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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aon Jun 09. 2021

유월


유월은 산패의 계절

날파리는 생존의 증거였다

살아있던 것이 살아있었다는


광막한 평야 위에 놓인

빵과 울음, 카자흐의 여인들

그 생명이 다시금 L의 운동화로


생명에는 나비만 날아들지 않는다

날파리만이 점유하는 시기도 있음을

부패의 냄새가 곳곳에 날아들 때도

사람들은 삶을 딛고 죽음으로 달려들었다


유월은

썩어가는 냄새 위에서

우리가 손을 잡았던 계절


삼베로 배냇저고리를 만들고

내 머리에 꽃을 달아 춤을 춰주오

날파리가 날아드는 나는 즐기고 싶소


한 세기가 지나

반 평 남짓 침대 위에 썩어가는 몸뚱이

여기 살아남고자  것이 살아있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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