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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산책 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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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롬실루엣 May 16. 2022

흐르는 물 따라

산책 일지 #1


하천이 있는 동네에 사는 건 저에게 큰 행운입니다. 물이 흐르는 하천 양옆엔 산책로가 있고 물에선 새들이, 산책로 위엔 사람들이 각자의 산책을 즐깁니다. 저 또한 굳어있는 어깨와 다리, 표정을 풀어주기 위해 산책로를 걷습니다. 걷는 것만으로도 기분은 전환됩니다. 기분을 전환해주는 것이 멀리 있지 않고 바로 가까이, 나의 동네에 있다니 얼마나 좋은가요. 그래서 저는 큰 행운이라 여깁니다.


오늘은 봄은 어느새 지나가고 여름이 기웃거림을 느끼게 해주는 온도였습니다. 걷다 보니 어느새 등엔 땀이 차기 시작했어요. 여름에 유난히 많이 나타나는 초파리들도 득실거렸습니다. 내일은 좀 더 가벼운 옷차림으로 나서야 할 것 같습니다.


작은 고민거리도 들고 갔습니다. 늘 그랬듯, 해결안은 데리고 오지 못했지만, 시선을 돌려 고민으로부터 조금은 벗어나고 싶었습니다. 고민은 하천에 흐르는 물 따라 흘러 내려가고, 나는 흐르는 물 따라 걷고. 어떨 땐 그 고민이 더 이상 나를 따라오지 않고 떠나버리기도 하지만, 오늘은 기어코 다시 저에게 돌아왔습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엔 이 산책을 나누고 싶단 생각을 했습니다. 30분 동안 보이는 대로, 들리는 대로 걸어왔던 이 길이 특별하지 않지만 잊고 싶지 않단 생각이 들어서요. 종종 이 산책을 나누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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