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수진 Apr 18. 2024

댓글은 글이다

댓글로 글쓰기 실력이 향상될 수 있다?!

댓글은 무엇인가? 

인터넷이라는 매체의 등장은 사람간 소통의 방법을 바꾸어 놓았습니다. 기존에 존재하던 말과 글이 인터넷이란 매체를 만나 인터넷의 환경에 적합한 소통의 방식이 생겨난 거죠. 그 중 하나가 댓글이고요. 

댓글의 사전 정의는 '인터넷상에서, 한 사람이 게시판에 올린 글에 대해 다른 사람이 대답(사전 : 상대가 묻거나 요구한 것에 대하여 해답이나  뜻을 말하다)의 형식으로 올리는 글'입니다. 그리고 '이용자간 상호 소통을 위해서 해당 게시물에 대한 답변이라는 의미로 "Reply:", 혹은 줄여서 "Re:" 등의 말머리를 달고 원 게시물과 같은 제목의 게시물을 또 세워서 대화를 주거니 받거니 하는 문화'가 형성되었다고 나오네요. 일종의 댓글 문화가 만들어진 것이죠.


댓글은, 글쓴이의 글에 제 생각을 글로 적으면서 이용자간 상호 소통이 되도록 만들어진 것이 되네요. 그런데 댓글이라는 부정적 인식이 강해서인지 댓글에 대한 역기능이 더 조명되고 있습니다. 맞습니다. 때론 비난 일색으로 혐오와 무시, 막말이 많죠. 그런데, 전 댓글의 순기능도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댓글은 글이다.

제가 생각하는 댓글은, 사전적 정의 처럼 익명에 기댄 욕설, 혐오 등으로 가득찬 글이 아닙니다. 어떤 태도를 보이거나 생각, 의견 등을 글로 표현한 것이죠. 어떤 글에 적힌 댓글로, 댓글을 쓴 사람의 생각 등을 유추할 수 있죠. '나와 같은 생각이구나, 다른 생각이구나, 아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구나, 이렇게도 표현하는 구나'라고요. 

글의 사전 정의는 '어떤 일이나 생각을 문자로 나타낸 기록'이라고 나옵니다. 그래서 댓글도 글이라고 생각하는 겁니다. 어떤 글에 대해 댓글을 작성했다면, 하나의 생각을 문자로 나타낸 것입니다. 댓글이란 형식을 빌려 생각을 표현한 것이죠. 표현하기 위해 적어도 글을 훑어 보지 않고, 읽으면서 이 글이 나의 생각과 다른지 같은지를 생각해 보았을 겁니다. 그리고 표현하고 싶어서 글로 적은거죠. 적지 않았다면 글이 되지 않았을 거고요. 그리고 표현하지 않는다면 훑어 보는 것으로 끝일지도 모릅니다. 누가 시켜서 하는 것이 아닌 상당히 자발적인 의사 표현입니다. 


댓글의 순기능도 있다.

댓글은, 역기능이 많습니다. 댓글이란 글을 검색하면, 대부분 '비난 폭주, 막말, 혐오 더 심해졌다'라는 기사들이 먼저 나옵니다. 그래서 한국을 대표하는 포털인 다음, 네이버는 댓글에 대한 내부 지침이나 정책을 따로 수립해 건전한 댓글문화를 만들려고 하죠. 


그런데 반대로 순기능도 많습니다. 

댓글이 건전한 토론이나 표현의 수단으로써 글쓴이는 간접적이나마 다른 생각도 얻을 수 있습니다. 또한 글쓴이가 일부러 댓글을 요구하기도 하죠. 다른 사람이 자신이 쓴 글을 보고 느낀 바나 같은/다른 생각이 무엇인지 궁금하니까요. 저는 이것이 사람이 갖는 기본 심리라고 보는데, 제가 쓴 글에 대한 다른 사람들의 반응이 궁금하거든요. 그 반응으로 인해 글을 쓰는 동기가 생기기도 하고요. 반응을 통해 또 다른 정보를 얻기도 합니다. 오죽하면 이런 댓글을 활용하는 마케팅도 등장하죠. 그 댓글의 사실여부와 관계없이 사람의 마음이 혹하는 것은 어쩔 수 없고요.    


누군가의 글을 소비하는 입장에서 글 생산자도 될 수 있습니다.  글쓴이의 글에 다른 생각을 적거나 같은 사안을 다른 표현으로 적는다면, 또 하나의 짧은 글이 되는 거죠. 


또한 댓글을 쓰다보면, 자신의 생각을 강화하는 수단도 됩니다. 저는 뉴스의 짧은 한줄의 댓글을 적을 때도 고심합니다. 사안에 대해 내 생각을 쓰는 것임에도, 쓰면서도 계속 생각합니다. 내 주장에 대한 다른 생각, 같은 생각이지만 다른 표현들을 통해 내 주장에 대한 비판도 인정도 함께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죠. 그래서 내 주장을 다시 점검해보고 신중하게 글을 쓰려고 합니다. 


정보에 대한 비판 능력이 길러집니다. 각기 다른 분야, 다른 성, 다른 나이를 통해 한 분야에서의 생각 뿐만 아니라 다양한 세대나 다양한 입장을 함께 생각하기도 하죠. 그리고 글에서 말하는 내용이 뭔가 이상하다고 하면 다른 정보나 기사 등을 통해 사실인지 찾아보게 됩니다. 



댓글로 글쓰기 실력이 향상될 수 있다

글을 쓰는 사람이 어떤 이유와 태도로 쓰는지에 다를 수 있지만(독이 될 수도 약이 될수도 있는), 읽은 글을 통해 짧게 나마 내 의견을 적는 다면 글쓰기 실력이 향상될 수 있다고 봅니다. 다만 댓글로만은 실력이 성장하지 않죠. 글을 훑는 것보단 무언가 메시지를 파악하고 그것에 찬성이든 반대든 표현한다는 건 한번 더 생각을 하고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는 과정을 통해 글이나 말 중, 무언가는 나아지진다는 생각입니다.



그래서 결론은 댓글도 하나의 글이고, 짧게 나마 생각을 표현하고 적음으로써 글쓰는 연습이 될 수 있다는 생각입니다. 그 연습이 평상시에 잘 된다면 긴 글을 쓴다거나 나의 주장을 펼치는 글이나 말을 하는 것에 당연히 도움이 되고요. 


작가의 이전글 가치는 내가 매기는 것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