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월은 산패의 계절
날파리는 생존의 증거였다
살아있던 것이 살아있었다는
광막한 평야 위에 놓인
빵과 울음, 카자흐의 여인들
그 생명이 다시금 L의 운동화로
생명에는 나비만 날아들지 않는다
날파리만이 점유하는 시기도 있음을
부패의 냄새가 곳곳에 날아들 때도
사람들은 삶을 딛고 죽음으로 달려들었다
유월은
썩어가는 냄새 위에서
우리가 손을 잡았던 계절
삼베로 배냇저고리를 만들고
내 머리에 꽃을 달아 춤을 춰주오
날파리가 날아드는 나는 즐기고 싶소
한 세기가 지나
반 평 남짓 침대 위에 썩어가는 몸뚱이
여기 살아남고자 한 것이 살아있다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