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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백이나 Jul 09. 2020

나의 다도는 (01)

사진과 차와 일상, 원래 있던 이야기들의 시작

말차를 마시면서 좋아하는 순간이 여럿 있는데 이게 그중 하나다.

가루를 개기 바로 직전 약간의 물을 넣었을 때. 차와 물이 아직 섞이기 직전.




농차로 마시기 좋다는 이유로 구매한 소산원 - 운학(雲鶴).

사실 박차로 마시는 게 더 좋은 것 같다. 부드러워서..

이름에 구름 운이 들어간 이유를 알 것 같은, 그런 여유와 나긋함이 묻어나는 맛이다.


순간을 완벽하게 찍진 못했지만 그런 환상적인 순간이 있다.

차선을 젓기 시작하면서 해가 들어오는 때. 아주 반짝거리는.


일상의 사소한 기적이나 마법이라는 문구를 쓴다면 차를 마실 때 쓰고 싶다.

몽글몽글 퍼지는 차향에 늦지 않게 차선을 갖다 대어 젓기 시작해 '아 이건 맛있겠다. 맛있어져라.'라는 생각이 들 때, 해가 들어 퇴수기와 찻물이 반짝거릴 때, 오늘은 그럴 거라고 답하는 것 같은  때.

그리고 확답을 받은 것처럼 맛있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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