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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테씨 Jan 31. 2024

지금의 행위를 다시 할 수 는 없다. 절.대.

Headspace와 함께 달리기 

2021.7.15 

운동 9일째.


운동 8일째인 어제는 늦잠을 자는 바람에 운동을 못 할 뻔했다. 결국 해냈지만 어제처럼 허둥지둥하지 않기 위해 오늘은 알람이 울리자마자 일어났다. 나가기 전 간단하게 스트레칭을 하고 운동복으로 갈아입었다. 거울 속 몸 라인이 쪼끔 달라진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물론 겨우 9일 운동해 놓고 달라질 리가 없다는 것을 머리로는 알고 있지만 기분 좋은 착각이랄까. 몸무게는 그대로인데 라인이 살짝 타이트해진 기분! 


보람찬 기분으로 집을 나섰으나, 현관문을 열자마자 나를 반긴 건 찜질방 못지않은 답답한 공기였다. 후덥지근함을 이겨내기 위해 달리기를 시작했다. 


달리기를 하며 들을 오늘의 런 가이드는 어제와 같은 New Morning Run with Headspace! 다시 들어도 내용이 참 좋다. 달리기 자체에 대한 가이드라기 보단 삶에 대한 긍정적인 생각을 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내용이다. 다시 들으며 호기심이 생겼다. Headspace와 함께 달리기라니 Headspace는 무엇일까? 인터넷에 검색해 보니 Headspace는 명상, 평화 등에 관련된 회사이고 Andy라는 사람은 작가이면서 기업인이면서 불교수도승이고 아침마다 달리기를 하는 사람이었다. 서양사람인데 불교수도승이라니, 역시 세상은 넓고 신기한 존재는 많다. 


Every single run is unique.

각각의 달리기는 유일하다.

Every single run is different.

모든 달리기는 다르다. 
You will never ever have opportunity to run this run again.

지금 하고 있는 달리기를 '다시' 할 수는 없다. 절대. 


현재의 가치에 대한 가이드를 들으며 어제의 기록을 깨보겠다며 야심 차게 빠른 속도로 달리기 시작했다. 어제의 루틴대로 5바퀴 뛰고 2바퀴 걷는 것을 반복하되 거리는 어제보다 많이 나오게 하는 것을 오늘의 목표로 잡았다. 하지만, 목표는 목표일 뿐, 목표달성 실패! 빠른 속도로 5바퀴는 무리였다. 3바퀴 뛰고 숨이 차오르기 시작했다. 결국 오늘의 달리기는 현실에 충실하라는 가이드의 내용만큼 '달리기' 자체에 의미를 두기로 했다. 현재 달리고 있다는 것 자체로 Impressive Person이라고 칭찬하는 나이키 런 가이드의 내용을 들으며 달리고 싶은 만큼 달리고 걷고 싶은 만큼 걷고 또 달리고 싶은 만큼 달렸다. 루틴도 없이 그냥 내 맘대로 달린 것은 첫날을 제외하고 두 번째였다. 첫날은 힘들어 죽겠단 생각을 했는데 오늘은 정말 신기하게도, '재미있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달리기라는 행위와 조금은 친해진 걸까. 


운동선수 할 것도 아니고 마라톤을 나갈 것도 아닌데 기록에 집착할 이유가 없다며 정신을 가다듬었다. 기록과 성과에 매달리는 사회인의 고질병. 내일부터는 달리기를 시작했다는 사실과 매일 더 나은 내가 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는 사실에 집중하며, 달리고 있는 그 순간을 즐기도록 노력해 보아야겠다.



Allow your present to influence positively!

당신의 현재가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해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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