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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irector JI Feb 17. 2024

전시 시작 <장인이 된, 소년展>

인사동 탑골미술관 2.16-3-9

Kulture의 첫 전시를 시작하면서 전시라는 건 또 이렇게 고된 일이구나라는 것을 다시 한번 느끼는 시간이었다. 하나의 전시를 위해 각기 다른 영역의 전문가들이 모이고 또 하나로 만드는 일은 그 자체로 근사하다. 예상과 현실은 언제나 다르듯 이번 전시에도 전기문제 바닥문제 시스템 문제 등등 각종 변수가 여기저기서 생겨나고 사라졌다. (오픈 하루 전에 바닥 공사를 했으니..) 


이번 전시가 우연히도 서울노인복지센터에서 운영하는 탑골미술관에서 진행하게 되었는데 이곳은 어르신들이 정말 많이 오는 곳이다. 점심에 저렴한 한 끼를 드시기도 하고 또 또래 친구들과 한가롭게 수다를 떠는 곳이기도 했다. 요즘 핫하다는 곳에 장인들의 전시를 펼쳐지길 내심 기대했었는데, 이곳에 사람과 시설이 익숙해질 무렵엔 조금 따뜻하다는 느낌까지 받았다. 그리고 오프닝 행사에 이곳에도 가야금 동아리 어르신들이 있으니 개막공연을 해보자고 제안을 주셨고 그렇게 하기로 했다. 오전 11시 곱디고운 한복을 입은 열 분의 소녀가 가야금을 하나씩 두고 자리에 앉았다. 할머니들의 모습이 어찌나 귀여우신지 입에 미소가 떠나질 않았다. 서툰 솜씨에 맞지 않는 박자는 수려한 가야금 연주와 거리가 멀었지만, 중반부를 넘어 할머니들의 입에서 노랫말이 나왔다. 그리고 객석에 앉은 어르신들이 함께 노래를 불러주셨다. 이 얼마나 아름다운 떼창인가! 그렇게 어르신들에게 쑥스러운 전시설명을 마치고 오후 행사를 또 진행했다. 예상치 못한 분들이 오픈부터 와주셔서 너무 감사했고, 얼굴은 모르지만 분명 어떠한 연결고리로 와주신 분들도 감사했다. 어르신들의 관람평 중에 눈과 손과 혼에 대해 이야기하신 분이 계셨는데, 내가 지금 고민하는 지점을 정확히 꿰뚫어 보신 것 같다. 


'못 먹어도 Go'의 마음으로 시작한 전시가 드디어 막을 열었다. 

홍보는 시작도 못했다. 

이제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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