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밤도 있는 거다
실낱같은 기적에 기대고픈 밤
이 세상에 너만이 홀로 남겨진 밤
까만 어둠이 너를 삼켜버릴 것 같은 밤
기억이 자꾸만 숨통을 조여 질식하는 밤
그런 밤도 오는 거다
따스한 살갗의 그 감촉이 눈물 나는 밤
눈 앞의 새근거리는 숨이 믿을 수 없는 밤
창 밖의 찬 공기가 두통과 폐를 씻어내는 밤
지금 이 순간을 박제해 영원으로 만들고픈 밤
이런 밤도 저런 밤도
잘해서 혹은 잘 못해서
오게 된 상도 벌도 아니다
그러니 오늘은 그저 편히 잠들면 된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