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아빠
괜시리 집사람이 내 막걸리 잔에 젓가락을 넣어 휙 젓는다
맘이 짠하다 오늘은 집사람이 운전하기로 해서 나 혼자 마시게 된 거다 막걸리 마시는 나를 쳐다본다 죽을 맛이란다 나는 꿀맛이다 하지만 같이 잔을 짠하고 부딪히고 싶다 부딪히면서 막걸리가 잔에서 살짝 흔들릴 때 같이 한모금 하는 그 맛이 최고인 줄 서로 안다 입술로 혀로 목으로 위로 안 좋아지는 부위가 없다
잔 부딪힘에는 묘한 마법의 힘이 있다
* "한두 글자 사전"은 아빠가 주로 쓰고 엄마와 딸이 거들고 딸이 편집하여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