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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지킴이 Oct 27. 2017

<서평>나, 있는 그대로 참 좋다

잘 살고 있는지가 궁금한 나와 당신을 위한 이야기.

자기계발서만 주구장창 찾다가, 오랜만에 에세이 코너를 찾았다. 
나처럼 퇴사하고 자신의 길을 걸었던 사람들은 지금 어떻게 살고 있는지가 궁금했고,
자기 스스로의 길을 선택한 사람들은 불안하지 않게 잘 살고 있는지를 확인하고 싶었다.

그렇게 찾은 에세이 코너에서 <나, 있는 그대로 참 좋다> 를 발견했다.
[사연 읽어주는 여자]로 잘 알려진 SNS 스타 조유미작가의 두 번째 에세이
이번에는 다른 사람의 이야기가 아닌,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냈다고 해서 그 이야기가 궁금했다.



20p

누구보다 높이 올라가려고 욕심을 내다가 알게 된 건 

이 세상의 적은 남이 아니라 나 자신이라는 사실이었다. 

빨리 일어나야 하는 나와 더 자고 싶은 나, 

그만 먹어야 하는 나와 더 먹고 싶은 나, 

공부해야 하는 나와 쉬고 싶은 나, 

화를 내고 싶은 나와 참아야 하는 나, 

그만두고 싶은 나와 버텨야 하는 나, 

내가 싸워야 하는 상대는 남이 아니라 매 순간의 나였다.

이 승부에서 승리와 패배는 없었다.

내가 조금 더 나은 사람이 되느냐 

조금 더 못난 사람이 되느냐의 결정 뿐이었다.



어렸을 때부터 나는 경쟁심이 남달랐다.
공부든, 체육이든, 음악이든 다른 사람들보다 잘해야만 직성이 풀렸다.
삼남매 중 둘째로 태어난 탓도 있겠지만, 타고난 성미 자체가 욕심이 많은 성미다 보니
남보다 더 잘해야만 행복한 감정을 느꼈던 것이다.

하지만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삼십년의 시간을 살다 보니,
다른 사람들과 경쟁하는 것보다 내 자신과의 경쟁이 살아가는 데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우리는 매일 아침 눈 뜨자 마자 내 자신과의 신경전을 시작한다.
5분만 더 자고 싶은 나와 조금이라도 일찍 일어나서 준비하고 싶은 나,
한 숟갈이라도 더 먹고 싶은 나와, 이제는 그만 살 빼야할 때가 아닌가 싶은 나,
인터넷 쇼핑과 카카오 메신저로 시간을 보내고 싶은 나와,
이제 그만 놀고 조금은 발전적인 일들 해보고 싶은 나.

이렇게 하루에도 열두번씩 내 안에서는 전쟁 아닌 전쟁이 벌어진다.
다행인 건 아직까지는 더 나은 사람이 되고자 하는 내가 이기는 횟수가 많다는 사실이다.
그래서인지, 다른 사람과 경쟁하는 것보다 스스로 경쟁하는 게 더 즐겁다.
이렇다 할 훈장은 아직까지 못 달았지만,
하루 하루 더 나은 내가 되어가고 있다는 사실만은 확실하니 말이다.




155p

휴대폰 배터리를 충전하는 것처럼

사람의 마음도 충전해야 한다.

휴대폰은 꺼질까 봐 보조배터리까지 들고 다니면서

사람의 마음은 왜 미리 충전하지 않을까



회사를 그만두기 전 나는 스스로를 다그치는 일이 많았다.
다른 사람들도 다들 버티고 있는데, 내가 나약하기 때문에 이렇게 힘든 거라고
세상에 좋아하는 일만 하는 사람은 없는데, 내가 뭐라고 좋아하는 일만 하겠다고 덤비는 거냐고
다들 네, 네 거리며 살아가는 세상에, 내가 뭐 잘났다고 상사에게 이의를 제기하는 거냐고
그냥 남들처럼만 살아가자고

나는 이렇게 생각 하는게 스스로를 다독이고, 회사에 더 잘 적응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딱 6개월 만에, 나를 지탱할 수 있는 에너지가 바닥 나 버렸다.
회사를 다니는 하루 하루는 지옥이었고, 아무것도 아닌 일에 툭하면 눈물이 났다.
조금만 더, 조금만 더 버텨보려던 내 마음은 이미 방전 상태가 되어버린 것이다. 

심폐소생이라도 해보자는 심정으로 6개월 만에 나는 사표를 던졌다.
'휴식'이라는 배터리 충전기를 드디어 내 몸에 꽂은 것이다.
방전 상태가 되어 보니 알 것 같았다.
내 마음은 억지로 달래고 다스린다고 충전할 수 있는 게 아니라는 것을.
가끔은 내 마음이 원하는 이야기를 들어주는 게 진정한 충전이라는 것을.
그리고 이제는 내 마음을 미리 충전할 수 있는 보조배터리를 꼭 챙겨야 한다는 것을.
뒤늦게 나는 알아버렸다.




177p

내가 잘하고 있는지 못하고 있는지 모르는 것이 당연하다

성장이 끝난 게 아니라 성장하는 중이니까.

어제보다 오늘을 더 잘 보냈다면

충분히 잘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 의심하지 말고 가야 할 길을 가면 된다.

그 길의 끝에는 꽃 한 송이가 놓여 있을 것이다.


회사를 그만두고 자유인이 된 지도 벌써 한 달 반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집에서 쉬면서 책이나 보면 좋겠다고 투덜거렸던 내 자신은 어디 갔는지,
요즘에는 집에서 보내는 시간들이 조금은 무료하게 느껴진다.
왜 그럴까?하고 반문해봤는데 아마 내 자신이 정체돼 있다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회사에서 일하는 것과 다르게 집에 있다 보면 내가 성장하고 있는지가 의심될 때가 많다.
나를 평가하는 사람도 없고, 내 자신이 스스로 성장하고 있다는 결과물을 보기도 힘드니까.
반드시 해야 할 일이 있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알아서 해야 할 일만 존재하니까.

내가 이렇게 느끼는 건 아마 기존의 평가 시스템에 너무 많이 익숙해진 탓이다.
다른 사람이 정해준 목표에 따라 움직였던 삶에 익숙해진 탓에,
내가 세우는 목표를 따라가는 것이 맞는지 아닌지 확신을 가질 수 없는 것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나는 매일 매일 성장하고 있다.
좋은 책을 읽으면서, 좋은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면서,
내 생각이 가득 담긴 글을 써 내면서, 내가 뛰어가고 싶은 방향을 결정하면서
나는 그렇게 내 인생에 다신 없을 귀중한 시간들을 보내고 있는 것이다.

이 길 끝에 어떤 꽃이 놓여 있을지에 대한 확신은 아직 없다.
다만 확실한 건 내 길 끝에 놓여 있는 꽃은
내가 직접 씨 뿌리고, 물 주고, 비료까지 뿌려줘서 만들어 낸
소중한 꽃이라는 것.

다른 사람에게 받은 꽃이 아니라, 스스로 지켜내고 키워 온 꽃이라는 것.
그래서 더더욱 소중하다는 사실. 그것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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