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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녹 Oct 06. 2024

동생이 집을 나갔다

동생의 첫독립

얼마전 말그대로 동생이 집을 나갔다. 대학 졸업을 앞두고 취업한 첫직장이 집과 거리가 있어 회사 근처에서 살게 된것이다. 부모님과 함께 살면서 나보다 집안일을 더 많이하고 더 잘하던 동생이었기 때문에 혼자서도 잘 살꺼라는 생각에 걱정은 되지 않았다. 하지만 집에서 누군가 한명 빠진다는게 이렇게 허전한건줄 몰랐다. 계절과 흐린 날씨가 맞닿아 있어 그런가 동생이 없는 집이 적적하게 느껴진다. 집에서 한명이 없어도 이렇게 허전한데 언젠가 상황에 따라 해야할 독립이지만 독립은 아직 나에게 먼일 같다.


https://brunch.co.kr/@hyio/80


엄마 누나 언제와?


나와 4살 터울인 남동생은 생각해보면 어렸을 때 부터 마음과 달리 표현은 그다지 살갑지 않았던 나를 잘 따랐다. 초등학교 수련회를 다녀오고나서 유치원생이었던 동생은 나를 보고 팔짝팔짝 뛰며 엄청나가 반겨주었다. 엄마가 수련회를 간날 밤이되도 안오자 내가 언제 오냐고 울었다고 했다. 그말을 들은 나는 동생을 울보라고 한동안 놀렸다. 


고등학생 때 10시까지 야자가 의무였다. 학교에서 집가는길이 어둡지는 않아서 위험하지는 않았다. 그래도 부모님이 중간지점에 마중나와 데릴러와주시곤 했는데 부모님이 못오실 때면 동생이 투덜투덜대면서 서있었다. 서로 절대 나란히 걷지는 않고 내가 투덜투덜대는 동생의 뒤를 따라갔는데 가끔씩 동생이 뒤를 보고 빨리 오라고 잔소리를 하곤 했다. 나보다 4살이나 어렸지만 키와 덩치는 성인 못지 않았던 동생이었기 때문에 집에가는 길이 든든했다. 그때 좀더 살갑게 대해줄껄 그랬다.


매트리스랑 컴퓨터만 있으면돼


자취방을 구하고 자취에 필요한 물품들을 사러 다닐 때 부모님은 걱정이 되는지 이것저것 필요한 물건들을 사주시려고 했다. 그런 부모님을 보고 동생은 어차피 퇴근하고 잠만 잘꺼니까 매트리스랑 컴퓨터만 있으면 된다고 했다. 혼자살면 밥이라도 든든히 먹어야한다는 엄마는 백화점에 가서 비싼 전기밥솥을 샀고 김치를 담갔다. 아빠는 잘 자야한다며 매트리스와 이불을 샀다. 독립하는 동생을 위해 이것저것 챙기시는 부모님을 보면서 이런게 부모님의 마음이구나 라는게 느껴져서 찡했다. 나 또한 필요한게 없냐고 물어봤는데  분명 매트리스와 컴퓨터만 있으면 된다는 동생이 미니 건조기를 사달라고 했다.  


저녁을 뭐먹는지 보고하는 동생, 언제까지 보내려나?




어렸을 때 투닥거리며 지냈지만 성인이되어 말이 통하고 부터는 서로의 고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며 친구처럼 지내는 사이가 된것 같다. 이제 저녁을 함께 먹으며 말동무할 친구가 없어졌지만 자신만의 길을 가는 친구의 지원군이 되어주어야 겠다.



https://www.youtube.com/watch?v=rBqdxJOhF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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