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harry Aug 25. 2020

8월 24일  

베를린일기 


오늘의 단상 

1. 

장기적 계획을 세우는 것이 무의미해진 시대다.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은 기업의 경영, 국가의 운영방식, 심지어 개인의 인생 계획까지도 무너뜨렸다. 이럴 때일수록 무리하게 자신의 계획을 고집하는 아집은 오히려 큰 해가 된다. 


2. 

위기는 곧 기회다. 최근에 우연히 1인을 위한 분산 오피스 "집무실" 창업이야기를 읽었다. 집무실은 소셜벤처 경진대회 하루 전날 모인 세명의 공동창업자들이 만든 기획안으로 시작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일하는 방식의 변화를 주목하고 원격 근무와 1인 오피스를 비즈니스 모델로 승부를 걸었다. "전 세계 50% 원격근무할 것", "전격 원격근무 도입 트위터" 등 누구나 생각할 법한 아이디어이기도 하며 조금만 부지런을 떨면 포스트 코로나 시대 비즈니스 전략으로 등장하는 단골 이슈다. 그러나 그들은 결단했고 도전했다. 위기를 기회로 포착했으며, 장기적 계획이 아닌 순간의 변화를 간파했다. 멋진 기획이다. 이들의 엔딩이 어떻게 끝날지 모르지만 응원하고 싶다. 


3. 

작년까지만해도 샌프란시스코에서 샌더스캠페인과 DSA 활동에 참여하고 있었고, 이후 UC버클리 방문학자로 들어갈 예정이었다.3년여간의 유학생활.  하지만 코로나19로 모든 계획이 틀어졌다. 미국을 나가기도, 한국에서 무엇을 시도하기에도 애매모호한 상황이 한동안 내 발목을 잡았다. 사람이 힘든 것은 일이 많고 적음이 아니라 무엇을 해야할지 흐릿할 때다. 고민 끝에 미국행을 포기하고 유럽으로 방향을 틀었다. 유럽상황은 미국보다는 나아졌다는 소식때문이다. 시간을 정하지도, 어떤 세밀한 계획을 세우지도 않았다. 단지 몇개의 프로젝트를 통해 사건을 만들어 볼 것. 


4.  코로나19가 나에게 준 교훈은 선명하다. 삶을 어떤 긴 계획이 아니라 사건으로 기획하라는 것. 너무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서 계획의 무용성이다.  급변하는 파도의 물결에  자신을 프로젝트화하는 습관이 중요해진 셈이다. 장기적인 계획으로 자신의 몸을 구속하면 시대적 변화를 쫒아가기 어렵다. 기회가 있어도, 결단할 수도, 실천하기도 어렵다. 포스트 코로나는 분명히 누군가에게는 위기이자 기회이다. 아이디어의 문제가 아니라 시대를 바라보는 태도의 문제이다. 결단하는자와 결단하지 못하는자. 바로 그 차이에 승패가 달렸다.  



오늘의 아포리즘 

태도가 작품이 될때 37p 


"박이소의 밥솥 퍼포먼스는 서구중심의 미술계를 주변국인 한국의 작가로서 자신만의 속도와 보폭으로 건너가겠다는 단호한 의지를 담은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것이 투박하고 미비할지라도 묵묵히 걸어가겠다는 작가의 단단한 선언이다. "


"마이너 인저리는 경미한 상처를 의미하는데 작을지언정 뉴욕주류미술계에 따끔하고 욱신거리는 유의미한 통증을 만들어내고자 했던 작가의 의지가 드러난다"




매거진의 이전글 8월 23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