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jack split
Oct 06. 2020
가끔 주역점을 치곤 합니다.
적중률을 물어보신다면 굳이 높다고 할 순 없지만 , 64괘 중 한 가지 괘를 얻어 가만히 읽다 보면 배우고 깨달아야 할 부분이 아주 많은 건 사실입니다.
가을 하늘의 청명함을 감상하다 느닷없이 가까운 앞날을 점쳐 보았습니다.
코로나로 인한 휴업 상태에서 단연 걱정순위 1위가 회사의 앞날 아니겠습니까?
산가지로 점을 칠 정도의 수준은 아니지만 동전 점 정도는 칠 수 있을 실력이라 가끔 점괘를 얻어보지만 , 오늘은 과학의 산물인 스마트폰을 이용해 보았습니다.
혹자는 스마트폰 점(占)이라 얕잡아 보시겠지만 주역점을 구하는 자세가 경건하다면 그 방법은 그리 중요하지 않습니다.
음양의 이치에 대한 어느 정도의 고민 이후 점괘를 보면 가끔 신기하리만치 잘 들어맞기도 합니다.
강유시교剛柔始交(강한것과 부드러운 것이 비로소 교류하기 시작하니~~)하니 난생동호험중難生動乎險中(쉽지는 않겠지만 험한 상황에서도 변화가 생겨난다~~)라는 점괘가 지금 상황과 너무 잘 들어맞는 거 같아 신기하더군요.
만물(萬物)을 가만히 관찰하면 강한 것과 부드러운 것, 위와 아래, 남과여...등 서로 상대적인 존재로 이루어졌는데, 둘 중 하나만 강하거나 지속된다면 결국 문제가 생깁니다.
그 문제의 시작도 두 존재에서 시작되지만, 문제의 해결도 두 존재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즉, 두 상대적인 것들이 만나고 어우러지고 부딪혔다가 다시 교류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움직임, 즉 변화가 시작됩니다.
오늘의 괘가 바로 그것을 말해 줍니다.
서로 교류하거나 소통하지 않으면 변화가 생기지 않습니다.
그동안의 타성에 젖어 이전과 같은 대책이나 수단으로 나아가기만 한다면, 그동안 소외되었거나 핍박받았던 다른 존재와의 교류나 협력은 생각조차 나지 않습니다.
그동안 별 문제없던 국가나 회사도 대외적인 위기를 맞아 내부 구성원 간의 결속과 단합, 협력이 없으면 무너질 수밖에 없습니다.
잠시 머물거나 한발 뒤로 물러나더라도, 비록 위기감을 느낄지라도 , 강한 것과 부드러운 것, 위와 아래, 남자와 여자가 서로 만나 소통해야만 어떤 일의 시작을 위한 움직임이 생긴다는 것입니다.
소통을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진정 어떤 것이 있을까요?
먼저 물어보고, 먼저 양보하고, 먼저 배려하고, 먼저 이해해 줘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 한 장 소에 모여 만남이 이루어져야만 합니다.
강이나 산을 사이에 두고 그저 바라보고 기다리기만 해선 안됩니다.
언제부턴가 제가 소속된 조직에서 상하가 소통이 이루어지는 듯합니다.
아직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강유시교가 이루어지는 듯하여 작은 기쁨이 마음속 깊은 곳에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코로나 위기 속에서도 정부와 국민이 다양한 방법으로 마음을 모으고, 아니 모아지고 있는 듯합니다.
그런 와중에 그동안 감춰져 있던 불합리와 모순을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이 생겨나기도 합니다.
며칠 전 나훈아 아재의 콘서트를 보고 그런 느낌이 들었습니다.
정치가 아닌 노래로, 웅변이 아닌 작은 읊조림으로 국민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걸 보면서 그분의 개인적 과거는 차치하고, 그 순간의 그의 행동은 칭찬받고 감사받기에 충분하였습니다.
그저 따르기보다 함께 손뼉 치고 노래하다 보니 알 수 없는 힘이 생겨 뜻이 모아 지는 것 같았습니다.
이제 코로나 종식이 멀지 않은 것 같습니다.
10여 개월 전의 걱정과 근심, 두려움보다 이젠 희망과 기대 그리고 오기가 생기니 말입니다.
멀리 있는 가족에게 자주 연락하고 함께 일하는 동료에게 질타보다 격려를 보내고, 윗사람에 대한 불평불만보다 협조와 성심을 보여주는 것이 변화의 시작이라 여겨집니다.
전 이제 코로나 이후의 변화에 대한 걱정보다 희망과 기대를 안고 살아보려 합니다.
달라진 세상에서 좀 더 자주 크게 웃으며 살 수 있기를 바라면서..,,
그래서 오늘도 외출할 때는 꼭 마스크를 챙겨 나가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