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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동훈 Apr 14. 2020

모 업계 모 직군의 일부 종사자들...

이 사람들 대체 왜 이러는 걸까.

이 글은 모 업계 모 직군 종사자들과 일하던 도중 필자가 보기에 심히 납득할 수 없었던 모습들을 묘사한 것이며, 결코 해당 직군 종사자들을 싸잡아 욕하려는 의도가 아닙니다. 훌륭하게 일하는 분들도 있다는 거 압니다.

단, 이 글을 읽으면서 찔리시는 분이 계시다면, 반성하세요. -_-


1. 자기 회사로 찾아오는 길도 제대로 가르쳐주지를 못해서 내가 엉뚱한 곳에서 헤매게 만들었다. 나중에 알았지만 지하철역 입구에서 나간 후 뒤로 돌아서 전진해야 하는데, 뒤로 돌아가는 과정을 생략해서 말하는 바람에 그리 된 것.

뭐, 이 정도야 그렇다 치자. 그 다음에 경험한 일들은 더 '충격과 공포'의 연속이었으니.


2. 제일 흔하게 부딪치는 유형이다. 엄연히 해당분야에서 쓰이는 공식 용어를 딱 찾아서 골라 줬는데도 다음과 같은 말들을 늘어놓으면서 자기들이 제멋대로 지어낸 정체 불명의 용어로 바꾸려고 한다.

"딱딱하고 썰렁합니다."

"이 책의 주제가 갖고 있는 이미지에 맞지 않는 표현입니다."

"이렇게 어려운 말 쓰면 독자들이 못 알아 봅니다."

저자/역자가 그 정도 연구도 안 해보고 원고 준다고 생각하는 걸까. 아니면 본인들이 어린이용 책을 만든다고 생각하는 걸까.


3. 그런 반면 본인들이 해야 할 리서치를 안 하는 경우도 있다. 

내가 원고에 <프랭크 시나트라>라는 인명을 넣었더니, 그게 뭐 하는 사람인지 몰라서 나한테 뜻을 찾아서 원고에 써달라고 하더라.

아니, 네이버하고 구글은 뒀다 어디에 쓰나? 이 사람 엄청나게 유명한 미국 연예인 아닌가?


4. 기초 역량조차 부족한 경우도 많이 보인다.

원서에 표가 나오길래, 내 딴에는 그들이 알아보기 쉽게 하려고 일일이 엑셀로 원서에 나온 것과 똑같이 만들어서 전해주었다. 그런데 내가 만든 표대로 똑같이 따라 만들면 될 것을, 그것조차 틀려서 책을 내더라.

A4 용지 1매의 원고량이 200자 원고지로 어느 정도 되는지, 원고지 단위를 왜 써야 하는지도 모르는 사람도 보았다.


5. 심지어는... 이만큼 개념 없는 경우까지 보았다.

'팔 분의 일'을 슬래시 써서 한 줄로 풀면 1/8이다. 그런데 그걸 보고 '일 분의 팔'로 읽으면서 역자더러 틀렸댄다.   

또 원고를 번역해서 줬더니 문체가 마음에 안 든다면서 이런 대사를 내뱉는다.

"'재번역' 해오세요. 2주 내로요."

그 분량의 원고가(원고지 1,500매였다) 그 기간 내에 '재번역'이 된다고 생각하나? 재번역이 아니더라도 뭔가 자신들이 원하는 스타일로 튜닝이 될 거라고 생각하나?

'무릎'을 '무릅'으로 고친다던지, '잖아요'를 '자나요'로 고치는 경우도 보았고.

본인이 만드는 원고 내용이 제2차 세계대전사인지, 21세기 현대사인지까지도 헛갈리던 사람까지 보았다. 너무 안타까워 도와주겠다고 하니까 이러면서 용감하게 거절하더라.

"같은 업계 서드파티한테 도움 받는 거 아닙니다."

나도 이 업계에서 15년동안 밥을 먹은 사람이다. 도대체 이 사람들 왜 이러는지 아직까지도 이해가 안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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