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백이나 Jun 30. 2021

고령 생비원

2019.10.27. 운월시사들의 첫 시작

고령 생비원, 가야산 아래 호수가 계곡 사이에서 새로이 운을 짚네.


어째선지 입구에 차(茶)간판이 있었어요.

물이 깨끗하고 맑아서 그냥 물 틀어서 바로 끓여 차를 우려도 괜찮다고 하셨습니다.

얼마나 좋나요! 생수를 이고지고 움직일 필요가 없는 여행이란 말이지요.


도착하자마자 정자에 짐을 풀어 야외 찻자리를 가졌습니다.

그야 이미 오후 3~4시였고, 산 속이란 금세 추워지기 마련이니

이 찰나를 빠르게 즐겨야하는 법이니까요.


저희가 좋아하는 놀이 중 하나가

이것저것 가져온 것들을 죽 늘여놓고,

그때그때 어울리는+원하는 그릇이나 기물을 사용하기

입니다. 


다른 사람들이 보기엔 이 소꿉놀이가 천진하면서도 우스워보일 수도 있습니다만

저희에겐 즐거운 추억거리인 셈이죠.




동백역 하얀집의 두유요시노캉

맛있는 다과는 빼놓을 수 없는 다회의 즐거움


조륵조륵


그래서 주로 무엇을 하냐면

차를 마시다가

향을 피우다가

노래나 틀어뒀다가

노잼(=재미 없음)을 관조합니다.


뭐 누가 재미 없어뵌다 하면

그냥 우린 유(有)잼이라고 해버리지요 뭐



빛 그림자


그렇게 앉아서 두런두런 이건 이거랑 어울립니다

이건 이렇게 하는 게 좋을 것 같네요.

따위의 얘기를

간식 삼아 까먹다보면 훌쩍 빛 그림자가 길어지는 시간이 됩니다.



5시 반 내 고향, 20대 청년들은 무엇을 하는가. by.에오루스






짧아지는 낮과 타들어가듯 마르는 꽃잎

사람들은 어떤 기억을 갖고 그것을 원동으로 살아간다는데

아마 이 날도 그런 여행이지 않았나 합니다.

그때 정말 좋았지, 친구들이랑 함께 하는 첫 차여행


매거진의 이전글 도대체 200만원짜리 차를 누가 마시는 거예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