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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rry Aug 05. 2019

군사지역에서 지역 예술의 핫플레이스 FORT MASON



FORT MASON은 

어떻게 군사지역에서 

지역 예술의 핫플레이스로 

탈바꿈했을까?




FORT MASON 전경 



 포트메이슨은 샌프란시스코 베이의 마리나디스트릭트(Marina District)에 위치 한 샌프란시스코 대표적인 공원이다. 외관 모습은 오래된 건물과 창고가 전부일뿐인데 연간 방문객이 120만 명이 되는 샌프란시스코 핫 플레이스 중 하나다. 때로는 지역의 예술마켓으로, 때로는 결혼식장으로, 때로는 페이스북이나 애플의 컨퍼런스장으로 변하는 포트 메이슨의 매력은 무엇일까? 




한때는 군 주둔지로 맹활약해던 공간

포트 메이슨의 주목한 이유는 그 역사적 배경에 있다. 포트 메이슨은 과거 군 주둔지로 약 100여 년간 사용되어왔다. 멕시칸과 전쟁 당시 포트 메이슨은 중요한 전초기지로 활용했으며, 제2차 세계대전에는 태평양을 지나가는 군수 물자를 실어 나르는 요충지이자 지역의 방어기지로도 역할한다. 그러다 한국전쟁(1950-1962) 이후, 군의 사용빈도는 급격히 떨어졌고, 1962년 군대가 완전히 철수하면서 그 역할은 자연스럽게 소멸되었다.  


버려진 공간포트 메이슨 

이후 10여 년간 방치 되었던 포트 메이슨은 도시의 흉물로 변해갔다. 10여 년이 지나서야 포트 메이슨 활용방안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되는데 아이러니하게도 군이 부동산 개발업자들에게 부지를 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 서다. 골든게이트 지역을 포함한 포트 메이슨 대부분은 군이 소유하고 있었고,  전쟁이 끝나자 군은 필요 없는 부지들을 부동산 개발업자들에게 팔기 시작했다. 그러나 문제는 개발업자들이 3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거주할 수 있는 대규모 주택단지 조성계획을 발표하자 지역주민들이 크게 반발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왜 그들은 대규모 주택단지계획에 반대했을까?


이유는 단 하나, 숲을 가까이에서 만날 수 있는 권리 


공공 워킹 중인 시민들 

베이 지역의 시민들과 지역단체들은 주택단지 개발계획에 크게 분노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부동산업자들이 개발하려는 지역은 샌프란시스코 도심에서 가장 가까우면서 가장 큰 공원이 포함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개발 소식이 알려지자  '골든게이트 파크를 위한 사람들'의 자발적 커뮤니티가 만들어졌고, 60개가 넘는 지역활동가 그룹이 결성되기 시작했다. 이들은 지역주민들과 함께 공원을 산책하며 공원의 가치에 대해서 설명하는 공공 워킹투어를 개최하고, 시민들을 대상으로 공론화 작업을 진행한다. 공론화 과정의 질문은 다음과 같다. (1) 만약 시민들의 행복을 위해 이 땅을 개발하지 않고 보호한다면 어떻게 될까? (2) 만약 연방정부가 군으로부터 토지를 매입하여 국립공원으로 전환하면 어떻게 될까? 






새로운 공간 감각의 탄생 ‘도시공원이라는 개념을 제시하다.

 

 전쟁 이후 샌프란시스코는 경제적 성장과 함께 빠르게 도시화 되어가고 있었다. 농촌에서 도시로 이전 비율이 점차 증가하고 있었고, 점차 도시의 인구밀도는 높아져 갔다. 골든게이트 공원을 지키기 위한 논의는 자연스럽게 도시에 사는 사람들을 위한 자연의 접근성과 행복 추구권에 대한 논의로 이어졌고, 그로 인해 새로운 공간감각을 제시하는 ‘도시공원이라는 아이디어가 탄생한다. ‘도시에 사는 사람들이 자연을 만나기 위해 멀리 운전해서는 안 된다.’라는 단순한 전제 속에서 골든게이트 공원(포트 메이슨 포함) 활용방안은 ‘시민들에게 돌려준다는 컨셉으로 자연스럽게 귀결되어갔다. 비로소 1972년 10월 27일 닉슨 대통령은 포트 메이슨을 포함한 골든게이트 국립공원을 설립하는 법에 서명한다. 


골드 게이트 브릿지, 해변가, 공원이 연결되어 있는 FORT MASON 전경을 찍은 영상




군사지역에서 지역 예술의 핫플레이스로 탈바꿈하다. 


과거 군수물자를 보관했던 창고로 활용했던 FORT MASON
과거의 부두창고는 다양한 이벤트가 열리는 공간으로 바꿨다. 위 사진은  ART Market 이열리고 있는 Fortmason이다. 


이후 포트 메이슨 재단이 만들어지고 재단은 10년 동안 방치되어 있었던 포트 메이슨을 리 디자인하기 시작한다. 중요한 점은 ‘이 공간을 상상력 있게 사용하고 샌프란시스코 베이의 역사와 다양한 문화를 보존한다’는 대 원칙을 세웠다는 것이다. 이 원칙은 지난 200년 동안 일관되게 유지되어 왔다.  

 

따라서 군사시설을 모두 철거하지 않고 보존하는 형태 속에서 활용방안을 고민하였고, 200여 년이 지난 현재에도 군사시설이 남아 있다. 역사적으로 보존할 만한 가치가 있는 50개의 구 건물들이 여전히 사용되고 있고, 과거 장교 숙소로 활용했던 건물은 현재도 군에서 활용하고 있다. 일부는 유스호스텔로 리모델링하여 일반인에게도 개방하기도 한다. 


 무엇보다 군 보급품을 보관했던 부두창고는 포트 메이슨의 가장 핫한 플레이스다. 군시설을 철거하지 않고 거의 그대로 보존하였다. 특히 천장이 높고 기둥이 없는 대형 창고의 특징을 살려 미술전시회, 대규모 이벤트, 컨퍼런스 등 다양한 형태의 연출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인기가 많다. 예술 행사뿐만 아니라 애플이나 마이크로소프의 IT기업들도 다양한 이벤트를 개최할 정도다. 군 시설이라는 배경과 트렌디한 컨텐츠의 만남이 주는 신선한 공존은 시민들에게 새로운 감각을 선사하고 있는 것이다.


FORT MASON에서 개최 한 페이스북 F8 15' -Mark Zuckerberg's Keynote를 하고 있다. 
 SOCAP 컨퍼런스가 열리고 FORT MASON
매년 열리는 FF THE GRID FRIDAY NIGHT FOOD TRUCK PARTY 



군사시설이라는 하드웨어와 

지역 예술이라는 소프트웨어의 

믹스매칭이 만들어낸 변화


ART MARKET이 열리고 있는 FORT MASON
지난 4월에 열린 FORT MASON ART MARKT

 특히 포트 메이슨 예술문화센터(FMCAC)는 포트 메이슨을 예술의 요람으로 만드는 결정적 역할을 한다.  FMCAC는 연극과 무용, 미술 전시와 설치 예술, 교육 및 문화 수업 등의 다양한 예술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연간 방문객이 120만 명이나 된다.  중앙 집중적 예술 활성화에서 벗어나 지역 예술 활성화의 일환으로 지역 예술가와 단체에게 연간 약 250만 달러의 교부금을 지원한다. 


매년 열리는 아트마켓은 지역 창작자들과 지역주민들을 위한 플랫폼으로  창작자와 주민이 자연스럽게  그림을 사고 파는 마켓으로 발전하였다.  포인트는 유명 작가의 그림이 아니라는 것이다. 옆동네 사는 청년의 그림, 앞집에 사는 할아버지의 그림을 전시하다. 아트마켓을 가면 그림 앞에 다양한 연령층의 큐레이터와 작가가 앉아있는 모습을 보게된다 . 때로는 그림을 보고 있으면 그들이 슬며시 옆으로 다가와 그림을 설명하거나 브로셔를 건넨다. 여느 전시회와는 다른 풍경이 연출된다. 다른 전시장에는 파티가 열리기도 한다. 작가의 작품을 축하해주는 주민들의 축하파티다. 아트마켓은 단순히 그림을 전시하는 공간을 넘어서서 동네 주민의 축제의 장이자 관계의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콘텐츠의 맥락을 연결시키다.  

포트 메이슨은 콘텐츠의 맥락을 이해하고 있는 공간이다.  예술 이라는 코어컨텐츠를 매개로 서로 만나고, 배우고, 사고, 팔고, 일하고, 지원하는 과정을 자연스럽게 연결시켰다. 이를 테면 이런 식이다. 포트메이슨에 있는 시티 칼리지나 예술 교육센터는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취미과정뿐만 아니라 전문가 과정을 포함하고 있다. 자신의 관심사와 수준에 맞게 교육프로그램에 참여하고, 그중 누군가는 창작가로, 전문가로 성장하고 꾸준하게 작품 활동을 이어간다. 자연스럽게 전문가에게는 일자리가 필요하고, 창작자에게 생계가 보장되어야 지속 가능하다. 그런 점에서 매년 열리는 아트마켓은 그들의 작품을 알리는 중요한 기회이자 새로운 아티스트를 발굴하는 신인전이기도 하다. 때로는 포트메이슨센터의 예술활동 지원금으로 작품 활동을 이어가는 것도 방법이다. 그림이나 사진뿐만 아니라 연기를 배우는 학생은 포트 메이슨에서 운영하는 극단에서 인턴을 하기도 조연배우로 무대에 서기도 한다. 포트 메이슨 극단은 퓰리처상을 받을 정도로 유명한 극단이기도 하며 요즘처럼 연극을 보지 않는 시대에 관객이 항상 즐비하다. 또는 결혼식장으로도 포트메이슨은 인기가 많다. 이 정도 하면 눈치를 챘겠지만 당연히 시티 칼리지에는 웨딩플래너 전문가 과정이 있다. 결혼식의 수요에 발맞춰 웨딩플래너 과정을 개설하고 직접적으로 일자리를 연결하고 있는 것이다. 바로 이처럼 배움과 일이 공존하는 공간이자 관광객이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 공간으로 서로에게 시너지를 내고 있는 것이다. 


결혼식이 열리는 FORT MASON 전경



하드웨어가 아니라 무엇을 담을지를 먼저 고민하다. 

포트 메이슨은 군사지역이라는 하드웨어와 지역 예술이라는 소프트웨어의 만남을 통해  만들어낸 성공적인 도시재생 사례다. 단순히 하드웨어를 디자인하는 방식의 도시재생만으로는 성공하기 어렵다. 포트 메이슨은 과거의 역사적 공간을 살려내는 것과 동시에 그 공간에 담아내고자 하는 컨텐츠를 함께 고민했다는 점이 중요한 포인트다. 사실 과거 군사시설이라는 역사적 사실과 그 이외에 어떠한 새로운 건물을 짓지 않았다는 점. 그리고 예술이라는 핵심 콘텐츠를 중심으로 공간을 활용했다는 점 이 간단한 세 가지 사실이 지금의 포트 메이슨을 만들었다.



포트 메이슨은 용산공원의 미래다 

포트 메이슨을 보고 있으면 서울의 용산공원이 생각난다. 용산공원 역시 미군기지가 철수하면 그 부지를 시민들에게 돌려준다는 컨셉으로 하는 공원 조성 계획을 가지고 있다. 무엇보다 새로운 것을 짓는 것이 아니라 기존의 미군기지의 역사적 흔적을 남기고 그 공간을 있는 그대로 살려내면서 어떤 소프트웨어를 담아낼 것인가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다. 그런 점에서 포트 메이슨은 용산공원의 미래다.(조만간 2회에서 뵙겠습니다 ^^?)


용산 미군기지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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