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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산책 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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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롬실루엣 Jun 13. 2022

영영 모를 뻔했다

산책일지 #3

 날이 무더워지고 비도 자주 오는 요즘은 무작정 산책하러 나가기 어렵습니다. 비가 오지 않고, 선선한 바람이 부는 타이밍을  맞춰야만 합니다. 그래서 오늘은 이른 아침에 산책을 나섰습니다. 새벽에 큰비가 쏟아져 땅은 아직 축축하지만, 바람이 불어 시원했습니다.

이른 아침 산책길에서 제가 발견한 것들은 온통 새로웠습니다. 나뭇잎 위에는 보석을 올려놓은 것처럼 반짝거리는 물방울들이 비가 왔음을 알리고 있었고, 활발히 움직이던 오리들은 가만히 앉거나 서서 휴식을 취하고 있었습니다. 가만히  있는  또한 아마 그들이 잠을 자는 방법인 듯한데, 하천의 세찬 물살에 아랑곳하지 않고 가만히 있는 모습이 신기했습니다. 산책길  끝에 있는 화단을 깨끗이 정리해주는 분들의 정성도 보았습니다. 그들 덕에 그동안 쾌적한 환경에서 산책할  있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많은 것을 모르고 사는  같습니다. 오늘 산책을 나서기 ,  길이 이젠 익숙해져 지루하지 않을까 생각했었습니다. 하지만  시간 속에 내가 없었을 , 모든 것은 날씨와 시간에 따라 달라진 모습으로 흐르고 있었습니다. 오늘이 아니었다면 저는 영영 모를 뻔하였습니다.


 글을 쓰는 지금, 비가 쏟아집니다. 여러모로 이른 아침의 산책이 다행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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