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장 다윗의 유언

by 차성수

다윗의 죽을 날이 가까워졌다.

왕은 침상에 누운 채 거의 일어나지 못했다. 아비삭이 그의 곁을 지켰지만, 그녀의 따뜻함도 더 이상 왕의 몸을 데울 수 없었다. 차가운 기운이 사지 끝에서부터 스며들었다. 죽음이 다가오고 있었다.

그러나 다윗의 정신은 아직 또렷했다. 아니, 죽음이 가까워지자 오히려 더 명확해지는 것 같았다. 흐려졌던 눈빛에 다시 빛이 돌았다. 마지막 불꽃이었다.

다윗은 솔로몬을 불렀다.

* * *

솔로몬이 아버지의 침상 곁에 무릎을 꿇었다.

다윗은 아들의 얼굴을 오랫동안 바라보았다. 젊은 얼굴. 아직 세상의 쓴맛을 모르는 얼굴. 그러나 곧 알게 될 것이다. 왕좌에 앉은 자는 반드시 알게 된다.

"내가 세상 모든 사람이 가는 길로 가게 되었다."

다윗이 말했다. 그의 목소리는 약했지만 분명했다.

"너는 힘써 대장부가 되어라."

솔로몬은 고개를 숙였다. 아버지의 손이 차가웠다. 한때 골리앗을 쓰러뜨렸다고 알려진 손, 수많은 전쟁에서 칼을 휘둘렀던 손. 이제는 떨리고 있었다.

"네 하나님 야훼의 명령을 지켜 그 길로 행하며 그 법률과 계명과 율례와 증거를 모세의 율법에 기록된 대로 지키라. 그리하면 네가 무엇을 하든지, 어디로 가든지 형통하리라."

다윗은 잠시 숨을 골랐다. 공식적인 말은 끝났다. 이제부터가 진짜였다.

* * *

다윗이 손짓했다. 방에 있던 시종들이 물러났다. 아비삭도 나갔다. 아버지와 아들만 남았다.

다윗의 눈빛이 달라졌다. 자비로운 아버지의 눈빛이 아니었다. 차갑고, 계산적이고, 권력자의 눈빛이었다.

"내가 죽으면 네가 처리해야 할 일들이 있다."

다윗이 말했다.

"요압을 죽여라."

솔로몬은 놀라지 않았다. 예상했던 말이었다. 아버지와 요압 사이의 불화는 왕궁 전체가 아는 비밀이었다.

"스루야의 아들 요압이 내게 행한 일, 곧 이스라엘 군대의 두 장관 넬의 아들 아브넬과 예델의 아들 아마사에게 행한 일을 네가 알고 있다. 그가 그들을 죽여 태평한 때에 전쟁의 피를 흘려 그 피를 자기 허리띠와 발의 신에 묻혔다."

다윗은 공식적인 이유를 댔다. 아브넬과 아마사를 죽인 것. 그것은 요압의 죄였다. 명분이 될 수 있었다.

그러나 솔로몬은 알았다. 진짜 이유는 그것이 아니라는 것을.

* * *

다윗은 아들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내가 하는 말을 잘 들어라. 이것은 왕위를 지키기 위해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이다."

다윗의 목소리가 낮아졌다.

"요압은 내 비밀을 너무 많이 알고 있다."

솔로몬은 침묵했다. 아버지의 비밀. 그것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지 못했다. 소문은 들었다. 우리야를 죽인 것. 압살롬을 죽인 것. 그러나 소문일 뿐이었다.

"우리야를 죽이라고 명령한 편지, 그것을 요압에게 보냈다. 요압은 그 편지를 실행했고, 아마 아직도 가지고 있을 것이다."

다윗은 담담하게 말했다. 마치 날씨 이야기를 하듯.

"압살롬을 죽이라고 비밀리에 명령한 것도 나다. 백성들 앞에서는 '젊은 압살롬을 선대하라'고 말했지만, 요압에게는 다른 명령을 내렸다. 왕위를 위협하는 자는 가족이라도 살려둘 수 없다고."

솔로몬의 얼굴이 굳어졌다. 아버지가 형을 죽이라고 명령했다는 것. 그것은 소문이 아니라 사실이었다.

"요압은 이 모든 것을 알고 있다. 그런 자를 살려두면 언제든 위협이 된다. 그가 입을 열면 다윗 왕조의 정통성이 무너진다. 너의 왕권도 흔들린다."

다윗은 아들의 손을 붙잡았다. 차가운 손이었지만 힘이 있었다.

"비밀을 아는 자는 살려두면 안 된다. 이것이 왕의 첫 번째 법칙이다. 기억해라."

* * *

다윗은 말을 이었다.

"시므이도 죽여라."

시므이. 베냐민 지파 사람. 압살롬의 난 때 다윗을 저주하며 돌을 던진 자. 다윗이 예루살렘을 버리고 도망칠 때, 그는 길가에서 "피를 흘린 자여, 비열한 자여, 사울 집의 모든 피가 네게로 돌아갔도다!"라고 외쳤다.

그때 아비새가 "저 죽은 개가 어찌 내 주 왕을 저주하리이까? 내가 건너가서 그의 머리를 베겠나이다"라고 했지만, 다윗은 말렸다.

"그를 가만 두라. 야훼께서 저에게 명령하셨을 것이다."

압살롬의 난이 진압된 후, 시므이가 다윗에게 와서 엎드려 용서를 빌었다. 다윗은 그를 용서했다. 공개적으로 "너는 죽지 않을 것이다"라고 맹세까지 했다.

그러나 그것은 정치적인 계산이었다.

* * *

"내가 시므이를 살려둔 이유를 아느냐?"

다윗이 물었다.

"압살롬의 난이 끝난 직후였다. 북이스라엘 지파들의 마음을 얻어야 했다. 시므이는 베냐민 지파였다. 사울의 지파. 그를 죽이면 베냐민 지파 전체가 반발할 수 있었다."

다윗은 씁쓸하게 웃었다.

"그래서 용서하는 척했다. 관용을 베푸는 척했다. 그러나 나는 한 번도 그를 용서한 적이 없다."

솔로몬은 아버지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죽어가는 노인의 얼굴. 그러나 그 눈빛에는 아직도 차가운 복수심이 살아있었다.

"시므이가 나를 저주할 때 한 말이 있다. '사울 집의 모든 피가 네게로 돌아갔도다.' 그 말의 의미를 아느냐?"

솔로몬은 고개를 저었다.

"시므이는 알고 있었다. 내가 사울 가문을 어떻게 했는지. 이스보셋이 어떻게 죽었는지. 아브넬이 왜 죽었는지. 그는 진실을 알고 있는 자다."

다윗의 눈이 가늘어졌다.

"비밀을 아는 자는 살려두면 안 된다고 했다. 시므이도 마찬가지다. 내가 직접 죽이지 못한 것은 맹세 때문이다. 그러나 너는 그 맹세에 얽매이지 않는다. 명분을 만들어서 죽여라."

* * *

다윗은 마지막으로 말했다.

"아비아달은 죽이지 마라. 제사장이다. 죽이면 종교적 반발을 살 수 있다. 대제사장 직에서 파면하고 고향으로 추방하는 것으로 충분하다. 그러나 권력에서 완전히 밀어내라. 다시는 돌아오지 못하게."

솔로몬은 고개를 끄덕였다.

"길르앗 바르실래의 아들들에게는 은혜를 베풀어라. 그들이 내가 압살롬을 피해 도망칠 때 양식을 가져왔다. 그런 충성은 반드시 갚아야 한다."

다윗은 숨을 몰아쉬었다. 말을 많이 하니 지쳤다. 그러나 할 말은 다 했다.

"이제 네가 해야 할 일을 알았을 것이다."

다윗이 말했다.

"왕권은 피로 지키는 것이다. 자비를 베풀되, 위협은 제거해라. 적을 용서하되, 비밀을 아는 자는 용서하지 마라. 이것이 내가 평생 배운 것이다."

솔로몬은 아버지의 손을 잡았다.

"알겠습니다, 아버지."

다윗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눈을 감았다.

* * *

며칠 후, 다윗이 죽었다.

이스라엘의 위대한 왕, 통일 왕국의 건설자, 골리앗을 쓰러뜨린 영웅. 그가 눈을 감았다.

왕궁에 곡성이 울려 퍼졌다. 백성들은 길거리에서 울었다. 위대한 왕의 시대가 끝났다.

다윗은 다윗 성에 장사되었다. 그가 정복한 예루살렘에. 그가 세운 왕국의 수도에.

그의 통치는 사십 년이었다. 헤브론에서 칠 년, 예루살렘에서 삼십삼 년.

백성들은 그를 위대한 왕으로 기억할 것이다. 야훼의 기름부음을 받은 자, 이스라엘의 영광을 세운 자.

그러나 그 영광 뒤에 숨겨진 피와 비밀은 무덤 속으로 함께 들어갔다. 적어도 그렇게 되어야 했다.

* * *

솔로몬은 아버지의 장례를 지켜보았다.

그의 머릿속에는 아버지의 유언이 맴돌았다. 요압을 죽여라. 시므이를 죽여라. 비밀을 아는 자는 살려두지 마라.

솔로몬은 아버지를 사랑했다. 존경했다. 그러나 동시에 두려웠다. 저런 사람이 자신의 아버지였다는 것이. 그리고 자신도 저런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

왕좌는 피로 물들어 있었다. 아버지가 흘린 피, 그리고 앞으로 자신이 흘려야 할 피.

솔로몬은 하늘을 바라보았다. 맑고 푸른 하늘. 그러나 그의 마음은 어두웠다.

왕이 된다는 것. 그것은 영광인가, 저주인가.

솔로몬은 답을 알 수 없었다. 아직은.

* * *

나단은 장례식에 참석하지 않았다.

그는 자신의 처소에서 먼 곳을 바라보고 있었다. 다윗이 죽었다. 자신이 왕으로 만든 자, 그리고 자신이 조종한 자.

밧세바 사건 이후, 나단은 다윗을 손에 쥐고 있었다. 다윗의 죄를 알고 있었고, 언제든 그것을 무기로 쓸 수 있었다. 다윗은 그것을 알았고, 나단을 경계하면서도 가까이 두어야 했다.

그러나 이제 다윗은 죽었다. 그리고 솔로몬이 왕이 되었다.

솔로몬은 다윗과 달랐다. 젊고, 영리하고, 아직 죄가 없었다. 나단이 쥐고 있는 카드가 없었다. 솔로몬은 나단에게 빚진 것이 있지만, 그것이 얼마나 갈지 알 수 없었다.

나단은 생각했다.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까. 솔로몬과의 관계를 어떻게 유지해야 할까.

그는 오랜 세월 권력의 게임을 해왔다. 변방의 선지자에서 왕의 조언자가 되기까지. 그 과정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 권력은 잡는 것보다 유지하는 것이 어렵다는 것을.

나단은 창밖을 바라보았다. 다윗의 시대는 끝났다. 이제 솔로몬의 시대가 시작된다. 그리고 그 시대에서도 나단은 살아남아야 했다.

살아남는 자가 승리하는 것이다. 그것이 나단이 평생 배운 교훈이었다.

* * *

밧세바는 홀로 방에 앉아 있었다.

다윗이 죽었다. 자신의 남편이, 자신의 첫 남편을 죽인 자가, 자신을 취한 자가 죽었다.

그녀는 울지 않았다. 눈물이 나지 않았다. 다윗을 사랑했던가? 그녀는 잘 모르겠다. 처음에는 두려웠고, 나중에는 익숙해졌고, 어느 순간에는 의지하게 되었다. 그것이 사랑인지는 알 수 없었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다윗이 없었다면 솔로몬도 없었을 것이라는 사실이다. 우리야가 살아있었다면 솔로몬은 태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밧세바는 창밖을 바라보았다. 우리야. 그의 얼굴이 기억나지 않았다. 너무 오래전 일이었다. 그녀는 그를 사랑했었던가? 아마 그랬을 것이다. 젊은 시절의 사랑. 순수했던 시절의.

그러나 그것은 이미 지나간 일이었다. 지금 중요한 것은 아들이었다. 솔로몬. 이스라엘의 왕.

밧세바는 이제 태후였다. 왕의 어머니. 그녀가 원하지 않았던 권력이 그녀에게 왔다. 아이러니였다. 모든 것을 잃었다고 생각했던 그녀가, 결국 가장 높은 자리에 올랐다.

그러나 그녀는 알았다. 권력은 안전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것을. 다윗도 권력을 가졌지만, 평생 불안에 떨었다. 솔로몬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리고 그녀도.

밧세바는 한숨을 쉬었다. 다윗의 시대가 끝났다. 그러나 그가 남긴 것들은 끝나지 않았다. 비밀과 복수, 피와 권력. 그것들은 솔로몬에게 유산으로 남겨졌다.

그녀의 아들이 그 유산을 어떻게 감당할지, 밧세바는 걱정이 되었다. 그러나 도울 방법은 없었다. 왕은 혼자 그 무게를 지어야 했다.

밧세바는 눈을 감았다. 내일은 또 어떤 일이 벌어질까. 알 수 없었다. 다만 살아남아야 한다는 것만 알고 있었다.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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