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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e Feb 05. 2019

#6. 정말이지 영업할 맛 나게 하는 것들 [1]

주니어 영업 사원이 느끼는

내성적이라 사람 앞에 나서는 것을 싫어하는 사람들처럼 '영업을 못하는 사람' 은 정해져 있지만 천성적으로 '영업을 잘하는 사람' 은 없다고 생각한다. 영업을 잘하는 사람은 조직의 제도와 분위기, 팀장의 역량과 팀워크로 만들어지고 다듬어진다. 지금까지 일하면서 팀장님의 한마디가 나로 하여금 의지를 활활 불태우며 일하고 싶게 만든 적도 있고, 어떤 사내 제도 때문에 영업이고 뭐고 다 때려치우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도 있다. 모든 일화를 나열할 수는 없지만 주니어 세일즈맨의 시각으로 어떤 환경에서 내 역량을 잘 살릴 수 있었는지에 대해 생각해봤다.


#1. 영업이 꽃이라 말해주세요

(출처=unsplash.com)

영업 사원들도 안다. 아무리 돈을 벌어오는 직군이라고 하더라도 회사가 영업팀의 노력으로만 굴러가는 곳이 아니라는 것을 말이다. 하지만 밖에서 이리저리 치이다 울적하게 복귀했을 때 동료들이 '당신이 최고다' , '수고했다.' 해주면 언제든 다시 밖으로 나갈 용기가 생긴다. '영업은 원래 돈을 벌어오는 조직이잖아. 요즘 저 사람 매출 어떤데? 쟤네는 인센티브 받아가잖아.'라고 생각하는 조직의 영업 사원은 외롭다. 조직을 사랑하기 어렵고 성취에 대한 동력을 잃는 경우가 많다. 우리는 외부에서 회사에 대해 모르거나 부정적인 사람들을 설득하는 일을 한다. 내가 사랑하지 않는 것을 남에게 권하는 것만큼 고역인 일도 없을뿐더러 애정 없는 눈빛과 말투로 만들 수 있는 성과는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결코 높을 수 없다.


조직이 영업을 꽃으로 대우한다는 것이 인센티브 같은 금전적인 보상을 제공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영팀이 다른 팀보다 중요하다 말해주는 것도 아니다. 동료가 내 일의 가치를 알고 진심을 다해 응원하고 있다는 믿음을 의미한다. 우리 회사처럼 말이다. 추운 겨울 업체 미팅에서 별 소득 없이 털레털레 사무실에 들어올 때 '숙정님 날도 추운데 고생 많았죠'라는 동료들의 진심 어린 격려를 들으면 마음이 사르르 녹아든다. 포기하지 말고 다음 미팅에는 꼭 계약을 따내고 싶다고 다짐하게 한다. 사람 마음을 움직이는 것이 그렇게 어려운 일은 아닌데 많은 이들이 이 부분을 지나치는 것 같다.



#2. WHY와 HOW를 공유해주세요.

(출처=unsplash.com)

영업 사원에게 매출 달성 여부가 가장 중요하다. 그러나 그 매출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내가 왜 이것을 하고 있고, 이걸 성취함으로써 어떤 변화를 만들 수 있을지에 대한 명확한 공감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 공감이 결여될 때 영업 직무에 대한 회의는 생각보다 빠르게 찾아온다 직무에 대해 회의가진 팀원은 팀장의 눈을 피해 요령을 피우기 쉽다. 따라서 리더들은 이미 물이 엎질러진 다음 방황하는 영업 사원의 정신 상태를 문제 삼기보다 목표 설정 과정부터 함께 방향키를 잡영업할 맛 나는 환경을 조성해주는 것이 좋다.


평적 조직에서만 함께 방향키를 잡고 일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까라면 까야하는 회사 안에서도 리더는 '우리가 왜 이것을 까야하는지'를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함께 기획을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세팅된 목표가 설정된 근거를 공유하고, 목표 달성 시 우리가 서있을 곳이 어디인지에 대한 청사진을 그려주 나와 같은 팀원들이 의심하지 않고 맘껏 달려 나갈 수 있다.


이전에 일했던 중견기업에서는 주니어 영업사원인 내게도 HOW에 대한 적극적인 의견을 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주었다. 먼저 임원을 포함한 리더 급에서 치밀한 시장분석을 통해 영업 사원들이 어떤 타깃 고객을 우리 제품 유저로 만들어야 하는지대한 내용 즉 WHY을 설명했다. 내가 설정한 WHY가 아니었지만 리더들이 제시하는 전략과 이를 뒷받침하는 근거에 공감했기에 문제없었다. 사업부는 WHY설정 이후 마케팅팀과 영업팀원 10명 정도로 구성된 TF를 구성하여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한 영업 전략 HOW짜도록 했다. TF팀원이자 영업 사원이었던 나는 고객과 가장 가까이에서 일했기 때문에 신제품에 대한 고객들의 솔직 담백한 피드백을 수집하고 이를 바탕으로 제품 Key Message를 설정하는 데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이 과정을 통해 담당하는 신제품에 대한 더 깊은 애정과 책임감을 가질 수 있었다. 영업을 하다가 힘든 상황으로 잠시 삐끗했던 순간에도 내가 그리고 우리가 설정한 방향으로 가기 위해 툭툭 털고 일어났다.


지금 근무하고 있는 스타트업에서는 좀 더 적극적인 방식으로 영업 기획 과정에 참여할 수 있다. HOW뿐 아니라 WHY에 대해서도 고민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 것이다. 분기 목표 설정 시 수많은 상품군 중 어떤 상품을, 어떤 방식으로 영업할 것인가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의견을 낼 수 있다. 우선 팀원들과 앱 유저에 대한 정보, 전체 시장 사이즈와 경쟁사 업계 동향을 바탕으로 집중할 시장을 선정한다. 정확히 어떤 시장을 어떤 상품을 소싱하는 방식으로 점유할 것인지에 대한 세세한 그림을 그리는 작업이 뒤따른다. 중간중간 팀장님, 팀원들과 의견이 부딪힐 때도 있지만 서로의 의견에 귀 기울이고 더 나은 결론을 찾기 위해 소통한다. 며칠간 고생을 해야 결론을 낼 수 있지만, 왜 해야 하는지가 명확하고, 어떻게 해야 할지를 정했기 때문에 효율적인 영업 활동을 할 수 있다. 팀원과 함께 세운 목표를 빠르게 실행하여 우리의 전략을 검증하고 싶은 욕심이 생긴다.




#3. 실시간 모니터링 가능하고 명확한 를 설정해주세요.

(출처=unsplash.com)

다른 직무도 마찬가지겠지만 숫자로 평가받는 영업사원에게도 매출 KPI(Key Performance Indicator)는 무척 중요하다. 열심히 하더라도 KPI가 미달되면 역량이 부족한 사람으로 평가받기 때문에, 언제나 내가 맞춰야 되는 숫자가 얼마고 그 숫자를 맞추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한다. 숫자를 잘 맞추고 있다면 기존 방식을 밀고 나가야 하겠지만, 지금의 영업 방식이 매출 달성에 효과가 없다면 빠르게 개선해야 한다. 경험상 이 의사결정을 하기 위해서는 KPI가 1. 언제나 담당자가 열람할 수 있는 정보여야 하며 2. 이해하기 쉬운 명확한 기준으로 설정되어 있어야 한다.

1. 언제나 열람 가능하다는 말은 KPI로 설정된 수치들이 개별 영업 사원에게도 공개된 정보여야 한다는 의미이다. 매번 팀장, 대표, 개발팀에게 요청해야 받을 수 있는 정보라면 확인하고 싶을 때마다 자료를 받아보기 힘들어진다. 실시간으로 본인의 달성 현황을 파악해야 신속한 의사 결정으로 최고의 성과를 낼 수 있다. 이전 회사에서 6개월 동안 매출 KPI가 4억 3천이었을 때 매일 같이 '오늘이 6개월 중 ***일이 지난 시점이면 최소 **%의 인 ****원 매출을 달성했어야 하는데 달성했나?' 매출 달성이 안 됐다면 '적으로 매출을 끌어올 만한 곳은 어딜까?'를 계속해서 고민했다. 이렇듯 목표는 담당자가 언제나 열람하고 이를 바탕으로 고민할 수 있는 방식으로 공유되고 공개되어야 한다. 영업 담당자가 잘못된 길로 멀리 가버리기 전에 말이다.

2. 이해하기 쉬운 명확한 기준이라는 말은 해당 KPI 달성을 위한 확실한 Action Plan을 도출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이다. 회사에서 영업 활동을 통해 신규 고객도 늘리고 싶고, 전체 매출도 올리고 싶고, 고객 잔존율도 높이고 싶다고 해서 이 세 가지를 한 개의 수치도출하영업 사원이 중간중간 정확한 숫자를 모니터링하기 어려워진다. 또한 세 가지 수치 중 한 개라도 실시간 열람이 안 되 성취율을 정확히 계산해낼 수 없고, 언제든 열람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항상 3가지 수치에 %를 반영해서 본인의 성취도를 체크해야 하기 매우 어렵다. 회사 입장에서 봐도 영업 사원이 KPI 계산을 위한 툴을 만들고 정보를 가공하여 입력할 시간에 고객과 미팅 한 번을 더 하는 편이 나을 것이다. 반드시 세 가지 목표를 모두 성취하도록 하고 싶다면 각각의 수치를 분리해서 세 가지 목표로 제시하고, 담당자들이 각 목표에 대한 Action Plan을 만들고 실천하도록 해야 한다.



(출처=unsplash.com)

조직이 영업 사원의 역량을 극대화 하기 위해 체계적인 인센티브 제도에만 집중하는 경우가 많다. '인센티브 받기 위해 열심히 합시다!' 라는 구호가 내게 힘을 주는 것은 사실이지만 영업 직무 자체에 몰입할 수 있도록 하는 핵심 요인은 아니다. 금전적인 부분 외에도 나와 같은 주니어 영업 사원을 보다 주도적이고 역동적인 일원으로 성장시키는 방법은 많다.


영업이 꽃이라 말해주고, 왜 그리고 어떻게 영업을 해야 하는지 공유하고, 언제나 내가 잘하고 있는지 체크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 이 세 가지 요소의 중심에는 '공감과 존중'이라는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내 일이 조직에서 중요한 일이라는 인정, 해야 되는 일이지만 왜 해야 하는지 이해시키려는 노력, 언제든 주도적으로 본인의 업무를 관리할 수 있도록 하는 배려는 나로 하여금 조직에 좀 더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마음을 가지게 했다. 그래서 '직원 역량이 좋으면 쓰고 아니면 회사 밖으로 얼른 내보내야 한다'는 가치관을 가진 분들에게는 나의 경험에 대한 공유가 전혀 도움이 안 될 것 같다. 직원들은 회사가 시키는 대로 빠르게 움직이고 어떻게든 목표를 달성하기만 하면 된다는 마음을 가진 분들보다는 함께 일하는 동료가 더 좋은 인재로 거듭나도록 항상 고민하는 분들께 부족하지만 경험을 바탕으로 솔직하게 적어낸 이 글이 작은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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