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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수진 Dec 19. 2023

일에서 마주하는 상황 3.

쉽게 생각하는 '나'의 성장 방향

10년 동안 한 회사에서 일했다. 그땐 회사의 방향이나 회사 안의 리더의 결정이 대부분(안 그런것도 좀 있어서;;) 맞다고 믿고 일했는데, 현재 사업을 아주 조금 공부하는 중 임에도 꼭 그렇지 않다는 걸 회사를 벗어나서야 느낀다. 

그 믿음에 배신을 당하면서도 '일의 성장에 회사의 방향이면 됐지 그게 뭐 다른가?'했으나 질문을 뒤집어 '회사가 바뀔 때마다 나의 일의 성장 방향은 바뀔 거냐?'고 물으면 '그건 또 아니지..'이다. 

그래서 '너는 어떻게 성장하고 싶냐?'라고 물으면 '하는 일 열심히 해서, 실력도 쌓고 그러면 연봉도 자연스레 오르는 거지'라고 남 얘기 하듯 한다, 내 얘기인데. ㅎㅎㅎ



나에겐 2가지 방향의 길이 있(었고 아직도 있)다.

A라는 길의 방향은, 기존에 하던 대로 내 일만 잘하면 되는, 굳이 사업을 알지 못해도 나의 일을 하는데 큰 무리는 없는 길이다. 회사에서 내가 해야 하는 일을 신속하고 빠짐없이 하는 것으로 나의 존재를 증명한다. 그래서 사업에 관여하거나 많이 알지 않아도 된다. 그리고 회사에서 딱히 일 못한다는 말을 듣지 않을 정도면, 과장이나 차장까지는 여차저차 승진이 되기도 한다. 혹, 승진에 밀려 가망이 없거나 눈치가 심하게 보여 불편하다면, 대기업에서 중견으로 중견에서 중소기업으로 이렇게 규모를 줄이며 일을 해도 내 연봉에 큰 지장은 없다. 그리고 남는 시간엔 나의 여가를 누리며 일과 삶의 균형을 맞추어 살 수 있다.


B라는 길의 방향은, 사업으로부터 시작된 나의 일을 이해하고, 다시 나의 일을 통해 사업을 보면서 끊임없이 재무적 관점을 넘어 시장과 고객의 관점으로 일을 바라보고 생각하는 노력이다. 그 노력을 나의 전문분야로서 사업의 성장에 기여하는 것이고, 성장은 나, 동료, 조직, 우리 회사가 속한 시장, 고객, 이해관계자 모두의 변화를 예의주시하며 선제적으로 대응하거나 변화에 맞추는 식으로 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회사가 모든 걸 친절하게 알려주거나 가르쳐 주지 않기 때문에 내가 다른 경로를 통해 더 배우거나 필요한 것은 요구해야 할지도 모른다. 배우고 연결하며 적용하는 과정들쉽지 않고 상당히 고되겠지만, 한번에 되지 않는 걸 이해한다. 그래도 사업에 내가 함께 참여하고 있기 때문에 그 사업이 잘 되는 것, 이전보다 성장하기 위해 맡은바 책임을 다하는 것이다. 그러면 나의 휴식을 포기할 수도, 여가 시간에 배우기 위한 투자로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이 줄 수도 있다.

3년 후, 5년 후, 7년 후, A의 길과 B의 길을 가는 사람은 어떻게 될까? 10년 후, 나는 어떤 모습이고 싶나?



나의 선택은? 

처음엔, 내가 경험한 리더들을 보며 '저렇게 되지는 말아야지'라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열심히, 오래도록 일했지만 했던 일의 방법이 굳어 관성이 되었고 그래서 다른 생각보단 하던 방식을 더 선호하는 것. 회사에 문제가 생기거나 일이 잘 안되면 '회사의 지시로, 회사가 돈/시간/사람을 안 주니까, 회사가 결정한 것이니까'란 말과 '외부 환경이 녹록치 않아서'라는 말을 하셨지. 또한 나이 50 전후로 언제까지 회사를 다닐 수 있나 고민하지만, 고민으로만 끝나셨지. 그래서 A가 되기 싫어 B를 가겠다고 한거지. 하지만 A를 피하기 위한 선택은, 계속해서 나를 늘 시험할 것이다. 이 정도의 의지로는 (이전의 리더를 보며 갖었던) B를 향한 방향을 쉽게 버릴 수도 있다


[확신(굳을 확, 믿을 신, 굳게 믿음)은 어떻게 삶을 움직이는가]의 책 소개를 보면, 이런 글이 나온다.

[이 책에서 말하는 확신은 긍정도 낙관도 아닌, 어떤 상황에서도 ‘삶의 본질적인 이유'와 '기회를 찾는 태도’다. 우리 삶에는 이유가 있고, 나는 올바른 길로 가고 있다는 실천적 믿음이 자연적으로 삶에 필요한 동력을 만들어낸다는 것이다.] 내가 올바르다고 믿는 그 이유에 맞추어 나의 태도를 만들어 간다는 거다. 그럼, 내가 생각하는, 되고 싶은 미래의 모습은? 내가 표방하는 전문가의 모습은? 그렇다면 어느 방향이 나의 행복과 맞닿아 있나? A보다는 B의 길로 살아가는 것이 내가 바라는, 생각하는 '행복'을 추구하기에 적합한 방향이고, 그 방향이 옳음을 '옳다고 믿는 나의 생각에 대한 확신'이 중요한 거다. 내가 일을 하는 이유, 힘들어도 하는 이유, 그리고 일을 통해 내가 갖고 싶은 나의 성장, 같은 답이 아닌 더 나은 답을 만드려는 꾸준한 노력과 시도들. 이 이유와 노력이 내가 바라는 행복에 가까운 것이겠지.



그래서 내가 바라는 행복은? 

행복의 종착지는 몰라도, 내가 선택한 방향으로 밀고 나간다면 적어도 그 과정에서의 행복은 내가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일을 통해 내가 바라는 나의 성장은, 과거엔 사업의 일부로서 지원하는 HR이었지만, 앞으로는 사업 전면에 함께 나서 보다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싶고, 그런 역할을 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일을 대하고 다른 이에게도 설명할 수 있는 것. 비록 사업의 한 부분을 담당하더라도, 내가 맡은 해야 하는 일 외에 내가 속한 사업의 구조와 관계를 이해하려 하고, 이해하고 아는 것을 남에게 설명할 정도로 수준을 갖추며 이전의 10년간 취했던 끌려가는 성장의 방향을 사업 속 시장과 고객을 향한 방향으로 나를 이끌어 가려고 실천하는 것이다. 그 과정에 쉽지 않더라도, 갈등이 생기더라도 으레 당연한 것처럼 의연하게 받아들인다. 왜냐하면 아직 나의 방향은 더 멀어서 이것은 시작에 불과하니까. 


그러려면, 1) 사업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를 시작으로 적어도 아는 것은 남에게 설명하고 쓸 수 있을 정도로 수준을 갖추며 2) 내가 속한 회사의 사업의 시장과 고객의 구조와 관계를 살피고 3) 회사가 고객에게 약속한 가치가 잘 전달되는지, 가치를 더 성장 시키기 위해 무엇이 더 필요한지 4) 함께 하는 이들과 고객과의 거래 관계에 맞추어 의견을 나누며 조직의 일을 정리정돈하고 5) 우리가 의도한 대로 살피는 중에 사업이나 고객의 변화에 따라 일의 변화를 조정-조절하며 6) 일의 R&R을 다시 정립하고 공유하며 7) 서로의 합을 맞추어 가려는 노력으로 내가 속한 조직의 성과를 내는 시스템을 우선 만들어 보는 것. 그로인해 고객에게 원하는 반응을 이끌기 위한 최적의 방법들을 만들어 가며 조직의 방법론을 갖추어 가는 조직을 만들어 보고 싶은 것.

그래서 언젠가는, '사업에 기여하는 인사전략가'가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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