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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쉬이즈해피 Jan 23. 2024

#여자일기] 왜 그런 날 있잖아

뭐가 뭔지 모르겠어서 이유 없이 울컥하는 그런 날


...

...

아무것도 쓸 수가 없는 날.

오늘이 그런 날이다.

멍 하게 앉아 생각하다가 그냥 마음에 묻어두는 날.

맑은 하늘에  아껴둔 흰 바지 입었는데 비가 와서

바지 끝자락이 흙탕물로 뒤섞여 버린 그런 날 있잖아.

 마음 끝자락이 진 회색으로 덮여 버렸어.

이럴 줄 알았으면 아껴두었던 흰옷을 입지 않았을 텐데


오늘이 그런 날이다.

토해내고 싶은 말은 많지만, 이내 삼켜버려야 하는.

언제나 그랬듯 삼켜내고 누르고 , 덮어버리는 그런 날이다.  차라리 속시원히 다 토해버리고 싶은 날.

이런 꿀렁꿀렁 거리는 마음이 나를 어지럽히는 날.


오늘은 그런 날이다.

이젠 익숙해져 버린 상황에 적당히 무덤덤해진 나를

 바라보는 날. 굳은살이 베인 것처럼  무뎌진 내모습에

마음이 아픈 오늘은 그런  날이다. 이 사사로운 감정 하나

 때문에 내 하루가 모두 엉망이 되어버리는 날.


오늘이 그런 날이다.

'좋은 것 나쁜 것이 따로 있는 게 아니듯,

좋은 인연 나쁜 인연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

너무나 평범한 이 말에 혼자 울컥하는 오늘은 그런 날이다. 하고 싶은 말이 많았지만, 아무말도 하지 않은 오늘이 그런 날이다. 멍하게 앉아 머릿속에 많은 글들을 혼자 써내려

 갔지만, 아무것도 남기지 않기로 한 그런 날이다.

오늘이 그런 날이다.

왜 그런 날 있잖아. 답답해서 펑펑 울고 싶은데,

무뎌진 내 마음이 눈물조차 허락해주지 않아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그런 날. 감정 바이러스에 걸린 기억 데이터들을 모두 삭제하고 싶은 그런 날.


오늘이 그런 날이다.

delete! delete! dele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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