 왕의 죽음을 슬퍼했다. 그러나 왕궁 안에서는 다른 일이 진행되고 있었다.

솔로몬은 나단을 은밀히 불렀다.

* * *

밤이 깊었다.

솔로몬의 은밀한 서재에 두 사람만이 마주 앉아 있었다. 촛불이 흔들리며 두 사람의 얼굴에 그림자를 드리웠다.

"선지자여."

솔로몬이 입을 열었다.

"아버지께서 유언을 남기셨소. 요압을 죽이라고. 시므이를 죽이라고. 그러나 그냥 죽이면 명분이 없소. 백성들이 뭐라 하겠소?"

나단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도 같은 생각이었다.

"그리고 아도니야도 있소."

솔로몬의 눈빛이 차가워졌다.

"형을 살려두었지만, 언제까지 살려둘 수는 없소. 아도니야가 살아있는 한, 반역의 씨앗은 남아있는 것이오. 누군가 그를 중심으로 세력을 모을 수 있소. 지금은 패배해서 움츠러들어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다시 일어날 수 있소."

나단은 조심스럽게 물었다.

"왕께서는 어떻게 하실 생각이십니까?"

"그래서 선지자를 부른 것이오."

솔로몬이 말했다.

"함께 계책을 세우고 싶소. 하나씩. 명분을 만들어서. 깨끗하게."

* * *

나단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젊은 왕이 자신에게 조언을 구하고 있었다. 이것은 기회였다. 다윗 시절에는 밧세바 사건으로 왕을 손에 쥐고 있었지만, 솔로몬에게는 그런 약점이 없었다. 그런데 지금 솔로몬이 스스로 자신을 공범으로 만들려 하고 있었다.

이 계획에 참여하면, 나단은 솔로몬의 비밀을 공유하게 된다. 그것은 곧 권력이었다.

"왕이시여."

나단이 말했다.

"제거해야 할 자들의 목록을 정리해 봅시다. 아도니야, 요압, 시므이, 아비아달. 이 네 사람입니다."

"그렇소."

"각각 다른 방법이 필요합니다. 아도니야는 왕자입니다. 요압은 군대를 쥐고 있습니다. 시므이는 베냐민 지파의 유력자입니다. 아비아달은 대제사장입니다. 같은 방법으로는 안 됩니다."

솔로몬은 고개를 끄덕였다.

"하나씩 논의해 봅시다."

* * *

"먼저 아도니야입니다."

나단이 말했다.

"아도니야는 지금 아무 힘도 없습니다. 그러나 그가 왕의 형이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습니다. 누군가 그를 앞세워 반란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압살롬처럼."

"그래서 죽여야 하오."

솔로몬이 말했다.

"그러나 형을 그냥 죽이면 백성들이 뭐라 하겠소? 패배한 형을 죽인 잔인한 왕이라고 할 것이오."

나단은 잠시 생각했다.

"아도니야가 스스로 덫에 걸려들게 해야 합니다."

"어떻게?"

"아비삭을 이용하는 것입니다."

나단의 눈이 빛났다.

"다윗 왕의 마지막을 간호한 수넴 여인 아비삭. 그녀는 비록 다윗 왕과 동침하지는 않았지만, 왕의 여인입니다. 왕의 여인을 취하는 것은 왕권을 주장하는 것과 같습니다."

솔로몬은 이해했다.

"아도니야가 아비삭을 달라고 하게 만들자는 것이오?"

"그렇습니다. 아도니야는 모든 것을 잃었습니다. 외롭고 절망적입니다. 그런 자에게 아비삭이라는 희망을 보여주면... 손을 뻗을 것입니다."

"그리고 태후마마를 통해 청하게 만든다..."

솔로몬이 말을 이었다.

"내가 거절하고 죽이면 되는 것이오. 왕의 여인을 요구한 것은 반역 행위이므로 처형한다. 명분이 서오."

"그렇습니다."

나단이 고개를 끄덕였다.

* * *

"다음은 요압입니다."

나단이 말했다.

"요압은 가장 위험한 자입니다. 군대를 쥐고 있습니다. 그가 마음먹으면 언제든 반란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솔로몬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아버지도 평생 요압을 두려워하셨소. 요압이 너무 많은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오. 우리야를 죽인 것, 압살롬을 죽인 것, 모두 요압의 손을 빌렸소."

"그래서 더 위험합니다. 비밀을 아는 자는..."

"살려두면 안 된다."

솔로몬이 아버지의 말을 되뇌었다.

"그러나 요압을 함부로 건드리면 군대가 동요할 수 있소. 장수들 중에 요압을 따르는 자들이 많소. 직접 죽이면 반란이 일어날 수도 있소."

나단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서 단계적으로 해야 합니다. 먼저 요압의 권위를 떨어뜨려야 합니다. 그 후에 제거해야 합니다."

"어떻게?"

"전쟁을 이용하는 것입니다. 요압을 전쟁에 보내십시오. 어려운 전쟁에. 그리고 왕께서 신뢰하는 부사령관을 함께 보내십시오. 그 부사령관이 요압의 작전을 방해하도록 하면..."

"요압이 패배하게 된다."

솔로몬이 이해했다.

"패배의 책임을 물어 총사령관에서 물러나게 하고, 고향으로 보낸다. 그리고..."

"고향으로 가는 길에, 혹은 고향에서, 암살자를 보내십시오."

나단이 목소리를 낮추었다.

"도적떼에게 습격당한 것처럼 위장하면 아무도 의심하지 않을 것입니다."

솔로몬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좋소. 그렇게 하겠소. 시므이와 아비아달은 그 후에 처리하도록 합시다."

* * *

며칠 후, 아도니야의 처소에 한 사내가 찾아왔다.

그는 아도니야의 옛 친구라고 했다. 그의 어려운 처지를 위로하러 왔다고 했다.

"왕자님, 너무 상심하지 마십시오."

사내가 말했다.

"왕위는 놓치셨지만, 아직 젊으시지 않습니까? 새로운 삶을 시작하실 수 있습니다."

아도니야는 힘없이 웃었다.

"새로운 삶이라... 무슨 삶이 남았겠소? 나는 패배한 왕자일 뿐이오."

"그래도 결혼이라도 하시지요. 좋은 여인을 맞이하시면 마음이 달라지실 것입니다."

아도니야는 고개를 저었다.

"누가 패배한 왕자에게 딸을 주겠소?"

"구하지 않아도 되는 여인이 있지 않습니까?"

사내가 넌지시 말했다.

"수넴 여인 아비삭 말입니다. 다윗 왕의 간병을 했지만, 실제로 왕의 여인이 된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그녀는 아직 처녀입니다."

아도니야의 눈이 흔들렸다. 아비삭. 젊고 아름다웠던 그녀.

"그러나... 그녀는 왕궁의 여인이오. 내가 어떻게..."

"태후마마께 청해 보시지요. 태후마마는 자비로운 분이시니, 왕자님의 청을 들어주실지도 모릅니다. 솔로몬 왕께도 말씀해 주실 것입니다."

아도니야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사내의 말이 그럴듯하게 들렸다.

"생각해 보겠소."

사내는 만족한 표정으로 떠났다. 씨앗은 뿌려졌다.

* * *

아도니야는 며칠을 고민했다.

아비삭. 그녀를 생각하면 마음이 움직였다. 모든 것을 잃은 자신에게 그녀만이라도 있다면... 살아갈 이유가 될 것 같았다.

그는 결심했다. 태후에게 청하기로.

밧세바를 찾아갔을 때, 그의 모습은 초라했다. 왕위를 다투다가 패배한 후, 그는 마치 유령처럼 살고 있었다.

"태후마마께 청이 있어 왔습니다."

아도니야가 말했다.

"왕위는 제 것이 될 뻔했습니다. 온 이스라엘이 저를 바라보았습니다. 그러나 일이 바뀌어 왕위가 제 동생에게 돌아갔습니다. 이것은 야훼께로 말미암은 것이니 원망하지 않습니다."

그는 잠시 말을 멈추었다가 이었다.

"다만 한 가지 청만 들어주십시오. 수넴 여인 아비삭을 제 아내로 주십시오. 그것이 제가 원하는 전부입니다."

밧세바는 아도니야의 눈을 살폈다. 거기에는 악의가 없었다. 패배한 자의 눈, 외로운 자의 눈이었다.

"좋다. 내가 왕에게 말해보겠다."

밧세바가 대답했다.

* * *

밧세바가 솔로몬을 찾아갔다.

솔로몬은 왕좌에서 일어나 어머니를 맞이했다. 그리고 어머니를 위해 자신의 오른편에 자리를 마련했다.

"어머니께서 오셨으니 영광입니다."

"왕에게 작은 청 하나 하려 왔다."

밧세바가 말했다.

"말씀하십시오, 어머니. 거절하지 않겠습니다."

"수넴 여인 아비삭을 네 형 아도니야에게 아내로 주어라."

솔로몬의 내심에는 만족감이 퍼졌다. 계획대로였다. 그러나 그는 즉시 분노를 표출하지 않았다.

"어머니, 아도니야가 왜 그런 청을 했겠습니까?"

"외로워서 그런 것 같더라. 모든 것을 잃은 자의 눈이었다. 그냥 여인 하나 원하는 것뿐이니, 들어주는 것이 어떻겠느냐?"

밧세바의 목소리에는 동정이 담겨 있었다.

* * *

솔로몬은 고개를 저었다.

"어머니, 아비삭이 누구입니까? 아버지의 마지막을 간호한 여인입니다. 비록 동침하지는 않았지만, 아버지의 침상에서 아버지와 함께 누웠던 여인입니다. 백성들은 그녀를 왕의 여인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래도..."

"어머니."

솔로몬이 말을 끊었다.

"아도니야가 아비삭을 취하면, 백성들은 어떻게 볼까요? '아도니야가 왕의 여인을 취했다. 그것은 왕권을 주장하는 것이다.' 이렇게 볼 것입니다."

"아도니야에게 그런 뜻이 있는 것 같지는 않았다. 그냥 외로워서..."

"그의 뜻이 무엇이든 상관없습니다."

솔로몬의 목소리가 단호해졌다.

"중요한 것은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보느냐입니다. 아도니야가 아비삭을 취하는 순간, 불만을 품은 자들이 그를 중심으로 모일 것입니다. '보라, 아도니야가 왕의 여인을 취했다. 그는 왕이 될 자격이 있다.' 이렇게 말하며."

밧세바는 반박했다.

"아도니야는 이미 패배한 자다. 누가 그를 따르겠느냐? 용서해 주는 것이 더 현명한 것 아니겠느냐? 형을 죽인 왕이라는 오명보다는..."

"어머니!"

솔로몬이 목소리를 높였다. 처음으로 어머니에게 그렇게 한 것이었다.

"어머니는 아버지께서 압살롬 때문에 어떤 고통을 겪으셨는지 잊으셨습니까? 압살롬이 처음부터 반역을 도모한 것이 아닙니다. 처음에는 작게 시작했습니다. 조금씩 세력을 모았습니다. 그리고 어느 순간 폭발했습니다."

솔로몬은 자리에서 일어섰다.

"반역의 씨앗은 싹이 트기 전에 뽑아야 합니다. 아도니야를 살려두면, 언젠가 제2의 압살롬이 됩니다. 저는 그것을 막아야 합니다. 어머니와 저, 그리고 이 왕조를 지키기 위해서."

밧세바는 입을 다물었다. 아들의 말에 반박할 수 없었다. 압살롬의 반란. 그 기억은 아직도 생생했다. 왕궁을 버리고 도망쳐야 했던 공포.

"아도니야가 오늘 이 말을 함으로써 자기 목숨을 내놓은 것입니다."

솔로몬이 선언했다.

밧세바는 고개를 숙였다. 그녀의 눈에 눈물이 맺혔다. 자신이 아도니야의 죽음을 불러온 것이다. 그의 청을 전한 것이.

그러나 이미 늦었다. 돌이킬 수 없었다.

* * *

솔로몬은 브나야를 불렀다.

"아도니야를 죽여라."

브나야는 절하고 나갔다. 그의 발걸음에는 주저함이 없었다.

아도니야는 자신의 방에서 브나야를 맞았다. 그는 브나야의 얼굴을 보는 순간 모든 것을 알았다. 브나야가 손에 칼을 들고 있었다.

"아비삭... 그것 때문입니까?"

아도니야가 물었다. 그의 목소리는 떨렸다.

"왕의 명령입니다."

브나야가 대답했다. 그것이 전부였다.

아도니야는 눈을 감았다. 그는 이해할 수 없었다. 왜 아비삭을 달라고 한 것이 죽을 죄가 되는지. 그저 외로워서 여인을 원했을 뿐인데.

그의 마지막 생각은 아버지에 대한 것이었다. 다윗. 결코 자신을 사랑하지 않았던 아버지. 솔로몬만을 사랑했던 아버지.

칼이 내리쳤다.

* * *

아도니야가 죽은 후, 솔로몬은 요압을 처리할 준비를 했다.

마침 국경 지역에서 분쟁이 일어났다. 에돔 쪽 국경에서 유목민 부족들이 연합하여 이스라엘 마을들을 약탈하고 있었다. 그들은 사막을 근거지로 삼아 신출귀몰하게 움직였다. 잡기 어려운 적이었다.

솔로몬은 요압을 불렀다.

"장군, 에돔 국경의 적을 토벌하시오."

요압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눈에는 경계심이 서려 있었다. 아도니야가 죽은 직후였다. 자신의 차례가 올 것이라는 것을 그도 알고 있었다.

그러나 거부할 수 없었다. 왕의 명령이었다.

"부사령관으로 엘리압을 함께 보내겠소. 그가 장군을 보좌할 것이오."

솔로몬이 덧붙였다.

요압의 눈이 가늘어졌다. 엘리압. 솔로몬이 직접 발탁한 젊은 장수. 왕에게 충성하는 자. 감시자가 붙는 것이다.

그러나 요압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알겠습니다, 왕이시여."

* * *

요압은 삼천의 군사를 이끌고 에돔 국경으로 향했다.

도착하여 상황을 파악했다. 적은 다섯 개 부족이 연합한 것이었다. 수는 약 이천. 그러나 그들은 사막을 손바닥처럼 알고 있었고, 기동력이 뛰어났다.

요압은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작전을 세웠다.

"적을 정면으로 추격하면 안 된다. 그들은 사막으로 유인하여 우리를 지치게 만들 것이다. 대신 그들의 근거지를 찾아 물과 식량을 끊어야 한다."

요압은 군사를 셋으로 나누었다.

"제1대는 내가 이끌고 적의 주력을 견제한다. 제2대는 엘리압이 이끌고 북쪽으로 우회하여 적의 후방을 친다. 제3대는 매복하여 도망치는 적을 잡는다."

완벽한 작전이었다. 요압은 수십 년간 이런 전투를 해왔다.

그러나 엘리압은 다른 명령을 받고 있었다.

* * *

전투가 시작되었다.

요압의 제1대가 적의 주력과 맞붙었다. 치열한 접전이 벌어졌다. 요압은 적을 천천히 밀어붙이며 엘리압의 우회 공격을 기다렸다.

그러나 엘리압은 오지 않았다.

한 시간이 지나도, 두 시간이 지나도, 북쪽에서 아무 소식이 없었다. 요압의 군사들은 지쳐가고 있었다. 적은 끈질기게 저항했다.

"엘리압은 어디 있느냐!"

요압이 전령에게 물었다.

"제2대가... 길을 잃었다고 합니다. 사막에서 방향을 잃어 우회에 실패했다고..."

요압의 얼굴이 굳어졌다. 말이 되지 않았다. 엘리압에게 분명히 지도를 주었다. 길을 잃을 수 없었다.

"제3대는?"

"제3대는... 엘리압 부사령관의 명령으로 후퇴했습니다."

"무슨 소리냐! 내가 그런 명령을 내린 적이 없다!"

"부사령관께서 장군님의 명령이라며 후퇴를 지시했다고 합니다..."

요압은 이를 악물었다. 배신이었다. 엘리압이 의도적으로 작전을 망치고 있었다.

* * *

전황은 급격히 나빠졌다.

우회 공격이 오지 않자, 적은 기세를 올렸다. 그들은 사막에서 지원군을 불러왔다. 이스라엘 군의 측면이 위험해졌다.

요압은 어쩔 수 없이 후퇴 명령을 내렸다.

"모든 군사는 후퇴하라! 대열을 유지하며 물러나라!"

후퇴하는 과정에서 많은 군사가 죽었다. 적의 기마병들이 추격해왔다. 도망치는 군사들의 등에 창이 꽂혔다.

요압은 맨 뒤에서 후퇴를 지휘했다. 그의 나이가 많았지만, 칼을 휘두르는 손은 아직 정확했다. 그는 추격해오는 적 기마병 여러 명을 베어 넘기며 군사들이 빠져나갈 시간을 벌었다.

그러나 피해는 컸다. 삼천 중 오백이 넘는 군사가 죽거나 다쳤다.

안전 지대에 도착한 후, 요압은 엘리압을 찾았다.

"네놈이 무슨 짓을 한 것이냐!"

요압이 엘리압의 멱살을 잡았다.

"내 명령을 왜곡하고, 작전을 망쳤다! 이것이 반역이 아니고 무엇이냐!"

엘리압은 차갑게 웃었다.

"저는 왕의 명령을 따랐을 뿐입니다, 장군."

그 말에 요압은 모든 것을 이해했다. 솔로몬이었다. 처음부터 자신을 패배하게 만들려 한 것이다.

요압은 손을 놓았다. 그리고 한참을 말없이 서 있었다.

"...알았다."

요압은 중얼거렸다. 그의 목소리는 피로와 체념으로 가득 차 있었다.

"왕이 그런 것이라면... 어쩔 수 없지."

* * *

요압은 예루살렘으로 돌아왔다.

솔로몬 앞에 섰다. 그의 얼굴은 전쟁의 먼지와 피로 얼룩져 있었다.

"장군, 패배했다고 들었소."

솔로몬의 목소리는 냉담했다.

"왕이시여, 말씀드릴 것이 있습니다."

요압이 말했다.

"부사령관 엘리압이 제 명령을 따르지 않았습니다. 우회 공격을 하지 않았고, 제3대에게 거짓 명령을 전달하여 후퇴시켰습니다. 그 때문에 패배한 것입니다."

솔로몬은 눈썹 하나 까딱하지 않았다.

"장군, 패배한 장수가 부하에게 책임을 돌리는 것은 보기 좋지 않소."

"왕이시여! 저는 사실을 말씀드리는 것입니다! 엘리압을 불러서 물어보십시오!"

"엘리압은 이미 보고했소."

솔로몬이 말했다.

"그의 보고에 따르면, 장군의 작전이 무리했고, 부사령관의 조언을 무시했다고 하더군. 그리고 후퇴 명령도 너무 늦게 내렸다고."

요압은 이를 악물었다. 거짓이었다. 그러나 왕이 그 거짓을 믿기로 한 것이다. 아니, 왕이 그 거짓을 만든 것이다.

"왕이시여..."

"장군."

솔로몬이 말을 끊었다.

"장군은 오랜 세월 이스라엘을 위해 싸웠소. 아버지 다윗 왕을 섬기며 수많은 전쟁을 승리로 이끌었소. 그 공은 잊지 않겠소."

솔로몬은 잠시 말을 멈추었다가 이었다.

"그러나 이번 패배로 많은 군사가 죽었소. 백성들의 자식들이오. 책임을 져야 하지 않겠소?"

요압은 대답하지 않았다. 대답해봤자 소용없었다.

"장군은 이제 나이도 많소. 더 이상 전쟁터에 나가는 것은 무리라고 생각하오. 총사령관 직에서 물러나 고향에서 편히 쉬시오."

해임이었다. 그러나 그것은 시작에 불과할 것이다. 요압은 알았다.

"알겠습니다, 왕이시여."

요압은 고개를 숙이고 물러났다. 그의 등 뒤로 솔로몬의 차가운 시선이 느껴졌다.

* * *

솔로몬은 나단을 불렀다.

"요압이 낙향합니다."

"그것으로 끝이 아니지요?"

나단이 물었다. 그도 알고 있었다.

"물론이오."

솔로몬이 말했다.

"요압을 그냥 놔두면 안 되오. 군사들 중에 아직도 요압을 따르는 자들이 많소. 요압이 살아있는 한, 그들이 요압을 중심으로 뭉칠 수 있소. 언제든 반란의 불씨가 될 수 있소."

"그렇다면..."

"암살자를 보내겠소. 고향으로 가는 길에, 혹은 고향에서."

솔로몬의 눈빛은 차갑고 단호했다.

"요압은 늙었지만 아직 강하오. 보통 자객으로는 안 될 것이오. 최고의 자객들을 보내야 하오."

나단은 고개를 끄덕였다.

"브나야의 수하 중에 그런 자들이 있습니다. 조용히 처리할 수 있을 것입니다."

* * *

요압은 고향으로 떠났다.

그는 혼자가 아니었다. 옛 부하 몇 명이 함께했다. 그들은 요압을 끝까지 따르겠다고 했다. 요압은 거절했지만, 그들은 듣지 않았다.

"장군님, 위험합니다. 솔로몬이 그냥 보내줄 리가 없습니다."

부하 하나가 말했다.

"알고 있다."

요압이 대답했다.

"그래서 너희들이 걱정이다. 나 때문에 너희까지 죽으면 안 된다."

"저희는 각오했습니다."

부하들의 눈빛은 단호했다. 요압은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

그들은 광야를 지났다. 험한 길이었다. 돌과 모래, 가시덤불. 그러나 요압에게는 익숙한 길이었다. 젊은 시절, 다윗과 함께 이 광야를 누볐다. 사울을 피해 도망칠 때.

그때는 미래가 있었다. 희망이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요압은 고개를 저었다. 지난 일을 생각해봤자 소용없었다.

* * *

밤이 되어 그들은 광야의 한 동굴에서 야영을 했다.

모닥불을 피우고 빵을 나누어 먹었다. 부하들은 교대로 보초를 섰다.

요압은 잠을 이루지 못했다.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오랜 세월 전쟁터에서 싸운 그의 본능이 경고하고 있었다.

그때, 밖에서 희미한 소리가 들렸다.

요압은 즉시 칼을 잡았다.

"모두 일어나라!"

그가 소리치는 순간, 동굴 입구로 그림자들이 밀려들어왔다. 검은 옷을 입은 자들. 얼굴을 가린 자들.

암살자들이었다.

* * *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다.

암살자들은 열두 명이었다. 모두 정예였다. 빠르고 정확했다. 그들의 칼은 어둠 속에서 번개처럼 번뜩였다.

요압의 부하들이 하나씩 쓰러졌다. 그들은 용감하게 싸웠지만, 암살자들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

요압은 달랐다.

늙었지만, 그는 여전히 이스라엘 최고의 검객이었다. 수십 년의 경험이 그의 몸에 새겨져 있었다. 그의 칼은 어둠 속에서도 정확히 적을 찾아갔다.

암살자 하나가 옆에서 칼을 휘둘렀다. 요압은 피하면서 반격했다. 그의 칼이 암살자의 목을 스쳤다. 암살자가 쓰러졌다.

또 다른 암살자가 뒤에서 덮쳤다. 요압은 돌아서며 칼을 찔렀다. 암살자의 가슴에 칼이 박혔다.

그러나 암살자들은 계속 밀려왔다. 요압의 팔에, 다리에, 옆구리에 상처가 생겼다. 피가 흘렀다.

"크..."

요압이 신음을 흘렸다. 그의 움직임이 느려지기 시작했다.

* * *

요압은 벽에 등을 기댔다.

그의 주변에는 암살자 다섯 명의 시체가 널려 있었다. 그러나 아직 일곱 명이 남아 있었다. 그의 부하들은 모두 죽었다.

요압은 칼을 들어 올렸다. 그의 손이 떨렸다. 피를 너무 많이 흘렸다.

"솔로몬이... 보낸 자들이냐?"

요압이 물었다. 암살자들은 대답하지 않았다.

"대답할 필요 없다. 알고 있다."

요압은 씁쓸하게 웃었다.

"다윗을 위해 평생을 바쳤다. 그의 적을 죽였다. 그의 비밀을 지켰다. 그런데... 이것이 끝이구나."

그는 잠시 숨을 고르고 말을 이었다.

"후회하지 않는다. 내가 한 일들... 모두 이스라엘을 위한 것이었다. 역사가 어떻게 기록하든 상관없다."

요압은 칼을 단단히 쥐었다.

"군인은 칼로 살고 칼로 죽는 법이다. 덤벼라."

암살자들이 일제히 달려들었다.

요압은 마지막 힘을 다해 싸웠다. 그의 칼이 한 명, 두 명을 더 베었다. 그러나 결국 무릎을 꿇었다. 여러 개의 칼이 그의 몸을 관통했다.

늙은 장수는 그렇게 쓰러졌다.

그의 마지막 시선은 동굴 밖 밤하늘을 향해 있었다. 별들이 빛나고 있었다. 그가 젊은 시절 다윗과 함께 바라보았던 그 별들이.

이스라엘 최고의 장군, 다윗 왕조의 건설자 중 한 명, 요압은 그렇게 생을 마쳤다.

* * *

요압의 죽음은 '도적떼에게 습격당한 불운한 사고'로 발표되었다.

"은퇴한 노장이 고향으로 가다가 도적을 만났다. 용감하게 싸웠으나 중과부적이었다. 안타까운 일이다."

솔로몬은 요압을 위한 장례를 성대하게 치렀다. 그의 공을 기리는 추도사를 직접 낭독했다. 백성들은 위대한 장군의 죽음을 슬퍼했다.

누구도 진실을 알지 못했다. 적어도 겉으로는.

솔로몬은 브나야를 군대 장관으로 임명했다. 요압의 자리를.

아도니야는 죽었다. 요압도 죽었다. 남은 것은 시므이와 아비아달.

숙청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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