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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낙타 Apr 04. 2020

직장인의 소소한 주식이야기 두 번째 - 루이싱커피

장난 삼아 올렸던 지난 글이 조회수 폭발해서 4만을 넘어섰다.. 잠깐 반짝하는 조회수에 연연하기보다 조금 더 유익하고 부담 없이 볼 수 있는 글을 남기는데 집중해야겠다. 


그래서 이번에 말하고 싶은 주제는 '중국 주식'이다. 

아니 이 시국에 뜬금없이 무슨 중국 주식 이야기냐고? 그래도 한 번 들어보면 재미있을 거예요! 


처음 중국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에 대해서 2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본다. 

이직한 직장에서 한창 자라나는 새싹이었던 조계장은 중국에 관심이 많았다. 여행을 다니는 나라마다 중국인들이 너무나 많았고 계속 피할 수만은 없었기에 간단한 대화라도 하고 싶어서 독학으로 HSK3급을 취득했다. 

하지만 막상 중국인들이 말을 걸면 무서워서 중국어로 "저는 중국인이 아니에요, 한국인입니다"만 열심히 말했다. 

첫 번째로 황당한 점은 처음 보는 중국인이 항상 나에게 중국어로 말을 건다는 것.

두 번째 황당한 점은 내가 중국인이 아니라는 말을 중국어로 하면 "뭐라고? 너 중국 말하는데 무슨 중국인이 아냐? %^&%@"라고 하는 것이었다.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중국이라는 인식은 짝퉁을 잘 만들거나 'made in china'라고 적혀있는 가전제품은 고장이 잘 난다는 선입견을 가지고 있었고 우리나라보다 조금 낮은 생활수준이라 생각했었다. 그 생각이 송두리째 바뀌게 된 것은 내 눈으로 직접 중국의 현장을 바라보게 된 이후이다. 


전 직장이 자전거 회사였는데 자전거의 생산은 중국 심천이라는 지역의 공장에서 조립을 한 후 한국으로 가져오는 OEM 방식이었다. 2년 차 때 공장 견학을 위해 중국을 갈 수 있었고 어마어마한 공장의 크기와 인구에 감탄이 절로 나왔다. 

  

2박 3일간 하루 종일 공장만 구경하는 건 아니기에 하루만 견학하고 나머지 일정은 가이드와 함께 천안문과 만리장성 등을 구경했는데 중국이 정말 대단한 나라구나 싶은 것을 새삼 느끼게 되었다. 


가장 놀라운 것은 어디를 가도 결제방식이 대부분 qr코드였다. 지금은 우리나라도 휴대폰으로 qr코드 결제방식을 많이 도입해서 어색하지 않지만 그때 당시에는 2014년이었는데 그런 결제가 되는 것이 너무나 신기했다. 

음식점을 가도, 물건을 사러 상점을 가거나 편의점에서도.

심지어는 거지에게도 qr코드로 적선을 한다!!

현금 + qr코드 이중결제방식 깡통

 

숙박하는 호텔도 엘리베이터 층수를 눌렀는데 반응이 없길래 뭔가 싶었는데 숙소 카드를 대고 나서 층수를 눌러야 했다. 베이징 덕을 먹는다길래 평범한 음식점을 갔더니 내부의 크기가 오버 조금 보태서 작은 운동장 수준으로 끝에서 끝까지 걸어가는 시간만 10분이 걸린다. 

테이블도 뱅글뱅글 돌아가는 회전 테이블인데 그렇게 큰 테이블은 처음 봤었다. 한 50명은 앉을 수 있을만한 크기. 

계산하고 나오는 카운터에는 대왕 거북이가 유유히 날아다니고 있었다... 이게 중국이구나

거북이는 먹는 거 아님






그 이후 꾸준히 중국의 생활이나 뉴스 기사를 접했고 주식에도 관심을 가졌었다. 


가장 관심이 많았던 주식은 '루이싱 커피'이다.(러킨커피라고도 불린다)



 사슴 모양의 꽤 괜찮은 이미지 브랜드를 가지고 있는 루이싱 커피. 






중국의 스타벅스라고도 불리며 매장 수와 매출액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소위 '잘 나가는' 프랜차이즈 커피 매장이었다. 


그런데 2020년 4월 2일 충격적인 일이 벌어졌다. 

무려 주가가 75% 폭락한 것이다.


폭포수 내려갑니다



저녁에 멍하니 미국 증시를 보고 있는데 실시간으로 쏟아지는 폭포수를 보고 처음에는 전산 오류인 줄 알았다. 

알고 보니 회계조작 및 허위 거래를 일으켰다는 사실이 밝혀져 한방에 나가떨어진 것이다. 


해외주식도 소소하게 매달 몇 주씩 매수하고 있는데 루이싱 커피도 살까 말까 고민하면서 웹서핑을 하는 도중 이 사건이 터지기 전에 한 블로그에서 기사 하나를 찾았었다. '머디 워터 리서치'라는 기업에서 낸 리포트였다. 


루이싱 커피가 정상적인 매출을 일으키지 않고 부풀리기를 하고 있다는 의혹이었는데 사실 이 기업은 부정적인 의견을 발표하기 전 본인들은 풋 포지션(하락)에 베팅하고 실제로 주가가 하락하면 이득을 보는 기업으로 안 좋게 보는 사람들이 많은 기업이었다. 


그때도 별생각 없이 그저 그렇구나 싶었는데 리포트의 대부분이 맞아떨어진 것이다.. 분량이 너무 많아 나도 일일이 해석하기는 어렵고 마침 유튜브에서 becomingsmartinvestor 채널에 분석 영상이 있어서 참고를 했다. 


몇 가지 요약하자면

1. 손님이 순서대로 주문을 하면 1번, 2번, 3번... 이런 차례대로 영수증과 주문번호를 주는 게 일반적인데 1번, 2번, 4번...(??)... 5번.. 6번.. 7번.. 9번(??) 이런 식으로 점프를 한다.

2. 할인쿠폰을 엄청나게 뿌렸다고 한다. 초반에는 공격적으로 할인쿠폰을 주더라도 매달 쿠폰의 발행률을 줄인다던지 다른 방안을 찾아야 하는데 심하게 남발했음.

3. 마케팅 비용에 대해서도 절반은 마케팅비로 사용. 절반은 횡령

4. 중국의 공유자동차 기업 UCAR와도 연관성이 있어서 UCAR 또한 주가 폭락.

5. 경영진 중 이전에 이미 구속을 경험한 사람이 있음(4,5번은 잠이 와서 자세히는 못 들었다..)


지금은 어떠냐면

회사가 망할까봐 남은 쿠폰과 포인트를 모두 사용하기 위해 한 명당 한 잔이 아닌 여러 잔을 시키고 있다고 한다..  


인스타그램 실시간 현황




이렇게 주가가 무너지기 직전 여러 가지 시그널이 있었다.


원화로 환산하면 단돈 천 원으로 커피 한 잔에 배달까지?

2+1, 5+5 이벤트

80~90% 할인쿠폰도 쉽게 얻을 수 있음

무료쿠폰도 인당 2~3개씩 구할 수 있음

어플 설치 및 회원가입 시 1잔. 웨이신 친구에게 추천 시 1잔


거의 쿠팡보다 혜자 아닌가.. 이런 이벤트를 지금까지 계속한 것이다. 


오늘의 느낀 점

재무제표, 손익계산서만 너무 믿으면 안 된다. 항상 매수할 기업은 신중하게 보고 또 보고 나서 매수할 것. 그리고 중국주식은 무서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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