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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민규 Jan 27. 2024

어디서나 환영받는 사람이 되는 비결

윤숙 씨는 오픈 초기부터 나랑 함께 일한 멤버다. 지금은 건강상의 이유로 퇴사를 했지만 편의점 오픈부터 3년 반이라는 긴 시간 동안 나와 함께 일했다. 윤숙 씨는 키가 150cm 정도에 아주 체구가 작은 여성이다. 나이가 나 보다 많아서 호칭을 부르는 게 처음에는 어색했다. 나는 처음에 “여사님”이라는 호칭을 사용했으나, 그녀는 그냥 이름을 불러달라고 했다. 윤숙 씨는 작은 체구와는 다르게 에너지가 넘쳤다. 시원시원한 목소리며 바지런한 그녀의 다리는 하루종일 편의점을 누비고 다녔다. 워낙 붙임성이 좋고 항상 밝은 그녀의 태도 때문에 손님들 대부분은 그녀가 편의점에 사장인 줄 알고 있었다. 나는 굳이 사실 관계를 밝히지 않았다. 나보다 더 주인 같이 행동하는 그녀의 태도에 나는 항상 감사했다.      

 


윤숙 씨는 내게 은인 같은 사람이다. 내가 결혼을 준비할 당시 그녀가 없었으면 무사히 결혼식을 마치지 못했을 것이다. 또 내가 갑자기 맹장이 터져 수술을 받을 때도 편의점을 혼자 묵묵히 지켜줬다. 내게 좋은 일이 있으면 같이 기뻐해 줬고, 슬픈 일이 있으면 같이 슬퍼했다. 전생에 우리가 무슨 인연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그녀는 내게 특별한 존재다.     



내게 특별한 그녀는 손님들에게도 많은 관심을 받았다. 일단 그녀의 에너지 넘치는 인사를 받으면 그 누구도 그녀를 좋아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세상 그 누구보다 밝고 씩씩한 목소리로 “어서 오세요”라고 인사를 했다. 그런 인사 소리가 좋았던 손님들은 다들 한 마디씩 건넸다. 

“왜 이렇게 에너지가 넘치세요? 제가 다 기분이 좋네요”

인사 하나만으로 순식간에 점포 분위기를 바꿔 놓았다. 그녀의 인기가 어느 정도였냐면, 우리 건물에서 근무하다가 옆 건물로 사무실을 옮긴 손님이 있었다. 옮긴 건물에 편의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손님은 윤숙 씨를 보러 우리 편의점까지 왔다. 또 다른 손님은 퇴근길에 필요한 물건이 없음에도 윤숙 씨 에너지를 받겠다고 일부로 찾아와서 물건을 구매해서 가는 손님도 있었다. 그런 그녀는 가식 없이 손님들을 대했고 진심으로 손님을 대했다.      



늘 밝고 에너지 넘치는 모습을 보여주는 윤숙 씨는 가끔 상담사가 되어서 손님들의 고민 상담도 해줬다. 그 짧은 계산 시간 동안 카운터 앞에 서서 손님들은 그간의 힘듦과 슬픔을 그녀에게 털어놨다. 그때마다 윤숙 씨는 그들의 얘기를 진심으로 들어줬고, 용기와 희망을 담은 조언도 건넸다. 한 번은 어떤 젊은 손님이 그녀에게 회사에서 있었던 고충을 털어놨다고 했다. 윤숙 씨는 이런저런 조언을 해줬고 손님은 감동받았는지 그 자리에서 펑펑 울었다고 한다.      



그녀는 본능적으로 사람에 마음을 얻는 방법을 알고 있는 듯했다. 그녀의 행동이 계산되고 거짓된 것이 아니란 것을 나와 우리 편의점 손님 모두는 알고 있었다. 그녀는 항상 진심으로 사람을 대했다.      

세상에서 가장 환영받는 동물이 누군지 아는가? 바로 귀여운 강아지다. 강아지는 사람을 보면 진심으로 좋아한다. 사람이 얼마나 좋은지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고, 기뻐서 팔짝팔짝 뛰기도 한다. 그런 강아지들의 애정표현 뒤에는 아무런 속셈이 없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강아지는 우리에게 진심으로 관심을 갖는다.      



아무런 이유 없이 사람을 진심으로 대하는 마음.

윤숙 씨를 모두가 좋아하고 환영받는 이유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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