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나는 나와 함께 갈 것이다.
어릴 적 나를 이겨야 한다는 말을 수도 없이 듣고 자랐다.
나는 당연히 나를 이겨야 했지만 그러지 못했다. 나는 늘 나에게 지고 살았고 그 댓가로 나태한 사람, 나약한 사람이 되었다.
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패배자였다.
나는 나를 이기고 싶었다. 그러다 문득 생각이 들었다. 내가 꼭 나를 이겨야 할까? 왜 나는 끝없이 나와 싸워야 하는걸까? 내가 나를 이기고 나면 그 뒤엔 뭐가 있을까?
내가 나에게 이긴다 한들 결국 지는 것 또한 나인데?
내가 해야 할 것은 나와 싸워 이기는 것이 아니었다. 지친 나를 사랑하고 내 모습 그대로를 인정하고 손을 잡아 주는 것이었다. 나는 나와 함께 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