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12
서른 중반의 시작. 자신을 건사하는 완전한 독립을 이루었습니다. 일할 수 있는 직장과 퀸 사이즈의 침대가 놓인 전셋집. 원하는 곳으로 데려다 줄 자가용까지. 여전히 갖고 싶은 것도 이루고 싶은 일도 많지만 그나마 어른으로서의 면모를 갖춘 것에 안정감을 느낍니다. 하지만 어째서인지 점점 멋을 잃어 가는 기분입니다. 단순히 일상의 쳇바퀴를 벗어나지 못해서가 아닙니다. 눈앞의 이익을 좇을수록 추구했던 삶의 기준들이 무너지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쉽게 얻으려는 마음이 순간순간 얕은꾀를 부립니다. 가진 것을 놓치기 싫을 때는 비겁한 수가 머리를 스칩니다. 불합리하더라도 나에게 피해가 없다면 굳이 나서서 바로잡으려 하지 않습니다. 잘못된 선택은 후회로 이어집니다. 하지만 끝나지 않을 것 같은 생업과 존중받지 못한 경험은 착해선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는 결론을 부추깁니다.
부당한 방법으로 이득을 취한들 행복하지 않을 것이 자명합니다. 자신에게 창피한 것만큼 초라한 일은 없습니다. 공용물품을 함부로 사용하거나 한 곳에 쑤셔 박은 재활용품 등 몸이 편하려고 저지른 잘못은 결국 마음을 불편하게 합니다. 아무도 보지 않는다고 멋대로 행동하다간 몸가짐에 삐뚤어진 인(印)이 박혀 자멸하고 말 것입니다. 부당한 방법으로 남에게 피해를 주는 사람들을 보곤 합니다. 이해되지 않는 행동을 보며 어쩌다 그런 지경에 이르렀을지 짐작해 봅니다. 그리고 자연스레 나의 오늘을 점검합니다. 겉과 속이 다르게 살진 않았는지 모른 척 넘긴 과오는 없는지 그들을 반면교사로 삼습니다. 부끄러운 행실의 반복은 크고 작음을 떠나 결국 비극이 될 것입니다. 저지른 잘못을 들키는 상상을 합니다. 주변 모두를 실망시키는 내 모습은 너무도 아찔합니다. 부끄러운 행동으로 소중한 사람들을 잃는다면 살아갈 이유를 잃는 것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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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짓과 말투에 떳떳함이 묻어나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일상 속 아주 사소한 일부터 고쳐 봅니다. 출근 시 저지르던 끼어들기 위반, 동료들 간의 험담, 업무 중 부린 농땡이 등 몸에 익은 이기주의를 걷어낼수록 당당한 자신을 대면할 것입니다. 부끄러움은 정도로 타협할 수 있는 점수가 아닙니다. 그것은 내가 알고 남이 느끼는 기운입니다. 양심을 져버리며 주고받은 작은 이득은 결국 서로를 무안하게 할 뿐입니다. 올곧은 태도만이 자신과 주변에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하루의 끝 거울 속 자신을 보며 칭찬하는 삶이길 기대합니다. 사랑하는 모두와 오래 행복할 수 있는 공정함을 지키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