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릴 때 오히려 여유를 가져야 하는 이유
인생은 정원을 가꾸는 일과 닮았다.
정원에 어떤 꽃과 나무를 심을지 내 마음대로 혹은 상황이 허락해 주는 만큼 꾸밀 수 있다. 담장을 높게 쌓거나 낮은 울타리만 지을지, 분수대를 설치할지, 아니면 디딤돌을 배치할지까지도 전부 내가 정할 수 있다.
하지만 예산이 넘쳐서 이미 다 큰 나무를 통째로 데려오지 않는 이상, 마음에 드는 커다란 나무를 얻으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묘목부터 시작한 나의 꿈이 병치레를 견디고 무럭무럭 자라 달콤한 과실과 향기 나는 꽃을 맺고 시원한 그늘막을 만들어 줄 때까지 그만한 시간과 노력을 쏟아야 한다. 적당한 물과 볕을 기본으로, 필요할 때 거름을 주고 가지를 다듬고, 때로는 병충해도 막아주고 월동 준비도 해야 한다.
거목은 하루아침에 자라지 않는다. 아름다운 정원도 한 번에 뚝딱 만들어지지 않는다. 꿈이 클수록 실현은 오래 걸린다. 긴 시간과 꾸준한 노력을 견디는 자만이 크고 울창한 나무를, 진정한 나의 나무를 가질 수 있다. 그러니 그때까지 우리는 기다릴 줄 알아야 한다.
나만의 정원에서 아직 작은 나무를 보며 불안해할 필요도, 조급해할 필요도 없다. 내 나무의 매력은 내가 제일 잘 아는 법. 처음부터 집채만 한 나무는 없었듯 옆집 담벼락 위로 보이는 멋진 나무도 한때는 마른 묘목인 시절이 있었다. 포기하지만 않는다면 늘 배움의 과정이 있을 뿐 실패란 없다. 앞으로 남은 계절은 많다. 그러니 여유를 가지자. 훗날 아름답게 우러러볼 나의 꿈을 상상하며 인내심과 사랑을 품고 나무의 속삭임에 귀 기울여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