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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필살기 Dec 25. 2018

운명은 만남부터

좋은 만남의 중요성

“그래요? 우연의 일치네요”

“필연... 아닐까요?”


영화 ‘클래식’에서 준하와 주희가 첫 번째 소달구지 위에서, 두 번째 선상에서 우연히 만나고 나서 나누는 대사이다


사람의 운명은 만남으로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스개 소리로 이민을 갔을 때 공항에 마중 나온 사람의 직업이 세탁소였으면, 나도 세탁소를 하게 된다는 얘기가 있다. 그만큼 어디에서 어떤 사람을 만나는가는 매우 중요한 사건이며 일생을 좌우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나는 지방대에서 산업공학을 전공했다. 기존 사고방식대로라면 부산 근처의 공단으로 지원하여 현장에서 경력을 쌓는 것만이 상상되었었다.

공군에서 근무하던 어느 날 같은 대대 한해 윗 기수인 김원태 선배를 찾아가 제대 후의 걱정을 토로하고 있었다

3개월 후에 제대하는 그 선배의 책상에는 입사지원서가 놓여있었고 처음 보는 회사들의 이름이 나열되어 있었다. 우연히 그 선배는 서울에 있는 대학의 산업공학과로 학교는 다르나 나와 같은 전공이라서 특히 진로가 궁금하던 차였다. 그 선배는 당시 90년대 초로서 앞으로 IT 산업이 우리나라에서도 확대될 것이고 인력이 많이 필요할 것이다. 산업공학 전공자도 충분히 지원해 볼만 하다고 했다. 그때 처음 SI(System Integration) 회사를 듣게 되었고 그 선배는 목표하던 삼성 SDS에 입사를 하게 되었다. 당시 가장 끌리던 부분은 성장 전망이 있다는 것과 서울 근무가 가능하다는 것이었다. 또한 사업을 위해 영업을 배우는 것이 좋은데 그럴 기회가 많다는 것이었다.

내게는 신세계였으며 그 우연한 만남이 지금의 23년 IT 경력을 쌓게 된 만남이 되었다

9개월이 시간이 남아있던 나는 본격적인 준비를 시작했다. 회사를 리스트업 해 보고 마음에 들고 지원해 볼 수 있는 회사를 추려갔다. 물론 국내 회사만이 아니라 글로벌 기업도 포함되어 있었다. 호기롭게 여러 곳에 입사원서를 보냈으나 잘 연결되지는 않았다. 전공이 달라서 일까 하는 생각에 영업직에 우선적으로 집중했다. 면접 기회가 생기면 아직 군 복무 중이고 부산에 있는 터라 휴가를 내고 당일 서울로 올라가 면접을 치렀다. 면접에 대해서도 선배의 도움이 컸다. 장교로서의 군 복무 시 중간 매니저 역학을 한 것, 조직문화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음을 면접 시 강조했다. 너무 큰 회사는 영업직을 바로 시키지 않는다는 선배에 말에 중견 규모의 회사에 집중했다. 영어에 대한 준비가 부족하여 글로벌 기업은 기회가 오지 않았다. 드디어 한 회사로부터 최종 합격통보가 왔다. 유니온 시스템이라는 회사로 기아정보시스템의 전신이었다. 중견 규모의 SI로 꽤 실적이 나고 있는 회사였고 신입사원을 대거 뽑아 확대해 가고자 했다. 학사장교의 복무기간이 40개월로 긴 바람에 동기에 비해 1년 정도 늦었었고 신입사원 동기들은 한 살 어린 친구들이었다. 무서울 것이 없었고 선배들조차도 신입이 긴장하는 것이 없이 너무 익숙하게 적응한다고 평가할 정도였다. 난 그것이 군에서 장교 복무로 인해 쌓아 진 것이라고 생각했다

공군을 택한 선택과 같은 전공의 선배와의 만남. 우연이 아닌 필연이 아니었을까? 선배의 입사지원서를 눈여겨보지 않았다면, IT가 신세계라는 선배의 조언을 무시했더라면... 하루에도 무수히 스치는 그 모든 만남이 나에게 어떻게 다가올까 항상 설렌다

나에게 IT와 직장 인연이 될 수 있도록 인도해준 그 김원태 선배는 현재 국내 IT 기업 대표로서 나는 지금도 교류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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