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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현수 Feb 03. 2024

편집은 관계 설정이다

『에디토리얼 씽킹』을 읽고 배운 것들

보통 좋은 책을 읽을 때 ‘야~, 오우~ 좋네’ 라고 감탄하며 읽는데 ’크-, 캬아- 죽이네’라고 진하고 거친 감탄사가 저절로 나오는 책은 정말 오랜만이었다.

『에디토리얼 씽킹』을 읽고 나서 내 머리 속에 남은 단어는 ‘편집’이 아니라 ‘관계’였다. 책에서 설명하는 편집의 과정이 내게는 ‘관계되는 것’들을 찾고, 분류하고, 선별해서, 완성해가는 과정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독자와 매체, 콘텐츠와 정보, 사물과 의미 사이의 관계를 규정하고 새로운 연결을 해가는 과정이 바로 그것이다. 이는 디자인, 기획, 마케팅, 브랜딩 등 전략적이고 창의적인 모든 활동을 할 때 필요한 일들이다. 편집적 사고란 결국 이렇게 관계들을 정의하고 설정해가는 사고 과정이라 이해했다.

이러한 사고의 과정 프로세스를 책에서는 재료를 수집하고 - 연상하고 - 범주화하고 - 관계와 간격을 맞추고 - 레퍼런스를 재배치하고 - 컨셉을 만들고 - 요점을 찾고 - 프레임을 만들고 - 객관화 주관화하고 - 생략하고 - 질문하고 - 시각 재료의 순서로 설명한다.

이 중 한두개만 잘해도 좋은 편집물, 창작 결과물이 될 거라 생각하는데 열두가지나 되는 사고과정을 통해 편집을 하는 저자는 얼마나 복잡하고 밀도있는 사고를 할지 가늠이 되질 않을 정도였다. 20년 동안 편집자로 살아간다고 이 모두를 얻을 수 있는 건 아닐거고 그만큼 스스로 많은 훈련과 고민을 거쳤을거라는 짐작은 충분히 할 수 있었다. 그 과정 사이에서의 소중한 생각들을 고스란히 한권의 책으로 담았다.

그렇다고 그 과정들이 심각하게만 다가오지 않았고 오렌지 빛 책표지처럼 신선하게 다가와서 좋았는데, 저자가 경험했던 생생한 현장의 예시들이 그 무게감을 덜어낸 게 아닐까 싶다. ‘편집이 상당히 멋지고 창조적인 삶의 기술이라는 믿음으로 이 책을 썼다’는 저자의 말에 공감하며 편집이나 기획하는 사람들뿐 아니라, 더 깊이 구조적으로 사고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추천드린다.



#에디토리얼씽킹 #EditorialThinking

#에디터최혜진 #터틀넥프레스 #창조적사고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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