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퇴근하고 진짜 일이 시작된다.
요즘 유연근무제를 하는 곳이 많이 늘어나긴 했지만 보통의 회사 근무 시간은 9-6이다. 어떤 직장인이 야근을 원할까? 모든 직장인은 매일 칼퇴하고 저녁있는 삶을 원한다. 근무시간 내에 업무를 다 끝내면 좋겠지만 일정이나 여러가지 상황 등으로 근무시간내에 끝내지 못해 불가피하게 야근을 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근무 시간내에는 광고주 및 협력사 응대 등으로 전화를 할 일이 많고 급한일부터 처리를 해야 하느라 중요하지만 우선순위가 후순위인 일이 계속 밀린다. 업무시간이 끝난, 연극이 끝나고 난 뒤 혼자 객석에 남아 조명이 꺼진채 진짜 업무를 하기 시작한다.
숨쉬고 있지?
근무시간에 놀거나 우선순위를 잘못정해서 야근을 하는게 절대 아니다. 광고회사에서 일하고 있기 때문에 광고주 말 한마디로 업무순위가 뒤집어지거나 완전히 새로운 일을 해야 할때가 많다. 광고 회사 뿐만 아니라 다른 직종도 윗사람이나 누군가의 말 한마디로 일정을 엎어야 하거나 보고서를 엎어야 할때가 많을 것이다. 또한 데드라인이 촉박할 때가 많아서 협력업체와 일정을 조율하고 관련된 보고서를 작성하고 나면 해야할 일이 산더미 인 데 벌서 퇴근시간이 되어있다. 너무 바쁠 때는 아침에 출근하자마자 커피 가지러 갈 시간 없이 화장실도 한번 가지 못한 채 점심 시간을 맞이하고, 점심을 자리에서 간단히 먹고 나서 퇴근시간때까지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너무 바쁠때는 다들 아무말도 없이 타닥타닥 타자소리만 들리고 고요해서 가끔 팀원들끼리 농담삼아 "숨쉬고 있지?"라고 서로 확인해보곤 한다.
야근에 먹는 맛없는밥
야근을 하게 되면 야근식대가 나오지만 밥을 먹지 않고 차라리 그 시간에 최대한 빨리 업무를 마치고 퇴근하고 싶다. 하지만 업무를 처리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게 될 것 같은 경우나 업무시간에 에너지를 다 써버려서 에너지가 고갈된 경우 어쩔수 없이 밥을 먹으러 간다. 평소에 최대한 자극적인 음식은 피하려고 하지만 도파민 분비를 위해 맵고 짜고 단 자극적인 음식을 찾을 수 밖에 없다. 야근할 때 먹는 밥은 아무리 맛있는 음식이라고 해도 밥맛이 별로 없다. 그저 에너지를 채우기 위해 먹는 것일 뿐 빨리 퇴근하고 싶은 마음 뿐이다. 밥을 먹고 회사로 돌아오는 길에 달달한 카페모카를 사들고 와서 단기간에 폭발적인 활동을 위해 뇌에 충전한다. 특히 밤에 몸에 좋지 않은 음식을 먹다보니 야근을 한 주에는 피부가 뒤집어진다.
차라리 오히려 마음이 편하다
밥과 달달한 커피로 충전한 후, 다들 바삐 퇴근해서 어둠만이 흐르고 정적만 남은 사무실에서 본격적으로 진짜 해야할 일을 하기 시작한다. 오히려 업무시간에 일할 때보다 마음이 편하다. 왜냐면 일단 업무시간이 지나서 나에게 연락올 사람이 없고 회사 내에도 나를 터치할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가끔 늦은시간에 청소해주시는 여사님이 왜 아직도 퇴근 안했냐고 걱정해 주시기도 한다. 모두가 퇴근 한 후 오롯이 혼자가 되어 일을 할 수 있다. 아침에 업무 효율이 좋은 편이라 밤에는 아침보다 어쩔수 없이 효율이 떨어지지만 그래도 마음 편하게 진짜 해야할 일들을 처리해낼 수 있다. 밤이라 늘어지기 쉬워서 몇시까지 해야할 일들의 목표를 세워놓고 최대한 몰두해서 일을 끝낸 후 택시를 타고 비로소 퇴근한다.
야근은 몸에 좋지 않다. 3일 연속 풀 야근을 한 적이 있었는데 어떻게 정신을 붙잡고 있었나 싶고 몸이 망가지는 느낌이 들었다. 야근을 없애기 위해 퇴근시간 이후 컴퓨터를 모두 끄는 회사도 많다고 들었다. 하지만 이런 경우에도 개인 노트북으로 일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회사 업무라는게 제시간에 끝낼 수 없는 상황이 많아서 야근은 어쩌면 불가피한것 같기도 하다. 야근을 없을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연극이 끝나면 빨리 집으롣 돌아가야지 혼자 처량하게 남아 있긴 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