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여러분에게 해 주기를 원하는 대로"
대중교통을 이용하다 보면 빈자리가 나기 무섭게 눈치를 보지 않고 자리를 잡는 풍경을 흔히 본다. 심지어 빈자리 앞에 서 있던 사람도 아닌데 어디선가 잽싸게 나타나 자리를 차지하는 몰염치한 경우도 있다. 이런 경험을 하고 나면 우리 사회의 예의가 어쩌다 이 지경이 되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 우리는 도덕과 예의가 점차 사라지는 세상에 살고 있다.
이러한 세상에서 상대를 감동시키는 일은 거창한 기회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상대에게 주는 감동은 사소한 것에서 얼마든지 가능하다. 나는 집에서부터 작은 실천을 시작해 이를 습관으로 만들고자 노력 중이다. 비록 쉬운 일은 아니지만 말이다.
가정에서 손쉽게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 있을까?
설거지가 있다. 남자가 그런 궂은일을 해야 하느냐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요즘 젊은 세대는 아내를 많이 도와주는 편이다. 나도 그들을 본받아 예전에는 하지 않던 설거지를 가끔 시도한다. 별것 아닌 작은 일임에도 깨끗하게 정리된 싱크대와 선반을 보면 기분이 좋아진다. 무엇보다 아내의 수고를 덜어주었다는 생각에 마음이 편안하다.
또 다른 실천은 집안 청소다. 집안에 어지러진 옷가지와 책들을 정리하고 나면 마음까지 흐뭇해진다. 거실과 책상, 식탁을 청소하고 나면 머릿속이 개운해지는 느낌을 받는다. 특히 화장실 청소에는 특별히 신경을 쓴다. 세면기와 욕조, 변기를 자주 닦아 청결을 유지하려 노력하는데, 이 역시 아내의 수고를 조금이나마 덜어주기 위함이다.
공동체를 위해서 할 수 있는 일도 있다.
엘리베이터에 먼저 탑승했을 때 뒷사람을 위해 버튼을 눌러주거나 먼저 인사를 건네려 노력한다. 이때 사람들의 반응은 제각각이다. 인사를 반갑게 받아주는 이가 있는가 하면, 젊은 사람에게 먼저 인사를 건네도 아무 반응이 없을 때도 있다. 그런 상황에서 엘리베이터 안의 10초는 마치 1분처럼 길게 느껴진다. 반면, 누가 시키지 않아도 "안녕히 가세요"라고 먼저 인사하는 어린 학생을 만날 때면 정말 기분이 좋아진다.
출입문을 지날 때도 작은 배려를 실천한다. 무거운 문을 당기고 들어간 후, 뒷사람을 위해 문을 잡아주는 일이다. 그때 뒤따라오던 사람이 가벼운 목례로 화답하면 나 역시 기분이 좋아진다. 상대를 위해 먼저 배려했다는 마음이 스스로를 뿌듯하게 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상대를 기분 좋게 하면 나 또한 덩달아 기분이 좋아진다는 점을 깨닫는다.
매사에 타인을 위해 작은 희생하는 것이 오늘날 같은 세상에서는 쉽지 않다. 하지만 이러한 사소해 보이는 습관들이 은연중에 몸에 배면, 정말 필요한 순간에 남을 배려하는 품성으로 나타날 것이다.
성서의 인물 중 '하느님의 벗'이라 불렸던 아브라함의 행동이 떠오른다. 그는 자신의 종들과 조카 롯의 종들 사이에 목초지 문제로 다툼이 생기자, 조카에게 먼저 땅을 선택하도록 양보했다. 연장자로서 우선권을 가질 수 있었음에도 그는 기꺼이 조카에게 선택권을 주어 상대를 배려했다. 이러한 넉넉한 마음 덕분에 그들은 평화롭게 헤어질 수 있었다. 요즘 세태로 보면 어리석어 보일 수도 있지만, 아브라함은 친절과 양보의 본을 보여주었다.
세상이 점점 각박해지고 이기적으로 변해가는 모습은 안타까운 일이다. 그러나 이러한 가운데서도 남을 먼저 배려하고 친절을 베푸는 것은 상대는 물론 자신에게도 매우 유익하다. 인간의 심리를 누구보다 잘 아시는 예수께서는 산상수훈에서 다음과 같이 교훈하셨다.
"사람들이 여러분에게 해 주기를 원하는 대로, 그들에게 똑같이 해주십시오." (누가복음 6:31 신세계역 성경)
여전히 부족한 점이 많지만, 가정과 공동체를 위해 작은 실천을 이어가려 노력하고 있다. 오늘도 행복한 하루가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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