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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WN Apr 15. 2022

1 무계획 몰타 여행-프롤로그

어쩌다 몰타 여행

2주간의 몰타 여행을 마치면서 이 좋았던 기억들이 증발하기 전에 남겨두고 싶어 적게 된 기록입니다.

몰타 동쪽 마르사실로크 근처에서 본 지중해


아무 계획 없이, 몰타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고 떠났던 대책 없는 여행자가 이 작지만 엄청난 나라에 푹 빠져버린 기록이기도 합니다.


혹시 몰타로 여행을 갈 계획이 있으신 분이 이 글을 마주쳤다면 조금이라도 참고가 되길 바랍니다.


몰타 여행 종착지였던 발레타


방학 첫 해외여행 행선지를 몰타로 정한 데 특별한 이유가 있는 건 아니었다. 영국에서 1년 과정의 대학원을 다니던 중 두 번째 방학-첫 번째 방학은 오미크론이 창궐하기 시작하던 때라 해외여행이 어려웠다-을 앞두고 다녀올 곳을 물색하던 중 떠올린 여러 선택지 중 하나였다.


방학 후에 바로 시험, 논문 준비를 해야 했기 때문에 자체적으로 설정한 여행 기간은 최대 2주. 나름 학기 중에 진을 뺐던 터라 이 정도는 쉬어야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 같기도 했다.


어디라도 가자 싶어 떠올린 여행지의 조건은 영국에서 가는 항공편이 저렴할 것+현지 물가(특히 숙박비)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곳, (영국보다) 따뜻한 나라일 것, 한국에 돌아갔을 때 상대적으로 다시 오기 힘들 곳, 정도였다.  


이국적인 몰타에서도 더 이국적이었던 고조섬


이 정도 '조건'을 충족한 국가는 여러 곳이 있었는데, 그중에서도 몰타를 선택한 이유는 거기에 하이킹 코스가 있다는 것(여행할 때 하이킹하는 걸 제일 좋아함), 영어가 공용어 중 하나라는 점, 치안이 괜찮다는 점이었다.


여기에 나는 해외여행을 자주 해 본 편이 아니었고, 여행 계획 세우는 걸 즐기는 편이 아닌 탓에 사전에 계획을 어느 정도 세워야 하는 곳-이를테면 터키 같은 면적이 넓고 갈 곳이 너무 많은 곳-은 부담스러웠다. 그래서 면적이 상대적으로 작은 몰타(면적이 강화도보다 조금 큼)는 가서 그때그때 계획을 세우는 게 가능할 것 같았다. 이게 몰타를 택한 이유였다.


몰타섬 서쪽 골든베이 일몰


당연히 이 국가에 대한 사전 지식도 '제로'에 가까웠다. 이탈리아 남쪽에 위치한 지중해 한가운데 있는 섬나라. 이게 사실상 전부였다. 이곳에 얼마나 많은 시간을 들이는 게 적절할지, 과연 생각한 것만큼 좋을지 아무것도 알 수 없었기 때문에 티켓도 편도(돌아오는 티켓을 끊지 않았다 ㅎㅎ 별로면 일찍 돌아오려고)로 끊었다(물론, 이건 항공료가 저렴했기에 가능했다. 편도 기준 싼 건 20, 30파운드, 브리티시에어웨이도 100파운드 정도).


첫날 공항에서 걸어서 갈 수 있는 위치에 1박 할 숙소(모든 숙소는 에어비엔비로 잡았다), 몰타 남쪽에 하이킹하기 좋은 위치에 있다는 후기를 보고 2박을 하기로 한 두 번째 숙소 예약. 이게 준비의 끝이었다. 그 이후 어디로 향할지는 가서 생각해보기로 했다.


그렇게 거의 아무 계획 없이 배낭 하나만 들고 비행기에 탔다. 생각보다 별로면 중간에 돌아오고, 괜찮다면 2주를 꽉 채울 생각이었다. 과연 이 여행이 어떻게 전개될지 아무런 그림을 그릴 수 없는 상태로 출발했다. 돌아온 지금은 이곳을 벌써 그리워하고 있을 만큼 너무나 행복한 기억이 됐지만.

인생 하이킹했던 몰타 서해안 리비에라 근처 어디쯤

이번 몰타 여행 간략 개요.


-출발: 2022년 3월26일 토요일 런던 히드로->몰타 루카 공항, 도착: 4월8일 금요일 몰타->히드로.


-몰타에서의 동선(숙박 기준): 루카 3박(원래는 1박 예정이었는데 돌발상황으로)->사피 2박(남쪽 해안가와 동쪽 마르사실로크)->라바트 1박->멜리에하 3박(골든베이쪽 해안가)->고조섬 빅토리아 인근 2박->발레타 인근 L-imsida 2박


-경비

1)숙박비:평균 1박당 3만원대(모두 에어비엔비), 인기 관광지인 라바트만 약 10만원

2)항공편: 몰타 갈 때 브리티시에어웨이 약 100파운드, 영국 올 때 몰타항공 80파운드

3)식비: 한끼당 최저 1유로, 최고 20유로대. 20유로대 파인다이닝 식사는 세 번 정도(몰타 전통 음식 두번, 해산물 식당 한번). 나머지는 대략 10유로 이하 로컬 식당, 2유로대 몰타 전통 샌드위치, 또는 그보다도 더 저렴한 길거리 음식. 리들에서 저렴한 해산물 사서 직접 만들어 먹은 적도 한 번 있음.


-날씨: 3월말 4월초의 몰타 날씨는 바람이 불면 생각보다 꽤 쌀쌀함. 온도 자체는 15도쯤이어도 바람이 세게 불 거의 겨울 옷 입어도 될 정도. 반대로 바람이 안 불면 세상 화창하고 이보다 더 좋을 수 없을 정도로 딱 적절하게 따뜻한 날씨.


-기타: 치안은 매우 좋은 편으로 느껴졌음(혼자 여행을 계획 중이라면 특히 장점인 부분). 교통은 발레타 중심으로 버스가 매우 잘 돼 있고, 다른 지역은 버스가 시간 맞춰 안 오는 경우가 꽤 있음. 나는 도보+가끔 버스로 다녔고, 한 시골 마을에서 버스를 40분 이상 기다린 적이 두번 정도 있었는데, 이 외엔 이동할 때 크게 불편한 적이 없었음. 차를 렌트해서 다닐 경우 어디든지 접근성이 좋 듯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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