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종범 Apr 27. 2021

오늘도 카페에 앉은 시간, 오후 2시

고래와 시집 #3

오늘도 카페에 앉은 시간, 오후 2시

평범한 하루, 똑같은 시간, 수많은 사람
늘 주문하던 아메리카노 한 잔과
나를 맞이 하는 그 자리에 앉는다

그 자리는 나를 맞이하려고 하는건지
아니면 특별한 누군가를 원하고 있는 것인지
알 수 없는 의문이 가득하지만
그 자리는, 그 시간에는, 비어있었다

내 옆자리에 앉은 남녀의 웃음소리. 내 맞은 편 안경낀 비지니스 맨이 두드리는 노트북 키보드의 타닥타닥 소리. 햇빛이 비추는 창가 옆 조금은 젊어보이는 듯한 중년 남자의 책장을 하나씩 넘기는 소리. 내 뒷자리엔 시험공부를 하는 듯 한 학생들의 사각사각 펜 소리. 그리고 드르륵. 내 테이블 위에 울리는 진동벨 소리.

소리로 가득한 풍경을 헤치고
기다리는 커피 한 잔을 찾아
빨대를 하나 꽂고 마시며
한 모금의 소리를 만들어본다

평범한 하루, 똑같은 시간, 수많은 사람
늘 주문하던 아메리카노 한 잔과
나를 맞이 하는 그 자리에 앉는다

매거진의 이전글 흔한 저녁의 풍경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