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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une gyu Feb 20. 2024

2024년 1월 2일

아이슬란드 겨울 트래킹 0일 차

10시에 해가 뜨는 진귀한 풍경을 경험했다. 독일에서는 오전 9시면 환한 세상이 펼쳐지지만, 여기 아이슬란드에서는 새벽처럼 어둑하다. 항상 그렇듯, 이번 여행도 충분한 준비 없이 떠났다. 첫 번째 일정으로 아이슬란드에서의 마지막 두 밤을 보낼 숙소를 예약했고, 새벽 비행기를 타야 했기 때문에 셔틀버스도 예약 끝냈다.


이제 난 자연 속으로 들어간다. 여행 중 음식 구하기가 어려울 것 같아 비상식량 준비도 마쳤다. 여정의 출발점인 Flúdir까지 대중교통을 이용해 이동하기로 결정했다. 색다른 경험과 모험은 항상 리스크가 동반하는 법이다. 오늘의 리스크는 출발지점까지 가는 대중교통의 운행 횟수이다. 레이캬비크에서 Fludir 까는 가려면 총 2번을 환승해야 되는데, 갈아타야 될 버스가 각각 하루에 한 대의 버스만 운행된다는 게 리스크이다. 먼저 한국의 고속터미널과 비슷한 터미널로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거기서 장거리 버스로 환승한다. 


고속터미널까지 가기 위해 시내버스를 이용했다. 카드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을 거란 생각에 환전은 꿈에도 생각을 하지 않았던 난 첫 모험인 시내버스 탑승부터 난관에 맞이했다. 이곳에서는 버스 이용료를 교통 버스 앱으로 결제를 하거나 현금 지불 이 두 가지만 가능하다. 운이 좋게도 옆에 버스를 기다리던 다른 아이슬란드 사람에게 도움을 요청했더니, 그가 자신의 앱을 통해 버스 티켓을 구매한 후 나에게 QR코드를 전송해 주었다.


그렇게 첫 번째 난관을 해결하고 버스 터미널에 도착했다. Seelfoss(2번째 환승 도시)로 가는 버스를 타고 그곳에서 마지막 마을버스를 타면 Fludir에 도착한다. 앞서 언급했듯 하루에 "버스가 하루에 한 대 운행된다." 그만큼 시간을 정확히 맞춰야 했다. 터미널에서 Seelfoss로 가는 버스를 올랐다. 환승 시간이 15분이어서 조금 넉넉하다고 생각했지만, 버스 기사는 예상보다 안전 운전을 하셨고, 승차하는 현지인들과 친해서 그런지 농담을 주고받으시면서 점점 도착 시간을 지연시키셨다. 결과적으로 Seelfoss에 도착할 때 20분이나 늦었고, 마지막 버스를 놓쳤다.


당황한 나는 호텔에 전화했더니, 택시나 렌터카 말고는 방법이 없다고 한다. 택시는 약 20,000 크론(한화로 20만 원) 정도 나올 것이라고 했다. 어떡하지 고민하며 주유소나 자동차 정비소에 들어가서 도움을 요청해 보았지만, 가능한 방법은 히치하이킹뿐이었다. 날은 어두워져 가고, 출발지점까지는 40km 떨어진 곳에서 이도저도 못 하고 눈으로 덮인 도로 위에서 모든 희망을 버리고 엄지 손가락을 올려 들었다. 속으로는 한두 시간 정도 하다가 안되면 택시를 타기로 마음먹은 상태 었다. 그런데 이런 뜻 밖에 우연이, 30분도 채 되지 않았는데, 차량 한 대가 멈춰 서서 어디까지 가는지 물어보았다. 차주는 내가 가려는 곳에 바로 옆 동네에 살고 있어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라며 내가 예약해 둔 호텔까지 바래다 주었다. 


마침내 호텔에 도착했다. 가슴 깊은 곳에서부터 쌓여 있던 한숨을 길게 내뱉고 일단 침대로 몸을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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