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깥으로 뛰어가는 No.7
터덜터덜 걸으며 문을 열고 집으로 들어왔다
옷을 걸어놓고 주방에서 커피 한잔 따라
발코니에 와 앉아있는데
개굴!
개구리 한 마리가 들어왔네?
개구리 옆에 앉아서 개구리와 함께 바깥을 본다
저 멀리 하염없이 바라보는데 귓가에 벌레소리 웽
눈살 찌푸려지고 엉덩이는 저려가는데
개굴!
개구리가 바깥을 바라보며 운다
조심스레 개구리 쪽으로 다가가서 물어본다
개구리야, 왜 물가 두고 여기에 와있니?
소리 없이 찾아온 개구리를 도리어 걱정하는데
깨굴!
개구리가 귀찮다는 듯 불룩거리며 운다
주춤하고 뒤로 한발 물러서고 다시 묻는다
개구리야, 딱딱한 나뭇바닥은 아프지 않니?
편한 곳을 두고 집에 찾아온 녀석을 괜히 탓하는데
개구리가 몸을 부풀리고 목청껏 소리 지른다
놀라서 꽈당하고 자빠져 얼얼한 내 엉덩이
개구리는 크게 폴짝- 뛰어 발코니 밖으로 날아가
우습게도 촉촉한 잔디밭 아래로 떨어져 사라졌다
딩동-!
벨 소리와 함께 누군가가 문밖에서 날 부른다
제가 살면서 제일 많이 빠지기 쉬웠던 착각이 "무능감"이었습니다.
무능감은 이유 없이 찾아오지 않습니다. 보통 어떠한 환경적 또는 대인관계, 본인 내면의 원인과 함께 찾아오는 경우가 많죠. 생각해 보면 저도 20대 시절엔 종종 이 착각에 빠지고 벗어 나오는 걸 반복했습니다.
하지만 경험이 쌓일수록 조금씩 그 빈도가 줄고 회복탄력성이 생깁니다.
~환경 때문에 나는 해낼 수 없어. 내가 잘 안 된 건 ~때문이야. 나는 꿈이 있는데 세상이 ~.... 이런 생각은 의외로 본인으로부터 오는 것 같습니다.
사회적 제도적인 부분도 있겠지만 본인의 의지가 6할이고 사람이 3할 배경이 1할이라고 생각해요.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고 제가 맞으리라는 보장은 없습니다)
하지만, 결국 내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안에 머무를 수 있고,
세상을 박차고 나갈 수 있는데.
개구리도 발코니에 스스로 들어오고 때가 되면 다시 뛰어나가는데,
우리는 오히려 개구리를 걱정하고 불쌍히 여기기도 합니다.
이야기 속의 개구리는 어쩌면 그런 우리를 깨우는 소리를 냈을지도 몰라요.
완벽주의로 물든 세상을 향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