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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수진 Oct 12. 2023

#1. 내가 생각하는 HR

나는 HR을 선택한걸까? 처음부터 선택한 것이 아니라 하다보니 이왕이면 잘하고 싶고, 내 일이 회사에 도움되었으면 싶은 마음으로 노력하다 보니 계속 HR을 하게 된 것 같다.

그럼, HR은 무엇을 하는 직무일까? 조직 내 올바른 HR의 책임과 역할은 무엇일까?

그 고민의 과정이 계속 되고 있다. 직접 경험하지 못했지만, 적어도 HR의 패러다임이 '사람 중심'에서 '일 중심'으로 변화되어야 한다는 생각에 공감한다.



Q. 회사에 HR이 왜 필요해?


----사업으로부터 HR 바라보기----

고객으로부터 우리의 사업이 시작되고 시장에서 고객이 가진 '어떤 문제'를 해결하며, 고객이 원하는 것(제품이나 서비스)을 주고 그 대가로 돈을 받는 '거래'로부터 관계가 만들어진다. 그래서 기업은 목표한 고객과의 거래를 통해 관계를 지속해서 만들어 가야 하며, 목표한 고객을 더 많이 확보하는 것이 사업의 목표가 된다. 기업(사업을 하기 위해 만든 조직)의 목적이 고객 창출이라고 했다(피터드러커 曰). 이때, 기업이 고객과의 거래를 성사시키기 위한 조직 내 직/간접적인 직무들이 생기게 되는데, 보통 직접적인 직무로는 마케팅, 영업을 간접적인 직무로는 HR, 회계 등이 있다. 그러나 직접이든 간접이든 모두 '고객과의 거래에 대한 책임'을 가지고 대표, 부문 또는 부서, 개인이 함께 짊어지고 있다. 함께 짊어지는 만큼, 책임은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고객과의 거래에 대한 책임의 연결이 끊기거나 치우치거나 느슨해지지 않도록 구성원간, 직무간 책임을 연결해 주고 (거래에서 어느 부분을 맡고 있는지)알려주어야 한다. (내가 내 책임을 모르고 일을 하는데, 그 일이 과연 고객을, 사업을 위한 일로 연결이 될수 있을까?)

그럼 책임을 연결하는 일을 누가 할까? 사업 초, 조직의 인원이 적을 때는 대부분 대표가 맡아 한다. 그후 거래가 많아지고 고객이 늘어나면서 조직 내 직무의 수나 인원이 늘면 그때 부터는 대표가 하는 일을 대신 맡아 할 사람이 필요하게 된다. 늘어난 구성원들에게 일일이 일을 알려주지 않고도 일이 되도록 만드는 것이 중요해진다.


----그래서?----

HR(인사)은, '일(事)과 사람(人)'을 함께 다루는 유일한 직무이다. 대표의 조직 성장 방향에 맞추어

사업에 필요한 일, 해야만 하는 일을 디자인하거나 존재하는 직무의 책임을 바탕으로 역할을 정리하고 조직 내 알리고 공유하여 일이 돌아가도록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정리한 책임을 구성원에게도 무슨 책임을 가지고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 알려주어야 한다.

조직 내 직무는 고객에 대한 책임으로 서로 연결되어 있기에 일의 목적과 목표, 각자가 맡은 책임과 역할이 명확하면 서로 영향을 주고 받으며 조직의 목표 달성을 위해 일이 흐르게 된다. 그 과정에서 사업에 장애나 방해가 되는 요소를 제거하거나 시장의 변화에 따라 바뀌는 책임과 역할을 업데이트하여 시장으로부터 외면당하지 않도록 조직 내 '일이 되는 시스템'을 함께 만들어 가는 것이다. 

그래서 조직에 HR이 필요하다. HR이 일을 만들거나 정할 순 없어도 일이 되게끔 돌아가도록 다른 부서들과 조율-조정하는 과정에 많은 노력이 들어간다. 그 노력은 리더, 유관부서장과 함께 각 직무별 책임을 규명-정리하고 조직 목표로부터 하위 목표를 단계별로 수립하는 것, 그 목표가 작동되고 실행 되는 과정, 실행과 검증으로 목표로서 올바른 목표였는지 기대한 성과인지 확인하며, 다음해의 목표에 반영하는 것이다. 보완하고 개선하여, 조직 내 목표 달성의 노력과 경험을 축적해가며 매해 더 나은 목표를 지향하도록 관리하는 것이다. 그 도구로서 직무기술서의 업데이트를 통해 구성원은 자신이 맡은 책임과 역할, 그로 인한 하위 업무들의 목적, 목표를 알고 그 일을 하기 위한 방법이나 절차를 조직 내 원칙에 맞게 수행함으로서 성과를 낸다.  


피터드러커의 자기경영노트에 이렇게 쓰여있다.

[제 임무는 그들이 해야 할 일을 분명히 가르치는 겁니다. 그들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는 오직 그들이 처한 상황에 달려 있다. 책임은 경영자가 지지만, 결정은 현장에 있는 사람이 한다. 권한 범위의 제한이 있을지 모르지만 경영자든, 신입사원이든 목표를 달성해야 하고 그에 따라 의사결정은 누구나 하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각보다 조직의 일을 관리하는 것은 사람을 관리하는 것보다 먼저이지만 잘 되지 않는다. 일을 통해 일이 되어가는 좋은 루틴을 만들고 그것을 지속해 가는 것이 일종의 시스템임에도 그 과정을 버티지 못해 사람을 통해 일을 관리하는 방법으로 전락해 버리고 만다. 사람이 기준이 되면 사람이 바뀔때마다 모호하거나 명확하지 않는 책임과 역할로 무엇이 우선인지 몰라 결국 자신이 맡은 일만, 책임질 만큼만 하면 되는 의식이 팽배해져 '고객'의 답이 아닌 당장 해야 하는 '일'이나 '지시'로 답을 바꾸어 버린다. 그러면 우리 조직의 목표를 달성하기 힘들어진다. 고객이 빠진 답으로 어떻게 고객을 확보할 수 있을까? 그래서 매년 전년보다 높은 매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더 많은 일들을 만들어 낸다. 정작 매출이 달성이 되면 그냥 끝이고, 달성되지 않는다면 그래도 상관없다.


그래서 HR은, '일'로서 부서, 개인의 책임과 역할이 정해지고 그 일에 목적과 목표를 알려주는 것. 그 일이 되기 위해 각 담당자는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지 스스로 정할 수 있어야 한다. 그 일에 맞는 책임과 역할을 수용하고 수행할 수 있는 사람을 찾아 배치하고, 그 일의 결과가 조직의 목표 달성에 기여했다면 측정해서 평가한다. 그 일에 맞는 책임이나 역할을 다 해서, 일이 되었다/했다로 보상이 정해진다는 것을 알게 되면 매번 사람에 대해 교육하고 설득하는 것 보다는 구조를 바꾸고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함을 느끼게 된다. 각각의 직무와 사람이 고유한 역할을 통해 전략에 맞추어 성과를 내도록 만들며, 필요하지 않거나 하지 않아도 되는 일을 제거하면서 조직의 에너지를 허투로 쓰지 않도록 모은다. HR이 사업에 기여하는 방법은, 일을 관리하는 것을 중점에 두고 지속적인 반복과 개선으로 조직 내부의 일의 시스템과 구조를 구축하여 건강하고 견실한 (일하는)문화를 만드는데 돕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조직은 직무(일)의 합이며, 사람은 직무를 통해서만 성과를 낸다. 그래서 일하는 사람은 자신의 성과가 무엇인지 알아야 성과를 낼 수 있고, 회사가 그 성과를 먼저 규명해 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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