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부항목: 집단원별 회기 관찰 내용 2
대상자의 언어, 비언어적 행동, 집단원과의 소통, 치료사와의 소통 및 상호 작용 등을 간결하게 시간 순서에 따라 흐르듯 작성한다. 일지는 공식적인 자료이다. 관찰자, 치료자, 슈퍼바이저, 기관 관계자 등과 공유한다. 처음 일지를 작성하는 사람들은 흐르듯 작성하는 것을 마치 일기나 소감문 쓰듯이 써 내려가는 경우가 있다. 일지는 발표 혹은 연설 같은 자료는 아니기 때문에 '하였습니다, 생각되어집니다'와 같이 격식체를 사용할 필요는 없다. 문장의 마무리는 동사를 길게 서술하기보다는 '했음, 관찰됨, 보임'처럼 축약하는 것이 내용을 읽을 때 객관적 자료로써의 전달력을 더 강하게 어필할 수 있다.
축약형으로 일관되게 작성하는 일지 내에서 구어체 사용이 필요할 때가 있다. 치료사와의 대화나 행동 접근으로 대상에게서 변화상황이 포착되었거나, 대상자의 성향이나 문제행동으로 명확하게 드러날 때, 대상자의 자기 개방 등에서 대화 시 사용했던 내용 그대로 구어체를 적용한다. 이때 너무 많은 구어체가 남발되지 않도록 주의하며 따옴표를 사용해 작성한다.
ex) 치료사와 함께 만들기를 하며 그동안 활동 참여가 어색했음을 이야기함.
"사실 미술 하러 오는 건 좋았는데 사람들 만나는 게 좀 어색했어요."
일지를 작성하다 보면 항상 대상자가 한 말, 행동을 적다 보니 서술 어미가 "이야기함, 말함, 관찰됨, 보임"처럼 똑같은 단어를 반복해 사용하기 경우가 많다. 한정된 단어를 사용하기에 중복되는 것을 피할 수 없겠지만 한 가지 어미만 계속 사용하는 것보다는 상황에 따라 적절한 단어를 적용하는 것이 좋다.
만약 대상자가 누군가에게 말을 건넬 때, 그것의 목적은 요청이 될 수도 있고, 자기를 알아봐 달라는 자기표현일 수도 있으며, 이전 일에 대한 회상 언급일 수도 있다. 그러므로 작성 시 대상자가 했던 말의 문맥상 내용을 잘 이해하고 적합한 단어로 마무리한다. 다양한 어미로 마무리하면 같은 정보라도 더 풍부하고 사실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 실제로 행동 관찰 시 마무리 표현으로 자주 사용하는 서술형 어미를 간단히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 행동 관찰 서술형 어미 예시 -
이야기함, 말함, 설명함: 일반적으로 대상자가 생각이나 느낌 등을 말로 나타낼 때
답함, 대답함, 언급함: 대화중 질문이나 문제에 대한 답을 말할 때
일컬음, 칭함: 특정성을 부여하거나 지목해 말할 때
요청함, 부탁함, 요구함, 바람: 필요한 일에 대해서 행동을 청할 때
토로함, 털어놓음, 피력함, 상담함: 속에 담아두었던 말을 꺼내어 말할 때
칭찬함: 상대의 좋은 점이나 훌륭한 일에 대해 말할 때
그 외 부름, 읽음, 소리 지름 등 말하는 모습 자체를 나타낼 때
응시함, 주목함 : 대상자가 사람, 대상 등을 일정 시간 동안 바라볼 때
집중함, 몰입함, 몰두함: 대상자가 작업이나 활동에 집중할 때
대화함, 장난침, 싸움, 말다툼함 :상호작용시 나타날 수 있는 표현들
미술 활동 시 나타날 수 있는 다양한 행동에 대한 서술어미들
그려 넣음, 표현함, 만듦, 그림, 끄적임, 낙서함, 붙임, 자름, 채색함, 완성함, 마무리함, 메꿈, 찢음, 내리침, 뚫음, 찌름, 탐색함, 냄새 맡음 etc.
- 치료사의 시점에서 마무리할 때 -
모습이 관찰됨, 모습을 보임: 전반적으로 포착한 행동을 서술할 때
다른 분야의 일지와 미술치료일지가 가장 차별화되는 부분은 바로 작품 이미지와 작품 특징에 대해 분석하는 부분일 것이다. 그림 하나만으로 사람의 성향이나 심리상태를 단번에 분석하는 것은 표면적인 부분에서는 가능하나 그것만으로 대상자를 파악하고 상태를 바로 변화시키는 것은 매우 신중하지 못한 태도이다. 일지에 작품 이미지를 삽입하고 작품 특징을 기술하는 것은 회기별로 행동 관찰의 변화 양상을 살펴보기 위한 이유와 같다. 미술치료에 참여한 대상자들은 프로그램에 따라 작품을 창작하는 과정에서 지속적인 변화를 보인다. 그리고 행동 관찰에서 보였던 특징과 작품에 나타난 특징을 종합해 분석하면 대상자의 성향을 빠르게 파악하고 신속한 개입을 할 수 있다. 이것이 다른 상담이나 복지, 치료 분야와 다른 차별점이며, 주의 깊게 행동 관찰하는 것만큼 작품 특징 파악도 섬세한 작성이 필요하다.
우선 대상자별로 나눠진 영역에 개인마다의 작품 이미지와 제목을 가장 상단에 배치시킨다. 이때 작품사진은 작품이 정확하게 나타날 수 있도록 탑뷰 Top view로 촬영하고, 주변 배경이 나타나지 않도록 도화지나 배경판 주위는 잘라내어 작품이 잘 부각되도록 한다. 만들기나 단체작품, 활동에 따라 구조적인 형태가 나오지 않는 경우에는 각도에 따라 여러 장 촬영하고, 활동 중인 전반적인 공간을 촬영해 남긴다.
작품 제목은 활동 중에 대상자들이 스스로 정하도록 설명을 하고, 소감나누기에서 함께 듣거나 작품에 표기하도록 한다. 작품의 제목과 실제 작품에 표현된 이미지, 대상자가 평소 표현했던 말이나 행동 등에서 상관관계를 찾아나갈 수 있는 자료가 된다.
Tip. 개인 미술치료일 경우 사진의 용량이 파일에 별 영향을 주지 않겠지만, 집단의 경우 큰 용량의 사진을 별도 저장 없이 그대로 삽입하면 파일 살펴보기 자체가 힘든 경우가 있다. 이럴 때는 사진 뷰어 프로그램에서 사진 용량을 반 이하로 줄여 삽입하면 좋고, 해상도가 너무 낮아지지 않도록 주의한다. 삽입하는 사진의 크기는 가로나비의 절반이 넘지 않도록 한다. 원본 사진은 따로 보관해 이후 이미지 파일에 문제가 생기거나 누락되는 등의 사태에 대비하면 좋다.
작품 특징 기술은 만약에 이미지가 없다면 이라는 가정하에 글만으로도 머릿속에 작품 이미지가 그려질 수 있도록 디테일하게 표현하는 것이 좋다. 화지의 면적 사용비율, 사용한 색상, 필압, 선의 거칠기, 만들기 기법, 크기 비유 등을 세세하게 작성하는 것이다.
01) 제목: 댄스 Dance
(4절지로 가정) 4절지를 가로로 활용해 전체를 빈틈없이 물감으로 100% 채색함. 5명의 나체의 사람들이 서로 손을 잡고 강강술래 하듯 돌고 있는 모습을 밑그림 표현 후 살구톤으로 피부를 채색함. 이후 검은색으로 테두리를 비교적 일관된 선의 굵기를 가지나 팔을 맞잡는 부분이나 다리 부분에서 강조되거나 여러 번 덧칠함. 화지 하단의 1/3은 청록색으로 언덕 형태를 그리고, 위쪽의 2/3 공간은 파란색으로 빈틈없이 채색함. 정면을 바라보는 사람 2명은 모두 고개를 숙이고 무릎이 구부러진 채 춤을 추고 있는 듯하며, 한 명은 무표정, 한 명은 웃는 표정으로 그려짐. 가장 우측의 사람은 옆모습으로 다리 외곽선을 흐리게 여러 번 덧칠함. 아래쪽의 인물 2명은 손을 놓친 상태로 뒷모습으로 표현함.
02) 제목: 화난 토끼
(8절지, 파스넷 사용으로 가정) 화지를 세로로 사용했으며, 화지 중앙을 중심으로 80%의 비율로 화난 토끼의 모습을 그림. 토끼의 얼굴과 귀 모두 진한 파란색 마카로 채워나갔으며, 테두리는 검은색으로 매우 진하고 굵게 외곽선을 그려 넣음. 날카로운 이빨이 가진 벌려진 입 안에 빨간색으로 혓바닥을 표현하고, 눈썹이 하나로 붙은 눈동자 없는 눈을 표현함. 화지 우측과 좌측 가장자리에 녹색 파스넷으로 얼굴 윤곽선과 맞닿는 모양으로 채색한 후 물티슈로 번지는 효과를 줌. 가장 마지막에 검은색 매직으로 화지 우측에 자신의 이름을 그라피티로 표현함.
03) 제목: 나만의 찻잔 받침대
(털실로 가정) 청록색 털실을 이용해 중심에서 나선형으로 돌아 나오는 코일형 받침대를 제작함. 털실을 자르지 않은 채 뭉치까지 하나의 작품으로 포함시켰으며, 힘을 주어 감으며 목공풀로 접착해 틈이 없이 꼼꼼한 형태로 완성함.
04) 제목: 불꽃놀이
흰색, 파랑, 빨강 색지를 5mm 폭, 30cm 내외 길이로 여러 개 잘라 손에 감은 뒤 중심을 빵끈으로 묶어 리본 형태로 만듦. 이후 리본 형태 양쪽을 가위로 잘라 모자의 털방울 형태로 표현함. 색지 방울을 3개 만들어 고무줄을 연결시킨 뒤 손으로 튕겨 불꽃놀이가 터지는 듯한 모습을 표현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