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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시로바로앉는여자 Mar 15. 2024

강약중강약, 오늘은 중

[기획하는 작은책방 이야기] 중에서

강약중강약

30년도 훨씬 이전에 음악시간에 배운 4분의 4박자. 안정감을 느끼는 박자라고 한다. 

나는 아직도 ‘강약중강약’의 박자가 머릿속에 떠오를 때가 있다. 그러면 초등2학년 때 배운 그 버전으로 손바닥 박자를 따라가 본다. 문득 떠올리기엔 아득하기만 한 4분의 4박자. 나는 ‘강약중강약’을 왜 기억하고있는거지.

행복해도 불안감이 곧 올라왔고 불안할 때 곧 찾아올 안정을 확신하기도 한다. 그래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우스꽝스러운 내 표정이 답답할 때가 많다. 행복한 순간일 때 만끽하고 충분히 기뻐하는 일이 불편한 것은 내 인생의 기본값이 행복이 아니라는 생각일까. 약간의 우울과 불안정, 그 감정은 다방면에서 나를 분발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두 손 꽉 쥐고 도달해야 하는 곳은 어디인가 이 생각에 곧 사로잡히게 된다. 그럴 때 떠오른 작은 메세지 ‘강약중강약’.


인생에서 ‘강’은 딱 2번 ‘약’이 딱 2번 사이좋게 강과 약이 주고받으며 그렇게 살 수 있길 바라는 마음. 늘 강만 있을 수 없다. ‘강약중강약’은 일종의 주문이다. 나에게 건네 보는 치유 주문 같은 것이었을까. 아주 어렸을 적부터 나는 그 주문을 마음에 들어 했을 것이고 본능처럼 마음에 품고 너무 행복하지도, 너무 낙담하지도 말라고 스스로 이야기하고 살았는지 모르겠다. 

나는 이 글을 쓰면서 나에게 행복과 즐거움을 만끽할 줄 모르는 사람이라고 단정하지 말자고 했다. 이제부터 내 인생의 기본값은 중용이다. 지나치지 않고 모자라지 않는 중용이 기본값인 어른으로 나를 키우려 한다.


친정집에 두고 온 구름이는 하루종이 배란다 밖만 처다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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