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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필살기 Jan 13. 2019

그릇론

나의 개성, 기질, 재능은

“저 분은 저 정도 그릇밖에 안되는 분이야”


국어사전을  찾아보면 그릇 1. 음식이나 물건을 담는 기구의 통칭 2. 어떤 일을 해 나갈 만한 능력이나 도량 또는 그런 능력이나 도량을 가진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라고 나온다.

'천하를 경영하려는 황제의 그릇은 신기죽 같은 유생의 그릇과는 역시 달랐다'

- 이문열, 황제를 위하여-

선조들은 사람을 왜 그릇에 비유했을까?

그릇의 종류는 무수히 많다. 아주 작은 크기부터 세숫대야 크기의 그릇까지 크기도 다양하다. 우리는 그릇의 크기에 빗대어 그 사람을 평가한다. "저 사람은 그릇이 작은 사람이라서 그릇이 큰 이 친구가 일을 더 잘할 거야"라고. 여기서 의문은 과연 크기가 큰 그릇만이 중요하고 좋은 것일까?

더 생각해 보면, 그릇은 재질도 다양하다. 나무, 유리, 토기, 돌, 철 등. 여기에 그릇은 각 용도에 따라서 다양하다. 간장종지, 밥그릇, 국그릇, 반찬 그릇, 담는 내용물에 따라 모양도 제각각.

사람의 모습이 이와 같다. 개성, 기질, 재능 등 우리 각자는 각기 다른 외모, 특성, 사명을 가지고 살아간다. 그래서 세상은 돌아가고 각자의 역할이 있어 움직인다. 문제는 서로 존중해 주고 이해하는 문화가 되었으면 하는 것이다. 식사를 하는데 국그릇에는 국을 넣어야 제 맛이다. 국그릇에 간장을 넣으면 낭비이며 어울리지 않는다. 반면에 간장종지에 국을 넣어 먹으려면 얼마나 불편한가. 넘치게 되어있고 많이 담을 수도 없다. 여기서 생각해 볼 것은 우리에게는 크기가 큰 국그릇만 필요한 것이 아니고 간장종지도 필요하다는 부분이다. 그래야만 어울리는 조합이며 제대로 된 식사를 할 수가 있다.

이 땅에는 국그릇 같은 사람도 있고 간장종지 같은 사람도 있다. 모두 필요한 존재이다. 그중 하나가 빠지면 전체가 불편하며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다. 국그릇 역할의 사람이 간장종지 역할의 사람을 무시해선 안된다. 본인이 하지 못하는 일을 대신해 주고 있는 것이다. 본인이 생각하지 못하는 부분을..    

이렇게 보면 다양한 그릇의 사람은 선천적으로 만들어지는 것에 가까울 것이다. 개성, 기질, 재능을 타고나듯이. 그러면 타고난 대로 순응하고 정해진 대로만 살아야 할까? 한계가 있겠지만 피나는 노력을 통하여 이 경계를 넘은 사람들을 우리는 많이 알고 있다. 작은 놋그릇이 큰 놋그릇이 되기 위해서는 수천번의 풀무질, 망치질을 당해야 비로소 다른 모습으로 태어난다. 그래서 극한의 노력으로 경지에 이른 분들이 존경 받음이 마땅하다. 사람의 한계를 넘었기 때문이다. 그 정도의 노력도 없이 쉽게 결과를 바라는 우리 모습이 부끄러워진다.

우리는 하늘로부터 물려받은 자신의 탤런트(재능)를 빨리 찾고 최대한 발휘하여 사회에 기여하며 살아야 할 것 같다. 자신을 존중하면서 그리고 각자의 역할을 하고 있는 타인 역시 서로 존중해야 할 것이다

나는 어떤 종류의 그릇일까? 혹시 지금, 나는 간장을 담는 그릇인데 뜨거운 미역국을 담으려고 노력하지는 않는가?  혹은 큰그릇인데 작은 것들만 담고 있지는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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